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대로 포드가 머큐리 브랜드의 폐쇄를 단행한다. 포드는 미 빅3 중에서 경영 상태가 가장 좋고 판매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과감하게 머큐리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머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서 없는 게 차라리 낫다는 판단이다. 2001년 이후 플리머스와 올즈모빌, 새턴, 폰티액, 허머가 폐쇄됐고 2010년에는 머큐리도 사라지게 됐다.
머큐리의 밀란과 그랜드 마퀴스, 머리너, 마운티니어는 올해 4분기에 생산이 중지되고 기존 딜러는 포드와 링컨 판매에만 전념하게 된다. 현재 미국에는 1,712개의 머큐리 딜러가 있지만 모두 포드 또는 링컨과 공유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포드는 올 여름부터 연말까지 머큐리 재고 소진을 위해 특별 할인 판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머큐리는 1939년 헨리 포드의 아들인 에드셀 포드가 창업했다. 머큐리의 성격은 포드와 링컨 사이를 메우는 브랜드였고 1960년대 말에 나온 머스탱 베이스의 쿠가는 꽤나 좋은 실적을 올렸다. 판매가 최고치에 달했던 때는 58만대가 팔렸던 1978년이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머큐리의 판매는 하락을 시작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세이블과 그랜드 마퀴스를 내놓았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수입차 공세에 밀려 자리를 잡지 못했고 포드 내에서도 모호한 성격이 주요 원인이었다. 2006, CEO로 임명된 앨런 멀랠리는 포드 브랜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펼쳤고 3개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멀랠리는 부임 이후 머큐리와 링컨의 통합을 시도했고 그 중 하나가 판매 네트워크를 합치는 것이었다. 머큐리 폐쇄를 준비해 왔던 것이다. 작년 머큐리의 판매 대수는 9만 2,300대에 불과했다. 이는 포드 미국 판매의 6%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머큐리가 없어진다고 해서 포드의 전체 판매에는 별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오히려 머큐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포드와 링컨에 쓸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드는 머큐리 폐쇄를 밝히는 동시에 링컨 재건 계획도 발표했다. 링컨 브랜드에 재투자해 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수년 안에 판매가 신통치 않은 MKS는 신형이 출시되고 MKT도 나온다. 그리고 MKZ와 MKX의 부분 변경도 출시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포커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새 컴팩트 모델이다. 링컨 브랜드로서는 처음 나오는 것으로 전체 볼륨을 늘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컴팩트 모델은 해치백와 전동식 하드톱 등 다양한 보디로 나온다. 이런 제품 전략이 잘 맞아 떨어진다면 링컨은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지만 실패한다면 또 다른 머큐리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