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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젊어진 하이브리드 SUV '렉서스 NX300h'

날렵한 디자인과 퍼포먼스 강조

발행일 : 2014-10-16 12:52:05
NX300h는 렉서스의 첫 컴팩트 SUV다.(사진 제공=렉서스) <NX300h는 렉서스의 첫 컴팩트 SUV다.(사진 제공=렉서스)>

시동 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엔진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떨림도 없다. 계기반에 빨간색 표시등이 들어왔다. 출발해도 좋다는 뜻이다. 한참을 들여다 본 후에야 시동이 걸렸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시동이 걸린 게 아니라 전원이 켜진 상태다.

렉서스의 컴팩트 SUV ‘NX300h’는 2.5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 모터가 탑재된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시속 40km까진 전기모터로도 움직일 수 있고, 속도를 올리면 가솔린 엔진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엔진의 최고출력은 152마력이며, 최대토크는 21.0kg.m다. 모터와 엔진이 힘을 합하면 최고출력이 199마력으로 높아진다.

NX300h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사진 제공=렉서스) <NX300h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사진 제공=렉서스)>

렉서스 `NX300h`. 완전히 새로 나온 차여서 그런지 이름을 입에 붙이긴 아직 어색하다. 뜻을 살펴보자면, 맨 앞의 `NX`는 `날렵한 크로스오버(Nimble Crossover)`의 줄임말이고, `300`은 3.0ℓ급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성능을 낸다는 뜻이다. 끝에 붙은 `h`는 당연히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표현하는 이름이다.

고급형인 NX300h 이그제큐티브(Executive)를 타고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송도 국제 어린이 도서관을 오가는 97km 구간을 달렸다. 조금 짧게 느껴진 코스지만,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를 오가며 주행 성능과 편의 기능을 두루 체험해 볼 수 있었다.

2.5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 모터가 탑재됐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2.5ℓ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전기 모터가 탑재됐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주행모드는 취향에 따라 노멀과 스포츠, 에코 모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노멀과 에코 모드에서는 렉서스만의 정숙성이 돋보였다. 딱히 거슬리는 소음이나 진동이 없다. 주행 중에도 옆 사람과 편안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물론, 소음진동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탓에 이전의 렉서스와 달리 조금 더 직관적으로 만들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핸들링은 안정적이었다. 코너를 돌 때도 불안하지 않았다. 주행 상황에 맞춰 앞-뒤 바퀴로 동력을 나눠주는 가변식 사륜구동시스템 `E-Four` 덕분이다. 또 승차감도 만족스러웠다. 스프링 하중 감쇄 제어 시스템이 노면을 감지, 차체가 요동치는 것을 막아준다고 렉서스 관계자가 설명했다. 스티어링 휠은 독일 차를 선호한다면 조금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젊은 여성이 몰아도 될 만큼 무난한 무게감이라 판단된다.

취향에 따라 노멀과 스포츠, 에코 모드를 고를 수 있다.(사진 제공=렉서스) <취향에 따라 노멀과 스포츠, 에코 모드를 고를 수 있다.(사진 제공=렉서스)>

이번엔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꾹 밟아 속력을 높여봤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리듬을 타고 엔진 소리가 커지며 NX300h의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속도계가 시속 160km를 넘어섰다. 속도를 내고, 차를 멈추는 데 큰 힘이 들지 않았다. 운전이 편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다음 가장 중요한 연료효율을 살펴봤다. ℓ당 8.6km에 불과했다. 공인 연비인 12.6km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특성을 ‘퍼포먼스’에 집중한 결과지만, 2.5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SUV라는 점에선 의외로 좋은 기록이라 볼 수도 있다. 함께 시승한 기자들은 최고 ℓ당 20km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운전 습관이나 방식에 따라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앞 모습은 민첩한 인상을 준다.(사진 제공=렉서스) <앞 모습은 민첩한 인상을 준다.(사진 제공=렉서스)>

NX300h는 겉모습에서부터 민첩함이 느껴진다. 다이어트에 성공해 군살을 쏙 빼버린 덩치 좋은 친구를 만난 느낌이다. 사이즈는 4,630x1,845x1,640mm(길이x너비x높이)로 SUV치곤 아담한 편이다. 차세대 스핀들 그릴과 양쪽 모서리를 깎아 돌출된 앞 범퍼, 그리고 브랜드를 상징하는 L자형 헤드램프가 날렵한 인상을 더했다. 좌우에 총 78개 LED를 적용한 주간주행등도 눈길을 끈다. 앞면엔 상대편 운전자를 위한 배려가 숨겨져 있다. 양쪽 모서리를 깎은 이유는 옆에서 달리는 차를 맞은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얇은 헤드램프는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NX300h 옆모습(사진 제공=렉서스) <NX300h 옆모습(사진 제공=렉서스)>

옆모양은 앞에서 뒤로 갈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쿠페형 루프라인이 특징이다. 또 범퍼 아래는 검정색 메탈 플레이트로 꾸몄고, 양쪽 모서리는 막 화장을 끝낸 여성의 눈썹을 형상화 했다. 여성 디자이너가 낸 아이디어다.

컴팩트한 외관과 달리 실내는 널찍했다. 앞·뒷좌석을 오가며 앉아봤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찌만 키 175cm의 성인 남성이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이 앞좌석에 닿지 않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는 조금 단단했지만 몸을 감싸줘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면모를 뽐낸다.(사진 제공=렉서스)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운 면모를 뽐낸다.(사진 제공=렉서스)>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움에 집중했다. 센터페시아의 프레임을 이음새 없이 일체형으로 만들었고, 사람이 직접 광택을 낸 `시마모쿠 우드 트림`으로 곳곳을 장식했다. 금속 패널로 두른 계기반은 빛이 반사되면 방사형으로 빛난다.

렉서스는 NX300h의 경쟁모델로 BMW X3과 아우디 Q5, 메르세데스-벤츠 GLK 등을 꼽았다. 그동안 쌓아온 하이브리드 노하우로 디젤을 앞세운 독일 브랜드에게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던진 셈이다. ‘부드러움’을 강조한 도심형 SUV NX300h.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렉서스 NX300h(사진 제공=렉서스) <렉서스 NX300h(사진 제공=렉서스)>

차재서 RPM9 기자 jsch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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