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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뉴 캠리, "겉 다르고 속 다르네..."

하이브리드는 연료 효율, 가솔린은 안정감 돋보여…

발행일 : 2014-12-02 00:00:00
'올 뉴 스마트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올 뉴 스마트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쪽이에요. 앞에 파란색 엠블럼이 박혀있는데, 혹시 처음 보셨어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토요타 `올 뉴 스마트 캠리` 시승행사장에 늘어선 여러 대 캠리 중 하이브리드 모델을 찾기가 어려웠다.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두 가지 모델이 마련됐지만, 겉으로는 모두 똑같이 생겨서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말 그대로 낑낑대고 있었다. 이를 알아챈 현장 스텝이 다가와 친절히 구분법을 알려줬다. 엠블럼 차이에 따라 모델을 구분할 수 있는, 너무나 쉬운 방법을 듣고 난 뒤 한동안 말을 잃었다. 기자가 경험이 짧아 몰랐던 부분이다.

가장 먼저 '2.5 하이브리드 XLE' 모델을 탔다.(사진 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가장 먼저 '2.5 하이브리드 XLE' 모델을 탔다.(사진 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지난 19일, `2015 올 뉴 스마트 캠리`를 타고 신라호텔 제주를 출발, 곽지과물해변과 제주마방목지를 거쳐 돌아오는 약 120km 구간을 달렸다. 행사는 오전과 오후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고,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 모델을 모두 탈 수 있었다. 한 차에 세 명씩 조를 이룬 탓에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을 번갈아가며 체험할 수 있었다.

'올 뉴 스마트 캠리'는 2,000여개 부품을 바꾼 부분 변경 모델이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올 뉴 스마트 캠리'는 2,000여개 부품을 바꾼 부분 변경 모델이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먼저, 손을 갖다 대면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큰 라디에이터 그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발론과 같은 패밀리 룩이다. 2,000여개 부품을 새로 디자인한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풀 체인지에 가깝다. 기존 버전이 깔끔한 인상을 줬다면, 새 모델은 곳곳에 포인트를 가미해 개성을 살렸다.

새 모델은 곳곳에 포인트를 줬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새 모델은 곳곳에 포인트를 줬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
전체적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전체적으로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새로운 캠리는 무게 중심이 낮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풍기도록 디자인됐다. 새롭게 적용된 LED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옆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입체적인 주름, 그리고 새로 디자인한 리어 범퍼와 콤비네이션 램프 등이 이같은 인상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크기는 4,850x1,820x1,470mm(길이x너비x높이), 휠베이스는 2,775mm로, 2년 전에 선보인 7세대 모델보다 길이가 45mm 늘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엔 전기모터가 탑재돼 있다.(사진 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하이브리드 모델엔 전기모터가 탑재돼 있다.(사진 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주행 - 조용한 하이브리드 모델 VS 경쾌한 가솔린 모델

가장 먼저 탄 모델은 `2.5 하이브리드 XLE`다. 먼저 조수석에 앉아 본격적인 시승길에 올랐다. 신라호텔에서 곽지과물해변으로 가는 첫 구간이다. 뒷좌석에 앉은 선배 기자가 "머리가 흔들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날 진행된 발표행사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멀미`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조수석에선 느끼기 어려웠다.

오전이었지만 거리에 차가 많았고, 과속방지턱과 이동식 카메라가 빈번히 등장해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또 전기모터를 충전하는 배터리가 트렁크 부분에 장착된 점이 승차감에 영향을 준 걸로 보인다.

