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유럽연합(EU)에서 생산되는 모든 자동차는 의무적으로 응급전화시스템 `e콜`을 설치해야 한다.
e콜은 사고가 나면 자동으로 응급센터에 전화를 거는 시스템이다. 신속한 조치로 인명 피해를 줄이고 2차 사고 예방 효과까지 기대된다.
EU집행위원회는 e콜 설치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법안을 발표했다. e콜은 2003년 처음 제안된 이래 자동차 제조사와 활발한 논의가 있었고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자발적으로 시스템을 설치한 비율은 0.7%에 불과하다. 의무화 법안이 제정된 이유다.
e콜은 사고를 감지해 자동으로 유럽 단일 응급전화번호 112로 전화를 걸어 사고 시간과 발생 장소, 운행 방향을 비롯한 여러 정보를 알린다. 인공위성으로 위치를 추적하며 가장 가까운 응급센터에서 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직접 버튼을 누를 수도 있어 사고가 아닌 범죄 발생에도 대처 가능하다.
유럽자동차경제분석연구회에 따르면 모든 차량에 e콜을 설치하면 교통사고 사망자를 연간 10%까지 줄일 수 있다. 피해 확산을 막아 관련 비용을 연간 250억유로(37조7000억원) 절감할 수 있다. 유럽위원회는 e콜로 응급상황 대응 속도가 40~50% 빨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e콜에 남은 과제는 사용자 정보 감시 우려 불식이다. 유럽위원회는 “응급전화센터는 사고 발생 기간에만 e콜 데이터를 저장하기 때문에 개인 위치정보나 이동 경로 유출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며 “국제법과 데이터 보호 법률을 철저히 따른다”고 밝혔다.
e콜 의무화 법안은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장비 설치 의무화뿐만 아니라 27개 EU 회원국이 관련 인프라를 설치할 것도 명시했다. 자동차 구매자들은 2015년 이후에도 e콜 시스템이 설치되지 않은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다.
안호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