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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프랑스 감성 담은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아이디어로 편의성 더해... 타면 탈 수록 매력적인 차

발행일 : 2014-08-20 09:00:00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 차 이름에서부터 프랑스 향기가 물씬 풍긴다. 입체파 천재 화가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는 스페인에서 태어났지만 줄 곳 프랑스를 무대로 활동했다. 시트로엥은 그의 독창성과 예술성이 차를 잘 표현한다고 여겨 재단의 허락을 얻어 이름을 사용해왔다.

이 차를 몰고 서울-인제 왕복 약 360km 구간을 달리며 주행성능과 다양한 기능을 체험했다. 도심과 고속도로는 물론 산길까지도 두루 돌아볼 수 있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그랜드 C4 피카소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유일한 디젤 7인승 다목적차(MPV)다. 2006년 파리모터쇼를 통해 첫 선을 보였고, 지난해 런칭한 2세대 모델은 출시 후 유럽에서 8만대 이상 팔려나가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작년엔 독일 매체 빌트암존탁과 아우토빌트가 선정한 `2013 골든 스티어링 휠`, 영국 BBC 탑기어가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패밀리카`에 잇달아 뽑히며 상품성도 인정받은 MPV계의 강자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그랜드 C4 피카소에 대한 첫 인상을 두 가지로 표현한다면 `거대한 바케트 빵`, 그리고 `우주선`이라 하고 싶다. 프랑스 자동차라는 이미지와 특유의 생김새 때문인 듯하다.

PSA 그룹은 이 차에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담았다. 좌우로 뻗은 엠블럼과 LED 주간 주행등이 만나는 앞면은 공상 과학영화에서 나올법한 로봇의 눈을 연상시킨다. 또 기존 MPV 모델에서 볼 수 없었던 유선형 디자인은 친근감을 느끼게 하며, 듬직한 면모를 풍긴다.

그랜드 C4 피카소 앞좌석(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그랜드 C4 피카소 앞좌석(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시트로엥에 따르면 이같은 디자인은 널찍한 실내 공간을 구성하는 데도 한 몫 했다. 앞유리 아래부터 이어지는 아치형 루프는 앞유리를 두드러지게 하는 동시에 운전자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또 1열 운전석과 조수석엔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햇빛가리개가 장착됐다. 천장으로 완전히 밀어버리면 운전자 시야가 더욱 넓어지는 것은 물론, 마치 컨버터블을 타고 있는 것처럼 개방감이 좋아진다.

햇빛가리개는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다. (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햇빛가리개는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다. (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2열과 3열 공간도 비교적 넉넉하다. 1세대 모델과 같은 길이임에도 휠베이스를 2,840mm로 늘린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이 차엔 PSA 그룹이 새롭게 선보인 EMP2 플랫폼이 적용됐다.

2열 좌석은 편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2열 좌석은 편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탑승자 편의에 신경을 기울인 점도 눈길을 끈다. 먼저, 조수석엔 다리를 곧게 펼 수 있는 `풋 레스트`가 장착돼 있으며, 안마기능도 이용할 수 있어 편안함을 제공한다. 2열 좌석 3개는 신체 사이즈에 맞게 각각 조정할 수 있고, 1열 시트 뒤엔 접이식 선반도 장착돼 있어 2열에 앉은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3열은 시트를 접어 수납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사진=한불모터스) <3열은 시트를 접어 수납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사진=한불모터스)>

특히 3열은 필요에 따라 시트를 접어 수납공간으로 바꿀 수 있으며, 2열과 1열 좌석을 조정하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뒷문의 크기와 열리는 각도를 조정하면 3열 좌석으로도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밖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연결할 수 있는 USB 단자를 대시보드 중앙 콘솔에 위치시켰으며, 2열 바닥 밑에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대시보드 중앙엔 7인치 터치패드와 12인치 파노라믹 스크린이 장착됐다.(사진=한불모터스) <대시보드 중앙엔 7인치 터치패드와 12인치 파노라믹 스크린이 장착됐다.(사진=한불모터스)>

운전석에서도 새로운 디자인이 돋보였다.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디지털 인터페이스엔 7인치 터치패드와 12인치 파노라믹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터치패드는 내비게이션, 오디오, 전화 등 차의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파노라믹 스크린은 운행 정보를 표시해주며, 편의에 따라 내비게이션, 세팅 정보 등으로 바꿀 수도 있다.

유로6를 충족하는 블루 HDi 디젤엔진 (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유로6를 충족하는 블루 HDi 디젤엔진 (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이 차는 유로6를 충족하는 블루HDi 디젤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150마력과, 최대토크 37.8kg.m의 성능을 낸다. 디젤엔진 특성상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엔진 회전 구간에서 큰 힘을 낼 수 있어서 도심 주행에서도 굼뜨지 않았다. 덩치가 커서 가속력이 떨어질 거라 생각했었다.

또 디젤 MPV임에도 불구하고 가속감과 정숙성이 뛰어났다. 기존 모델보다 100kg 이상 가벼워진 탓인지 속도를 높이는 데 큰 부담이 없었고, 시속 120km 이상으로 주행할 때도 소음이 거슬리지 않았다. 패밀리카 컨셉트에 어울린다.

아울러 핸들링도 수준급이다. 푸조-시트로엥 차들은 대체로 핸들링이 뛰어난 편이다. 좁고 굽은 길이 많은 프랑스 길을 헤쳐나가려면 핸들링이 좋을 수밖에 없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운전이 쉽다.

이밖에도 다양한 편의기능이 적용됐다. 불필요한 연료 소비를 줄여주는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은 시속 8km 이하에서 시동이 자동으로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엔진이 다시 켜진다. 아이들링(공회전) 상태에서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자동차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360 비전 시스템과 파크 어시스트 등은 운전자가 보다 쉽게 주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차 곳곳에 배려가 녹아있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사진=한불모터스)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사진=한불모터스)>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모델은 인텐시브와 인텐시브 플러스 두 가지 트림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은 각각 4,290만원과 4,690만원이다.

카렌스와 올란도 등 국산 MPV 모델이 3,000만원 이하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비교하면 그랜드 C4 피카소의 가격이 소비자에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입 미니밴의 큰 덩치, 가솔린 엔진이 부담스러웠던 사람과 프랑스 특유의 감성과 탄탄한 주행성능, 그리고 첨단 기능을 느껴보려는 사람이라면 이 차를 몰아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차재서 RPM9 기자 jsch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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