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상 재앙이 잇따르고, 심각한 기후 변화로 전 지구적 종말까지 우려되고 있어, 전세계는 강력한 CO2 규제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외부적 환경 변화에 따라 자동차 산업은 중대한 국면을 맞고 있고, 차세대 동력 장치에 대한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소 연료 자동차, 수소 자동차, 전기 자동차 등이 매년 여러 모터쇼를 뜨겁게 달구어 온 결과,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여러 메이커들이 이미 양산 및 시판에 돌입했고, 그 외의 차세대 자동차 연구들은 점점 전기 자동차로 그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서 최근의 차세대 자동차 연구의 화두는 전기 자동차임에 틀림없다.
일본 미쓰비시가 가장 먼저 아이미브(i-MiEV)의 시판을 시작했고, 일본 메이커들뿐 아니라 유럽과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속속 전기 자동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서울시가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2010년 3월까지 전기자동차 제작과 급속 충전시설 1기를 포함한 전기자동차 충전기 설치와 관련된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기 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도로를 달리면서 CO2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대도시의 엄청난 소음 공해가 줄어든다는 점, 그리고 직접적으로 오너의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한 유지 비용을 들여 자동차를 운행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넘어야 할 과제들도 많은데, 우선은 차량의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유지 비용이 적게 들어도 차량 가격이 그 보다 더 비싸면 오너의 입장에서 경제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전기 모터와 배터리 수요로 인해 특정 자원의 가격이 치 솟고 그 결과 자동차 생산 비용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중요한 과제다. 배터리이 수명과 교체 비용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이런 점들은 정책적인 세제 지원과 판매량 증가로 인한 가격 인하, 대체 자원 개발 등 여러 해법이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한편 본질적인 CO2 감축 면에서 볼 때 결코 간과 되어서는 안될 중요한 과제가 또 하나 있다. 자동차가 전기를 사용함으로 인해 도심에서는 CO2 발생이 줄어들지만, 애초에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시설에서 여전히 CO2가 많이 발생한다면 전 지구적 CO2 감축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점이다. 자동차가 연료로 석유를 직접 사용하는 것보다 전기를 생산해서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CO2 억제 면에서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 지구적 감축 계획에 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화력 발전의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가 가장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전기 자동차의 개발, 보급과 아울러, 우리도 일본처럼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고, 유럽 국가들처럼 태양열, 풍력, 조력 발전 등 친환경 발전 설비를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일에도 만전을 기해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