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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1, 2, 3, 4, 5, 6...... 8, 그리고, 7

발행일 : 2012-01-19 19:27:05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알파벳 A와 짝수로 구성되었던 아우디의 모델 라인업에 어느 샌가 홀수가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1, 3, 5에 이어서 마침내 7이 등장해 1부터 8까지 모든 라인업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A1과 A3가 해치백, A5는 쿠페로, 홀수가 붙는 모델은 정통 세단이 아닌 만큼 A7도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아우디는 A7을 5도어 쿠페라고 정의했다.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전체적인 외형은 쿠페에 가까우면서 트렁크가 해치백처럼 열려 5도어라는 것. 가장 비슷한 모델로는 메르세데스-벤츠 CLS를 들 수 있는데, CLS는 4도어 쿠페를 표방하고 있어 스타일이 쿠페를 닮은 것은 비슷하지만 정식 트렁크를 갖추고 있는 것이 차이다. 지난 7월 7일 국내 출시된 아우디 A7은 중형 세단 A6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되었으며, 강렬한 개성과 A8에 버금가는 럭셔리함을 갖춘 A6와 A8의 중간 모델이다.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크기는 대형차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5미터에서 21mm가 모자라는 4,969mm이어서 상당히 크다. 하지만 특별히 낮은 지붕과 트렁크까지 한 획에 내려 앉는 지붕 라인 덕에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A6를 베이스로 한 만큼 대형차 A8 같은 느낌은 아니다.

차체크기가 4,969×1,911×1,420mm에 휠베이스 2,914mm다. 뉴 A6가 4,915×1,874×1,455mm에 휠베이스 2,912mm인 것과 비교하면 길이가 54mm 길고 높이는 35mm가 낮다. 사진으로는 A7과 A6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물을 비교해 보면 크기와 차체 비례뿐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뚜렷한 구분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당연히 A7은 더 날렵하고 예리한 모습이다. 특히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A6에 비해 더 유려하고 노즈가 낮아, 날렵하고 예리한 것이 결과적으로 더 럭셔리하게 보이도록 한다. 헤드램프의 주간 주행등은 18개의 LED로 구성되었고, 각 램프들은 납작하게 다듬었다.

옆모습에서는 낮은 노즈와 트렁크 리드까지 한 획으로 이어지는 지붕선이 A7의 성격을 잘 표현한다. 윈도우 아래 라인이 C필러와 만날 때쯤 위로 살짝 치켜 올라가는 것도 A6와 크게 구분되는 점이다. 단검모양으로 예리하게 파낸 10 스포크 20인치 대형 알로이 휠이 주는 위압감도 대단하다.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프레임리스 도어는 A7이 스포츠 유전자를 타고 났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DNA다. 앞은 유리가 완전히 내려가고 뒤는 조금 덜 내려간다. 프레임 없는 도어를 열고 있으면 메르세데스-벤츠 CL 느낌이 살짝 난다. 트렁크는 뒷유리창까지 한꺼번에 열리는 해치백 타입이어서 뒷좌석을 눕히면 1,390리터의 넓고 반듯한 적재공간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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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신형 A6와 흐름을 같이 한다. 최근 유행하는 랩 어라운드 스타일에, 기기들이 운전자를 향해 배열되어 있다. 각 요소들은 아우디에서 공통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것들이 많아 익숙하지만 세부적인 디자인터치에서는 더 세련된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계기판이다. 전체적인 스타일 뿐 아니라 입체감, 조명, 글자 폰트, 색상이 모두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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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모니터는 팝업 방식이라 사용하지 않을 땐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이전 세대 A8에 처음 팝업식 모니터가 달려 나왔을 때 격에 맞지 않게 동작이 덜컹거렸던 기억이 난다. 물론 지금은 아주 부드럽게 작동된다. 아는 게 많아서 병이라고, 이제는 터치 스크린이 아닌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SD 카드에 동영상 파일을 넣으면 모니터를 통해서 DViX 재생도 된다.

