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와 만도가 수십명의 전담 연구인력을 투입해 차량용 레이더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만도는 2010년 6월 정부과제로 실리콘 저마늄(SiGe) 방식 레이더센서 기술개발에 나서 지난 달 과제를 마쳤다. 자동차 업계 대세인 77㎓ 주파수 방식을 사용했다. 관련 연구인력만 40여명에 이른다. 만도 고위관계자는 “1~2년 내 양산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월 레이더센서 설계팀을 신설하고 39명의 연구인력을 배치했다. 작년 말과 올해 초 LIG넥스원과 삼성탈레스에서 10명의 연구인력을 영입하는 등 국방용 레이더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역시 SiGe·77㎓ 방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레이더센서 국산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레이더센서는 카메라와 함께 자동차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장비다. 레이더를 발사해 차량 주변 물체 위치와 속도까지 판별할 수 있다. 카메라와 달리 우천시나 야간에도 측정이 가능하다. 최근 스마트카에 많이 적용되는 지능형 순항제어시스템(ACC), 사전충돌예방시스템(PCS), 사각지대감지시스템(BSD), 차선변경보조시스템(LCA) 등에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다.
현재 레이더센서는 콘티넨탈과 델파이, 보쉬, 덴소 등 해외의 극히 일부 부품 업체가 생산을 과점하고 있어 국내 완성차와 부품 업체가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대차 제네시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에도 콘티넨탈 레이더센서가 사용되고 있다. 한 자동차 기술 전문가는 “이들 업체가 구매 물량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해 완성차 업체조차 곤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 중요한 점은 미국과 유럽 신차평가프로그램(NCAP)에서 레이더센서 기능 장착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두 지역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레이더센서 장착 차량에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고, 2015년 의무 장착 방안을 추진 중이다. 레이더센서가 없으면 두 지역 차량 수출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레이더센서 기술을 국산화하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글로벌 시장 참여 효과도 기대된다. 레이더센서 모듈 제품 수요는 2015년 2000만개, 2019년 3800만개로 급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모듈 가격은 대당 최근까지 100만원을 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대기업 한 임원은 “ABS 부품 국산화 만큼이나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레이더센서 선행연구개발이 착실히 진행되면 이 분야 기술 선도도 가능할 전망이다. 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010년부터 내년 3월까지 대량 생산이 가능한 CMOS 방식 기술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이 분야에서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ETRI 레이더센서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김천수 RF-아날로그 SoC연구실장은 “차량 반도체 가운데 가장 어려운 기술이 레이더센서용 반도체”라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회사들이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