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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싹 바꾼" 캐딜락 올-뉴 CTS

가속감 탁월, 경쾌한 핸들링 앞세워 독일차 겨냥

발행일 : 2014-06-26 08:45:00
올-뉴 CTS <올-뉴 CTS>

`캐딜락`이란 이름은 아직 낯설다. 미국에선 대통령 의전차로 사용할 만큼 전통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에선 장례식 운구차로 가끔씩 등장하는 것을 빼고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차를 좀 안다는`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캐딜락은 `외제차`, `비싼차`, `기름 많이 먹는 차`라는 답이 돌아왔다. 판매량이 적은 탓 거리에서 쉽게 발견하긴 어려운 차가 캐딜락인데,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는 `올-뉴 CTS`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올-뉴 CTS`는 캐딜락의 대표제품인 CTS 세단의 3세대 모델이다. 지난 2002년 첫 선을 보인 1세대 모델이 직선 위주의 스타일로 브랜드 디자인 철학의 변화를 알렸으며, 2008년 2세대 모델을 거쳐 올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3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캐딜락 올 뉴 CTS 프리미엄 트림을 몰고 인천 하얏트 호텔에서 파주 출판단지까지 약 60km, 50분 구간을 달려봤다.

먼저, `올-뉴 CTS`를 마주하니 `큰 차`라는 느낌이 물씬 풍긴다. 볼륨감을 강조한 보닛이 마치 영화에서 본 우주선 같은 인상을 준다. 신차엔 곡선라인이 추가돼 각진 1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많이 둥그스름해졌다는 느낌이다. 사이즈에서도 변화를 줬다. 기존 모델보다 길이는 120mm 늘었고, 높이는 25mm 낮아졌다. 전체 무게는 약 130kg 가벼워졌다. 차체 무게가 약 40% 줄었지만 고강성 경량 소재를 사용해 강성을 12% 높였다는 게 회사의 주장.

올-뉴 CTS 내부는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 <올-뉴 CTS 내부는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

운전석에 앉아 내부를 둘러보니 널찍해 보였다. 시트는 조금 딱딱했다. CTS라는 모델이 운전 성능을 강조한 퍼포먼스 세단이기 때문에 굳이 시트에 쿠션감을 더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단단하게 잡아주는 것과 딱딱한 건 차이가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의 `느낌`이자 `취향`이다.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무게를 줄이려면 시트 두께를 얇게 해 무게를 줄이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생산단가 절감에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트는 옵션에 따라 14-방향과 20-방향 시트를 고를 수 있다.

페달을 밟으니 속도가 쉽게 붙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페달을 밟으니 속도가 쉽게 붙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어를 바꾸니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파킹 브레이크는 자동으로 풀렸다. 시동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정숙성이 뛰어났고,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가솔린 엔진을 쓴 새 차여서 그런 듯싶다.

도로에 나와 가속페달에 발을 올렸다. 금세 속도가 붙는다. 몸이 뒤로 쏠릴 정도로 강한 가속감이 느껴졌다. 도로 사정과 안전을 고려해 최고속도는 시속 160km까지 밖에 낼 수 없었다. 중간 중간 속도를 쉽게 올리고 줄일 수 있었고, 멈추는 데에도 큰 힘이 들지 않았다. 이 차는 2.0ℓ 터보엔진이 탑재돼 5,500rpm에서 최고 276마력과 3,000~4,500rpm에서 최대 40.7kg.m 토크를 발휘하며,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덴 6.2초가 걸린다. 엔진음은 요란했다. 속도를 높일 때는 엔진 사운드가 심장을 울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핸들링은 경쾌했다. 이 차엔 ZF 스티어링 휠 시스템을 사용해 빠른 응답 속도가 특징이다. 평소 운전대가 무거운 차를 탔던 사람이라면 민감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운전모드는 크로스, 스포츠, 아이스로 조정할 수 있다. 이날 주행 모드는 크로스였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하면 더 빠르고 역동적인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내부 안전 기능은 터치 방식이 적용됐다. <내부 안전 기능은 터치 방식이 적용됐다.>

캐딜락은 편의와 안전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먼저, 정숙성 부문이다. 이번 모델에는 방음재로 폴리플로필렌을 사용해 정숙성을 높였다고 한다. 때문에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내도 차 안에서 옆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데 문제가 없다고 회사 관계자가 설명했는데, 직접 체험해보니 외부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되지 않았지만 높은 속도로 주행해도 대화를 나누는 덴 큰 무리가 없었다.

대화를 나누다 앞차와 가까이 붙으니 경고음과 함께 계기반에 표시가 나타난다. 차선을 이탈했을 땐 사이드 미러에 빨간색 경고 표시가 뜬다. 어웨어니스 패키지는 운전자가 도로의 위험 상황을 알 수 있도록 돕고, 잠재 위험도 감지해 알려준다. 이 차는 어웨어니스 패키지와 햅틱시트를 통해 운전자에게 위험 상황을 전달한다. 또 잠재 위험도 감지해 알려준다. 전방 추돌, 후방 통행자동차, 차선 이탈 등을 경고한다. 특히 햅틱시트는 이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진동이 울린다.

편의 기능을 조정하면 계기반으로 확인할 수 있다. <편의 기능을 조정하면 계기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여러 버튼은 `터치` 방식으로 바뀌었다. 내비게이션은 물론 라디오 채널과 볼륨 등은 화면을 건드려 조절할 수 있고, 바뀐 내용은 계기반에 나타나 운전 중 시야가 분산되지 않도록 돕는다. 그렇지만 비상등에 터치 버튼을 적용한 것은 의외다. 약 2~3초 동안 누르고 있어야 비상등이 작동했다. 보통 위급한 상황에서 재빨리 누르는 버튼인데 한참을 누르고 있어야 하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 점을 모르는 운전자가 몰았다면 고장난 줄 알았을 거 같다. 이는 미국과 국내 도로 환경 차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엠코리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설정으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적절히 조정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속도와 RPM 정보를 전달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속도와 RPM 정보를 전달한다.>

그리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적용돼 안전운전과 편의를 돕는다. 앞 유리창에 정보를 속도와 엔진 회전수를 전달한다. 선명도와 각도는 운전자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실제 이 기능을 써보니 익숙치 않은 데다, 속도와 RPM만을 알려주기 때문에 자주 보게 되진 않았다. 계기반을 보는 게 습관이 되어서인 것 같다. 다른 브랜드 처럼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화살표 등으로 방향을 알려줬더라면 더 유용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엠코리아는 올-뉴 CTS를 앞세워 BMW 5 시리즈와 벤츠 E 클래스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그렇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독일 브랜드들은 디젤차 라인업이 판매량을 이끌고 있지만 캐딜락은 선택폭이 단조롭다. 가격도 독일차와 큰 차이가 없다. 럭셔리 5,450만원, 프리미엄 6,250만원, 프리미엄 4륜구동 6,900만원이다. 아우디 A6 세단을 살 수 있는 값이고, 돈 조금 더 보태면 BMW나 벤츠를 살 수 있다. 국산차로 눈을 돌리면 제네시스가 눈을 반짝인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파주 출판단지에 도착했다. <파주 출판단지에 도착했다.>

차재서 RPM9 기자 jsch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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