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주력차종인 SUV에 향후 역량을 더욱 집중한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29일 파리모터쇼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최 사장은 “인도 마힌드라그룹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앞으로 현대차 싼타페급 D-세그먼트 SUV를 마힌드라와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힌드라는 현재 싼타페급의 SUV로 XUV500을 생산하고 있으며, 후속차종 개발을 쌍용차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최 사장에 따르면 쌍용차는 티볼리, 코란도 C, 렉스턴 등 세 가지 생산차종을 전륜구동 모노코크 타입과 후륜구동 프레임 타입 등 두 가지로 정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티볼리와 코란도 C는 하나의 차급으로 통일된다. 두 타입 모두 사륜구동은 계속 옵션 적용된다. 그러나 노후화된 체어맨W에 대한 향후 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당분간 SUV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최 사장은 또 “LIV-2(프로젝트명 Y-400)는 프리미엄급 SUV이기 때문에 렉스턴 W도 당분간 병행 생산할 예정”이라면서 “내년 상반기에 LIV-2를 내놓은 이후에 그 이듬해쯤 같은 플랫폼의 럭셔리 픽업을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식 사장은 올해 2월 아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럭셔리 픽업 양산 계획을 처음 밝힌 바 있는데,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다시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특이한 점은 적재중량이다. 코란도 스포츠는 적재중량이 400㎏인 데 비해 향후 나올 럭셔리 픽업은 이를 1000㎏로 늘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러시아와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은 프레임 타입 SUV 수요가 꾸준하다”면서 “적재중량을 키우고 고급화하면 차 가격을 올릴 수 있어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럭셔리 픽업이 나오더라도 현재의 코란도 스포츠는 당분간 같이 생산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티볼리의 경우 8만5000대 판매가 예상되며 계획대로 가고 있지만, 수익성이 적다”면서 “내년에 시판할 LIV-2는 쌍용차의 성공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IV-2는 연간 5만대 판매할 계획이며 국내 수요가 좀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2 디젤 터보와 2.0 가솔린 GDI 터보 엔진을 얹게 되며 경쟁차종은 포드 익스플로러, 기아 모하비를 꼽았다.
친환경차 전략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최 사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CAFE(기업 평균연비규제)를 맞추려면 전기차든 뭐든 해야 한다. 올해 안에 친환경차 계획을 확정하려고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은 정부 주도로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는데, 우리도 이를 민간에만 맡겨놓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즉, 전기차 보급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조한 것이다.
쌍용차는 수출시장에서 러시아 루블화 환율과 영국 브렉시트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었다. 최 사장은 “중동지역에서 이란이 뜨고 있다. 작년에 1500대 팔았는데 올해는 벌써 5000대가 넘었다”고 말했다.
최종식 사장은 “궁극적으로 50만대 생산규모로 키우려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장기적으로 해외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판매에 대해서는 “4분기는 성수기이기 때문에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