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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아우디 `A1` 모나코 현지 시승기

발행일 : 2014-12-18 18:00:00
아우디가 모나코에서 A1 글로벌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아우디가 모나코에서 A1 글로벌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짜릿했다. 가파른 절벽을 낀 구불구불한 산길에서 랠리 선수가 된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운전대를 돌리는 대로, 페달을 밟는 대로 반응한다. 두 손과 두 발, 눈과 귀는 물론 심장까지 바삐 움직였다. 아우디의 소형차 A1은 ‘작지만 강한 차’가 아니라 ‘강한데 작은 차’다. 프리미엄 소형차를 향한 새로운 시도를 느낄 수 있는 차다.

포뮬러원 코스 중 가장 유명한 '페어몬트 헤어핀' 구간.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포뮬러원 코스 중 가장 유명한 '페어몬트 헤어핀' 구간.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아우디가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Nice)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모나코(Monaco)에서 소형차 ‘A1’의 글로벌 시승행사를 마련했다. 프리젠테이션은 짧고 간결하지만 메세지가 분명했다.

아우디 관계자는 “일단 타보면 안다”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제품에 대한 확신마저 느껴졌다. 게다가 새로운 기술을 잔뜩 집어넣은 엔진도 여러 종류. 그러니 차를 충분히 타보고, 느껴보라는 게 아닐까. 잠시라도 쉬고 있으면 “다른 차도 타보지 않겠냐”는 질문이 쏟아진다. 코스 또한 난이도 별로 5가지로 마련해 취향에 따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1.4 TFSI. 거침없는 와인딩이 매력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1.4 TFSI. 거침없는 와인딩이 매력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먼저 탄 건 1.4 TFSI 모델. 배기량 1395cc의 가솔린 터보 직분사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50마력. 1500~3500rpm에서 25.5kg.m의 최대토크를 뽑아낼 수 있다. 숫자만 보고 ‘겨우?’라는 생각을 했다면 정말 큰 착각이다. 실제 몰아보면 ‘와우!’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가속감과 밸런스 모두 뛰어나다. 시승차는 6단 수동변속기였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엔 7.9초. 최고시속은 215km에 달한다.

짜릿함을 더하는 연속 헤어핀 코너.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짜릿함을 더하는 연속 헤어핀 코너.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시승 코스는 당연히 가장 길고 어려운 5번을 골랐다. 내비게이션 세팅을 하던 직원이 야릇한 미소를 짓는다. 각오 단단히 하라는 표정으로 던진 한 마디 말. “굿 럭(Good Luck).”

도심을 빠져나와 산길에 접어들자 방금 그 직원의 표정이 떠오른다. 이 코스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 개막전인 ‘몬테카를로 랠리’ 구간이 포함돼 있다. 깎아지는 절벽에 만들어진 연속 헤어핀 코너는 평소엔 경험하기 어려운 환상적인 길이다. 차의 움직임과 성능을 두루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아찔함 속에서 쾌감이 느껴진다.

서브우퍼와 함께 배터리가 트렁크 아래 자리했다. 무게배분에 큰 도움을 주는 설계.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서브우퍼와 함께 배터리가 트렁크 아래 자리했다. 무게배분에 큰 도움을 주는 설계.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전륜구동 방식을 쓴 차임에도 앞뒤 밸런스가 꽤 좋다. 앞뒤 무게배분은 62:38이다. 엉덩이가 씰룩거리지 않아 다루기 쉽다.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바깥쪽 바퀴에 힘을 몰아주는 토크벡터링(전자식) 기능과 배터리, 서브우퍼 등을 트렁크 아래로 옮겨놨기에 가능한 일이다.

