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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왜 입을 다물었을까

발행일 : 2016-09-30 16:48:12
[취재현장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왜 입을 다물었을까

매년 짝수해 가을에 열리는 파리모터쇼가 29일(현지시간) 막을 올렸다. 세계 3대 모터쇼 중 하나답게 이번 모터쇼에도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CEO가 총 출동했다.

이들이 모터쇼를 찾는 건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고, 경쟁사 제품을 관찰하기 위한 것도 있다. 그 와중에 각국 기자들과의 간담회도 마련되고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때론 날카로운 질문도 나오지만, 그런 질문을 받는 것도 그 사람들의 임무다.

이번 모터쇼에서 쌍용차는 최종식 사장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어느 기자가 “체어맨 후속은 어떻게 개발되고 있냐”고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인 최 사장은 “후속 모델을 어떻게 할지 계속 연구하겠다”고 침착하게 답했다.

르노삼성은 질 노만 부회장을 비롯해 초대 르노삼성 사장을 지낸 제롬 스톨 르노스포츠레이싱 총괄 사장, 기욤 베르띠에 커머셜 EV 총괄 사장, 알리 카사이 상품 기획담당 부사장 등이 총 출동했다. 이들은 각국 매체의 인터뷰가 빼곡히 잡혀 있는 와중에도 한국 기자들과 예정된 시간을 넘겨가며 인터뷰에 응했다.

반면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참가업체 중 가장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프레스 컨퍼런스 자리에도 오르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2010년 파리모터쇼에서 직접 프레스 컨퍼런스를 주도했었는데, 이번 모터쇼에서는 피러 슈라이어와 알버트 비어만 등이 무대에 오르는 걸 지켜봤다.

정 부회장은 행사가 끝난 후 임원들과 기념 촬영을 마치고 무대 뒤로 이동했다. 이때 어떤 한국 기자가 “최근 리콜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정 부회장의 얼굴은 굳어졌다. 그리고 그는 VIP룸으로 들어가 버렸다.

CEO의 역할은 그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키우는 것과 함께 자사를 홍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차의 경우는 해외 모터쇼에서 자국 기자들과의 소통이 거의 없다. 오죽했으면 예전에 어느 한국 기자가 정 부회장에게 “왜 언론을 멀리 하느냐. 신비주의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까.

기자는 현대차가 더욱 성장하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란다. 그러자면 제품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과의 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 만약 다음 기회에 정 부회장을 만나 앞서 언급한 질문을 던질 기회가 있다면, 정 부회장이 이렇게 답했으면 좋겠다.

“리콜요?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습니다. 그동안 현대차를 사랑해준 이들이 그렇게 많은데 실망 시키면 안 되잖아요.”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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