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현대제철·LG하우시스가 정부와 손잡고 자동차용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국산화에 도전한다. CFRP는 철에 비해 무게가 4분의 1이다. 배기가스 저감과 연비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제품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가 추진해온 CFRP 프로젝트가 새해 상반기 정식 사업단을 꾸려 연구개발에 착수한다. 최근 자동차와 연관 산업 융합 촉진을 위해 발족한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 첫번째 프로젝트다.
자동차융합얼라이언스는 자율주행·친환경차·지능형 플랫폼 등 각종 융합 기술 프로젝트를 논의해 왔다. 관련 기업과 합의를 이끌었고 실무진 협의를 통해 사업단 구성과 세부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CFRP는 같은 부피 철에 비해 무게가 4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연비 개선에 효과가 탁월하다. 인장강도는 철보다 10배나 높아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소재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차량 가격과 수리비 인상 원인이 된다. 소재 공급처도 제한적이고 자동차 업체가 이를 성형하는 데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해 양산성이 문제였다. 아직까지는 대량 생산보다는 수공이나 작업시간이 길어도 되는 고급 차량에 이용됐다.
CFRP는 BMW가 가장 적극적으로 채택했다. 전기차와 최고급 차종인 7시리즈에 집중적으로 사용했다. CFRP를 사용한 BMW 7시리즈는 제네시스EQ900보다 무려 270kg이 가볍다.
국내 기업 주도로 CFRP 핵심기술과 양산 능력이 확보되면 국내 자동차 업계 경쟁력을 단번에 한 단계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 CFRP를 자동차 차체 소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제철·CFRP 기업 협업이 최우선이다. 때문에 현대차·현대제철·LG하우시스가 프로젝트를 주도한다.
정부 관계자는 “융합얼라이언스는 발족한 지는 얼마 안됐지만 1년가량 준비된 것이어서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오픈플랫폼이어서 업계가 융합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정부는 연구개발(R&D)를 지원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경량 소재 개발은 차체 안전성 강화, 배기가스 저감, 연비 개선 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지금 개발해 아무리 빨리 진행돼도 3~4년은 걸리는 만큼 하루 빨리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는 △공동R&D △인수합병(M&A) △규제·표준 대응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동차·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통신·소재 등 다양한 업종 선도 기업이 참여한 모임이다. 발족과 함께 국산화가 시급한 자동차경량소재 프로젝트를 첫 협업 대상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류종은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