1.4 TFSI 엔진. 실린더 온 디맨드 기능이 특징.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1.4 TFSI 엔진. 실린더 온 디맨드 기능이 특징.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이렇게 성능도 짱짱한데 연비마저 좋다. 반칙이다. 4.7리터 연료로 100km(1리터 당 21.2km, 유럽기준)를 달릴 수 있다. 4기통임에도 실린더 온 디맨드 COD(Cylinder on demand)라는 기능이 적용돼 성능과 효율 모두를 챙길 수 있다. 큰 힘이 필요 없을 때 4개 실린더 중 2개(2, 3번 실린더 오프)를 꺼버릴 수 있어서 최대 20%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우디 1.8 TFSI 모델은 강력한 주행성능이 특징이다. 힘이 너무 세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아우디 1.8 TFSI 모델은 강력한 주행성능이 특징이다. 힘이 너무 세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이어 탄 건 1.8 TFSI 모델이다. 배기량 1798cc의 이 엔진은 최고출력 192마력. 1250~5300rpm의 넓은 영역에서 25.5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시종일관 강력함을 표현한다고 봐야 한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을 일이 적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엔 6.9초가 필요하다. 최고시속은 234km. 이런 강력한 힘을 7단 S트로닉 변속기가 부드럽고 빠르게 전달한다.

1.8 TFSI 모델 실내는 스포티했다. (사진제공=아우디) <1.8 TFSI 모델 실내는 스포티했다. (사진제공=아우디)>

운전대에 패들시프터가 붙어있어서 변속이 쉽다. 수동 변속의 불편함 대신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를 통해 주행 모드(자동, 다이내믹, 에코)를 고를 수 있는데, 다이내믹을 주로 썼다. 엔진, 변속기, 서스펜션 세팅이 잘 달릴 수 있도록 바뀐다. ‘구글어스’ 기반의 내비게이션도 특징이다.

1.0 TFSI 모델. 3기통 1리터 엔진이 생각보다 힘이 세다. 3도어 모델.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1.0 TFSI 모델. 3기통 1리터 엔진이 생각보다 힘이 세다. 3도어 모델.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마지막으로 탄 1.0 TFSI는 아우디 최초로 3기통 엔진을 탑재했지만 생각보다 힘이 세서 놀랐다. 배기량은 999cc. 최고출력은 95마력, 최대토크는 16.3kg.m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도달에 11.1초가 걸리며, 최고시속은 186km에 달한다. 연비는 100km당 4.3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99g에 불과하다. 7단 S트로닉 변속기와 결합했을 때도 큰 차이가 없다.

3기통 엔진 무게는 88kg에 불과하다. 줄어든 크기 덕분에 엔진룸 공간이 남아돈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3기통 엔진 무게는 88kg에 불과하다. 줄어든 크기 덕분에 엔진룸 공간이 남아돈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시승차는 5단 수동변속기가 적용된 모델이었다. 게다가 앞서 힘이 센 차들을 탄 데다, 1.0리터 엔진이지만 힘이 좋아서인지 무심코 2단기어를 넣은 상태로 출발하려 했다. 푸드덕 시동이 꺼졌다. 이 엔진은 뛰어난 효율 외에도 운전자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있다. 바로 가벼운 엔진 무게다. 덩치 좋은 성인 남성 몸무게와 비슷한 ‘88kg’에 불과하다. 전륜구동차는 앞이 무거워 핸들링에 불리한 단점이 있는데, 차 앞부분을 가볍게 만들었으니 핸들링 성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운전이 즐겁지만 거칠지 않다. 젠틀하면서 터프한 매력이 특징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운전이 즐겁지만 거칠지 않다. 젠틀하면서 터프한 매력이 특징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star@etnews.com)>

아우디 A1은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차다. 대량생산 체제 아래 개성을 잃어가는 차들이 대부분이지만, A1은 조합을 통해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내외장 색상은 물론, 지붕과 A필러, 사이드미러까지 원하는 색으로 고를 수 있다. 이렇게 고를 수 있는 조합은 10만 가지에 이른다.

또 작은 차는 불편하고 재미가 없다는 인식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작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워 강력한 성능을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을 비롯, 섬세한 서스펜션 세팅 등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당연히 아우디만의 세련된 인테리어도 ‘프리미엄 소형차’로 부르는 데 한 몫 했다.

몬테카를로(모나코)=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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