블루투스는 핸즈프리 통화뿐 아니라 음악 스트리밍도 지원한다. 아이폰 속의 음악이 보스 오디오를 통해 흘러 나오는 상황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경험이다. 다만 멀티 페이링은 지원되지 안아 블루투스 기기를 바꾸려면 매번 페어링을 해 줘야 한다. 하지만 한 대의 전화만 사용한다면 매번 차를 탈 때마다 바로 잘 잡아 주어서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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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키 시동버튼이 센터페시아의 조수석 쪽에 있는 것은 불편하다. 하지만 시동을 꺼도 재생 중이던 음악이 살아있고, 문을 열면 그 때서야 음악이 꺼지는 점은 편리하다. 새롭게 발견한 것은 시동을 끈 상태로 음악을 듣다가 다시 시동을 걸 때도 음악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유지된다는 점이다.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한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와 오토 홀드 기능도 갖췄다. 그 아래 터치패드는 뭔가 첨단 냄새가 나지만 정작 라디오 선국만 되는 건지, 매뉴얼을 살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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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A7중 최고급인 프레스티지 모델이어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안마, 통풍 기능이 있는 컴포트 시트, 보스 오디오 시스템, 나이트 비젼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차고 조절이 가능한 에어 서스펜션과 LED 헤드램프는 다이나믹과 프레스티지 모델에 적용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한글 네비게이션, 블루투스 등은 전 모델에 기본이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도 당연히 기본이다.

키가 낮은 만큼 실내 머리 공간에서 손해 보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불편한 수준은 전혀 아니다. 보통 키의 어른이라면 뒷 좌석에 앉아도 머리가 천정에 닿거나 하지는 않는다.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엔진은 가솔린 직분사 슈퍼차저가 적용된 3.0 TFSI와 디젤 3.0 TDI 두 가지가 국내에 도입되었는데, 시승차는 3.0 TFSI다. 지난 A6에 처음 적용되었던 엔진으로 기존에는 최고출력이 300마력이었는데, A7에서는 310마력/5,500~6,500rpm으로 출력이 높아졌다. 최대토크는 44.9kg.m/2,900~4,500rpm이며, 자동 8단 변속기가 적용되어 연비도 9.4km/L로 좋은 편이다.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가속은 부드러우면서 강력하다. 0~100km/h 가속이 5.8초이니 웬만한 고성능 스포츠카 수준으로 빠르지만 몸으로 느끼는 부분은 부드러움이 더 인상적이다. 거기다 드라이브 셀렉트를 컴포트나 오토로 설정하면 그 부드러움은 더 매력적인 안락함으로 다가온다. 다이나믹을 선택하면, 서스펜션이 순간적으로 단단하게 변함은 물론, 엔진과 변속기의 응답성이 빨라지고, 스티어링 휠도 무거워진다. 시프트 패들까지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그야말로 달릴 맛나는 스포츠카로 변신하는 것이다. 특히 성능이 향상된 콰트로 시스템을 적용해 악천후에서의 주행은 물론, 코너링 실력도 한층 좋아졌다.

운전자의 전방 창 밖에 정보를 표시해 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현재 속도와 함께, 차간 거리를 유지하면서 자동으로 주행하는 ACC의 작동 내용이 함께 표시된다. 창 밖을 보면서 ACC를 쉽게 조작할 수 있어서 더욱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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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는 탁월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A8과 같은 시스템이지만 왠지 A7의 것이 더 정교하게 튜닝된 느낌이 든다. 그랜저 HG에 장착된 것과 비교하면 정교한 제어에서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자동차가 알아서 속도와 차간 거리를 조절하고 정지까지 해 주는 시스템이므로 제어가 정교하다는 것은 그만큼 차를 믿고 운전을 맡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앞차와의 흐름에 따라서 차가 정지할 경우, 3초 이내에 재출발을 하면 자동으로 A7도 출발하게 되며, 3초가 넘도록 정지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면, 파킹 상태로 전환되는 점은 같은 세대 ACC들과 동일하다. 정지 상태에서 ACC 세팅을 유지한 채로 다시 출발하고자 하면, 리쥼 레버를 당겨 주면 된다. 재미있는 것은 브레이크를 밟아서 정지했을 때도 리쥼을 한 번 당기면 ACC가 활성화되고, 한 번 더 당기면 출발이 이루어진다.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얼마나 정교하게 제어되는 지 자꾸만 실험해 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바람에, 옆 차선에서 끼어 드는 차가 있을 때도 그대로 유지해보고, 고속도로 램프 등에서도 앞차를 따라 가 보면, 거의 모든상황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속으로 달리고 있는데 아주 급하게 끼어든다든가 하는 위급상황이 있을 수 있으므로 기본적인 경계심까지 풀어 버리는 것은 아직은 금물일 듯 보인다. 어쨌든 기본으로 제공되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는 차라리 없더라도, ACC는 꼭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A7은 뼈대와 파워트레인이 곧 국내에 소개될 신형 A6와 동일한 만큼, 화려한 개성과 럭셔리한 편의 장비가 주무기다. 그래서 행운의 숫자 7이 참 잘 어울린다.

럭셔리 넘버 7, 아우디 A7 3.0 TF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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