현대 i10
지난 4월 22일 영국 정부가 한시적인 폐차보조금 지원정책을 발표했다. 10년 이상된 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매할 경우 정부와 메이커가 반반씩을 부담해 새차 값에서 총 2,000파운드(약 384만원)씩을 깎아준다는 내용이다. 정부예산 3억 유로가 조기에 동나지 않는 이상 내년 3월까지 계속될 이 제도는 메이커들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5월 중순부터 시헹하기로 했다. 물론 메이커들과는 사전 협의가 이뤄졌고, 각자의 고통분담(?)을 필요로 하는 만큼 스스로 원치 않는 메이커(혹은 수입판매사)는 제외한다는 조항이 달렸다. 잽싸게 주판알을 튕긴 몇몇 업체들은 정부발표와 동시에 보조금이 적용된 신차 할인가격 홍보에 나섰다.
BMW 1시리즈 3도어 해치백
BMW의 경우 BMW나 MINI 구입시 2,000파운드가 할인되는 것은 물론 3도어 해치백인 116i 스포츠 모델의 구입시에는 딜러 할인 1,260파운드를 포함해 총 3,260파운드(약 626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6,195파운드(1,190만원)였던 피칸토(모닝)이 4,195파운드(805만원), 리오(프라이드)가 5,195파운드(998만원), 씨드가 7,995파운드(1,535만원), 신모델인 쏘울이 8,495파운드(1,632만원)으로 할인된 가격을 적용 받는다. 차급이나 원래의 차 값에 상관없이 거의 같은 액수의 보조금이 지원되는 만큼 값이 저렴한 소형차의 경우 할인폭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현대 i20
현대자동차는 에어컨이 포함된 1.2리터 77마력 엔진의 경차 i10에 정부보조금 1,000파운드와 자사 할인액 1,100파운드를 합쳐 4,995파운드(959만원)의 차 값을 적용했으며, 6개의 에어백이 기본장착되는 소형해치백 i20 3도어모델에는 각각 1,000파운드와 1,200파운드의 할인으로 5,995파운드(1,151만원)의 차값을 매겼다. 출시된 지 얼마 안된 모델인데다가 할인폭이 25~30%에 이르니 반응이 뜨거웠다. 현대차는 정부발표 이후 일주일 사이 주문이 평소보다 4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재고가 동나기 전에, 혹은 정부예산이 동나기 전에 자신의 새 차를 싼값에 확보하려는 고객들로 인해 주문이 폭주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우물쭈물하며 망설이고 있는 일부 업체들과 달리 정부발표에 발맞추어 명쾌한 가격을 내놓음으로써 수백 명의 예비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는 올 1월 시작된 독일정부의 폐차보조정책으로 인해 이미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어 영국에서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올 1/4분기 현대차의 독일 판매실적을 보면 경차 i10이 무려 662%, 준중형급의 i30이 354%의 판매량 증가를 보여 총 140%의 판매신장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구매자의 70%는 이번에 현대차를 처음 사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i10
영국의 1/4분기 자동차시장은 전년대비 29.7%가 축소되었지만 현대차의 영국판매는 1.85% 감소에 그쳤으며, 특히 28.9%가 줄어든 자가용판매(관공서나 기업대상 판매가 아닌) 부문에서는 오히려 18%의 증가를 기록했다. 따라서 현대차는 이번 폐차보조금 지원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보조금제도가 시행되는 5월 중순에 맞춰 800대의 물량이 확보된다면서, 이들의 조기매진이 예상되는 만큼 더욱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장 측과 생산량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시장에 공급되는 i10, i20는 현대자동차의 인도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서 이번 보조금의 지원대상이 되는 폐차 대상 차량은 1천만대에 이른다. 에디터 / 민병권 @ www.rpm9.com▶ [rpm9] www.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