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The Ring)`.
반지의 제왕도, TV에서 소복귀신이 기어 나오는 그 ‘링’도 아니다.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노르트슐라이페(북쪽 서킷)을 가리키는 애칭. 80여 년 전 완공되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경주장 중 하나로 꼽히는 이 곳은 ‘녹색 지옥(green hell)’이라고도 불린다. 숲으로 둘러 쌓인 한 바퀴 21km 서킷의 가혹함과 위험성을 대변해주는 말이다.
뉘르부르크링의 노르트슐라이페는 평면으로 구성된 여느 서킷과는 다르다. 가장 높은 곳과 가장 낮은 곳의 높이 차이가 300m에 이를 정도여서 말 그대로 청룡열차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독특한 환경 탓에 세계 유수의 자동차회사들이 이곳에서 차량테스트를 실시하며, 일반 개방일에는 여러 나라에서 마니아들이 몰려와 각양각색의 자동차로 운전을 즐긴다.
‘BMW모터스포츠-M’이 운영하는 ‘링 택시’는 이곳에서 25년째 영업을 하고 있는 뉘르부르크링의 명물이다. BMW의 전문 드라이버들이 운임을 받고 승객을 태워주는데,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 아니라 노르트슐라이페를 전속력으로 질주해주는 서비스다.
차량은 507마력을 내는 BMW M5. 21km 코스를 한 바퀴 도는 데는 10분 내외가 걸린다. (다시 말하지만, 이 서킷의 길이는 2.1km가 아니라 21km다.) 캐딜락 CTS-V가 죽자 사자 달려서 수립한 기록이 7분 59초대이니, 이 정도 페이스라면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BMW M5 링 택시는 3월부터 11월까지 일요일마다 운행되는데, 타보려면 인터넷(http://www.bmw-motorsport.com/ringtaxi)에서 티켓을 끊은 뒤 날짜를 예약해야 한다. 택시비는 한 바퀴에 195유로(약 34만원)이고, 본인 외에 두 사람이 더 탈 수 있다.
73개의 코너와 최대 18%의 경사, 11%의 횡경사를 가진 이 자동차계의 성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매년 4,000명 이상이 M5 택시를 잡아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