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소음. 운전자뿐만 아니라 차 제조사들도 가장 고심하는 부분 중 하나다. 차 상태와 품질을 주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밖에 없는, 가장 큰 감성 요소기 때문이다.
흔히 차를 조용하게 만드는 방법으론 흡·차음재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이미 발생한 소리가 실내로 들어오는 걸 막아주는 가장 기초적이며 `수동적인` 방법이다. 물론 비용 대비 효과 또한 뛰어난 편이지만 보강재 설치로 차가 무거워지는 단점은 극복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원가절감`은 그렇다 쳐도, `경량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엔 자동차 회사들이 불필요한 `소음` 그 자체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소음을 차단하던 수동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소음 발생을 억제하거나, 필요한 소리만 걸러내는 등 `능동적인` 기술을 통해 이른바 `토널 퀄리티(Tonal Quality)`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엔진 마운트 각도와 형상 그리고 소재 변경은 물론이고 흡·배기음 튜닝 등 다양한 노력들과 함께 최첨단 음향공학까지 접목되는 상황이다. 특히 잠수함 등에 쓰이던 ANC(Active Noise Control/Cancelling)기술이 자동차에 적용되면서 자동차의 소음 제어 기술은 한 단계 더 발전한다.
ANC는 차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바깥 소리를 분석, 스피커로 반대 주파수를 내보내 소음을 줄이는 기술이다. 엔진이나 도로의 소음 등 특정 주파수만 `적당히` 상쇄시킬 수도 있어 주로 배기량이 크고 고성능을 표방한 고급 대형차에 적용됐다. 2005년 어큐라 RL(국내명 2006 혼다 레전드 4G)에 탑재돼 주목을 끌었고, 이미 적용돼 팔리는 차종은 혼다 9세대 어코드/크로스투어, 인피니티 M, 아우디 S6/7/8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현대-기아차가 며칠 전 국산화에 성공, 상용화를 앞뒀다고 발표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소음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듣기 좋게 바꾸는 기술도 함께 적용되는 추세다. ASC(Active Sound Control) 혹은 ASD(Active Sound Design)로 일컫는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첨단 기술을 통해 차 컨셉트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연출, 운전자와 탑승객들의 감성을 `몰래` 자극하고 있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