(왼쪽부터)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솔린 모델(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왼쪽부터)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솔린 모델(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다른 부분은 만족스러웠다. 충분히 속도를 낸 건 아니었지만 평지는 물론, 언덕길에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차가 힘겨워하거나 심하게 흔들리지 않았다. 과속방지턱을 빠른 속도로 넘었을 때도 덜컹거림이 오래가지 않았다. 토요타는 새 모델 앞·뒷바퀴에 들어가는 서스펜션을 개조했다고 한다. 또 코일 스프링 비율과 완충장치 댐핑 특성을 바꿔 핸들링과 승차감을 개선했다고 자신했다. 그렇지만 이전 세대 모델과 직접 비교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윗쪽부터)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솔린 모델(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윗쪽부터)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솔린 모델(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운전석에서 본 하이브리드 모델 특유의 계기반도 인상적이었다. 왼쪽엔 엔진회전수 대신 `충전(CHG)`과 `에코(ECO)`, `파워(PWR)` 구간으로 나뉘어 하이브리드 시스템 출력과 에너지 충전상태를 표시한다. 운전 중 계기반을 보고 있으면 가급적 `에코` 또는 `충전` 구간에 맞춰 보다 친환경적으로 운전하겠다는 의지가 생긴다. 바른 운전 습관을 만드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전력과 연료 소비를 절약하는 `ECO 드라이브 모드`와 전기 모터 만으로 주행하는 `EV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EV모드는 시속 40km 속도로 약 7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날은 사용해보진 못했다.

오후엔 '2.5 가솔린 XLE' 모델을 탔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오후엔 '2.5 가솔린 XLE' 모델을 탔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오후엔 `2.5 가솔린 XLE`로 갈아타고 같은 코스를 돌았다. 가솔린 모델을 타보니 하이브리드 버전이 아주 정숙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모델 특성상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와 출발할 때 엔진음이 잘 들리지 않았고, 주행 중에도 아주 조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솔린 모델이 소란스러웠다는 건 아니다. 바람 소리도 거슬리지 않았고, 높은 속도로 달릴 때 옆사람과의 대화도 불편함이 없었다.

오후엔 가볍게 속도를 내 봤다.(사진 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오후엔 가볍게 속도를 내 봤다.(사진 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길도 익숙해졌고, 마침 거리에 차도 적어 오전보다 운전이 편했다. 이번엔 가속 페달을 가볍게 밟아 시속 120km까지 속도를 내봤다. 부드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제동 성능도 만족스러웠고, 핸들링도 경쾌했다.

(윗쪽부터)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델(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윗쪽부터)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델(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공인연비를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은 ℓ당 11.5km(도심 10.2km/ℓ, 고속도로 13.6km/ℓ), 하이브리드는 ℓ당 16.4km(도심 17.1km/ℓ, 고속도로 15.7km/ℓ)다. 이날 연비를 확인했을 땐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 각각 ℓ당 10.3km와 11.7km로 나타났다. 성능을 체험하는 시승행사였다는 점과 함께, 패밀리 세단이라는 제품 콘셉트를 고려한다면 무난해 보인다. 그렇지만 가솔린 모델에 에코 모드가 탑재되지 않아 아쉬웠다.

그리고 운전 중 속도를 갑자기 높이거나 멈출 때마다 수치가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었다. 주행거리가 짧았고, 토요타의 연비 측정 시스템이 정교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함께 탄 선배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퍼포먼스 보단 안정적인 승차감에 무게를 둔다면 더 높은 수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실내 공간은 비교적 넓었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실내 공간은 비교적 넓었다.(사진=차재서 기자, jscha@etnews.com)>

실내는 꽤 널찍하다. 평소에 주로 타는 차가 소형차여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운전석에선 각종 조작 장치가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돼 운전이 수월했고, 앞좌석 컵홀더와, 오버헤드 콘솔, 코인박스 등 곳곳에 마련된 크고 작은 수납공간을 열어보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게다가 이날 성인 남성 세 명이 탔음에도 실내공간은 넉넉했다. 뒷좌석 등받이에 편한 자세로 기대어 앉을 때도 조수석에 앉은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올 뉴 스마트 캠리'(사진 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올 뉴 스마트 캠리'(사진 제공=한국토요타자동차)>

토요타 캠리는 오랜 기간 소비자에게 `무난한 차`라는 평을 들어왔다. 디자인과 퍼포먼스,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심심한 차로 여겨질 수도 있다. 토요타는 이런 점을 바꾸려 노력한 것 같다. 새로운 캠리는 더욱 역동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한국토요타 요시다 아키히사 사장은 신차 발표회에서 새로운 캠리와 함께 2015년 10%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 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고전했던 토요타가 `확 바뀐` 새 모델을 통해 역전을 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차재서 RPM9 기자 jsch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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