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SARTRE 프로젝트는 최근 네 대의 차량들로 구성된 행렬의 첫 자동 주행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시속 90km로 달리는 트럭의 뒤를 따라 세 대의 승용차가 6미터씩의 간격을 두고 따라 붙었지만 승용차 운전자들은 앉아만 있을 뿐 운전대를 잡거나 페달을 밟을 필요도 없었다.
SARTRE는 ‘Safe Road Trains for the Environment’의 약자. 일련의 차들이 앞 차를 따라 자동으로 주행할 수 있는 ‘로드 트레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행렬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차량, 즉 다른 도로 사용자들에 의해 복잡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일반 고속도로에서 시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현재의 고속도로에 아무런 개량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차량들과 완벽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무리를 지어 자동 주행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흔히 생각하는 자동 주행과의 차이점은 선두 차량만큼은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리의 나머지 차량들은 무선 통신 시스템을 활용, 앞 차를 따라 자동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얼마든지 운전 외의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각자의 진출 목적지에 다다랐을 때에는 행렬을 이탈해 이때부터 운전자 스스로 차량을 제어해 최종 목적지에 이르게 된다. 선두 차량으로는 고속도로를 통상적으로 이용하는 화물 트럭, 버스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 기술의 장점은 우선 고속도로 이동이 안전해진다는 데 있다. 직업적인 운전자의 차를 추종하며, 차량 상호간의 반응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각 운전자의 잘못된 행동이나 피로로 인한 사고가 줄게 된다. 행렬 내 차량들이 간격을 좁혀 달리기 때문에 공기저항도 적게 받는다. 최대 20퍼센트의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한정된 도로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된다는 측면도 있다.
SARTRE 프로젝트는 2009년 9월에 첫 발을 내딛었고, 2011년 초에는 두 대의 차로 로드트레인 기술의 첫 시연에 성공했다. 올해 8월까지는 한 대의 차를 네 대의 차가 추종하는 완전한 로드 트레인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이다. SARTRE에는 영국, 스웨덴, 스페인, 독일 등 유럽의 7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로서는 볼보가 유일하다.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송에 대한 가능성을 찾고 있으며, 미래의 운송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기회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고속도로에서 이 기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기술 외적인 부분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차량의 집단 이동을 위해서는 기반시설에 어떤 변화가 필요할 것인가에 대해서부터, 법적인 문제나 제조물 책임, 자동으로 주행하는 자동차에 대한 운전자의 수용 문제도 부각된다. 선도 차량과 추종 차량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도 필요하다. 때문에 기술자, 정치인, 도로 안전 연구자등 여러 사람들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
향후 SARTRE는 교통체증 및 사고 발생률을 감소시키고, 운전자의 편의를 증대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연비개선과 배출가스의 획기적인 절감이 가능해 미래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기술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