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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웅장한 사막에서 홀로 외롭게 자신과 싸우고 있는 ‘크레이지 햄릿’

발행일 : 2016-11-07 23:30:31

발레STP협동조합과 세종문화회관이 주최하는 ‘셰익스피어 인 발레’의 두 번째 공연인 ‘크레이지 햄릿(Crazy Hamlet)’이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펼쳐졌다.

발레STP협동조합은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이원국발레단, 서발레단, 와이즈발레단, 김옥련발레단 등 민간발레단 6개 단체가 모여 만들어졌으며, 발레계 발전과 대중화를 위해 서로 협력하여 다양한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셰익스피어 인 발레’는 각자의 발레단이 공동 공연을 하는데 머물지 않고, 협업해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는 점이 더욱 눈에 띈다.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 테크닉적 측면보다 이미지적 영감이 강조된 안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으로 새롭게 창작된 모던 발레 ‘크레이지 햄릿’은 웅장한 사막에서 홀로 외롭게 자신과 싸우고 있는 햄릿의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해가 뜨는 영상의 프롤로그는 공연 마지막에 에필로그로 반복, 변형되며 마무리된다.

소음 같은 음향과 대자연의 모습이 부조화스러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프롤로그에서, 영상이 주는 메시지, 이미지는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관객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수 있다. 햄릿에 맞추어 해석할 수도 있고, 영상 자체로 해석할 수도 있다.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에필로그에서 중간 가림막의 영상 뒤에 햄릿 역의 무용수의 모습이 교차된다. 프롤로그에서는 소음 같은 소리만 들렸다면, 에필로그에서는 바람소리 등 소음 같은 음향과 성악의 소리가 교차한다.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은 각각 하나씩으로 시작하여 둘씩 교차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서발레단 서미숙 단장은 테크닉적인 측면보다 이미지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작품을 안무하는 경향도 있는데, ‘크레이지 햄릿’도 감성적인 면으로 안무를 바라볼 때 더욱 공감될 수 있다. 햄릿은 인간관계의 고뇌를 지닌 햄릿일 수도 있겠지만, 대자연 속의 햄릿일 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

◇ 음악은 배경이 아닌 또 하나의 등장인물

서미숙은 오페라를 관람하고 그 영감으로 발레를 안무하여 표현하기도 하는 안무가로 유명하다. 스토리에서 영감을 얻어 움직임으로 표현하는데 뛰어난 안무가이다. 예술에 있어서 이미지적인 느낌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아티스트인 것이다.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미숙의 작품에서 음악은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악은 배경음악 이상의 비중을 가지고 주연급의 정서를 전달한다. 음악이 멈춘 후에도 안무가 이어지기도 했는데, 적막이 배경음악으로 느껴졌다. 음악은 멈추고 안무는 멈추지 않는 것은, 음악이 안무의 배경으로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준다.

‘크레이지 햄릿’은 조명이 무용수들을 따라가지 않고, 점핑하여 먼저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잠시 시차를 준 것이다. 무용수는 조명 속에 있다가 어둠을 거친 후 다시 조명의 자리를 찾아가며 안무를 펼치게 된다.

강한 비트로 음악이 전환되면 뮤지컬적인 무대가 구현된다. 커넥션, 접촉이 없는 커플무도 인상적인데, 뮤지컬 무대 같은 발레는 서울발레시어터의 작품들을 연상시킨다.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4명의 남성 무용수들이 각자 독무를 펼칠 때는 약간 우스꽝스럽지만 기교를 필요로 하는 동작들을 펼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호두까기인형’의 동작을 연상시키는 인형 콘셉트를 보여주는 여성 무용수들의 동작들도 기억에 남는다.

헤비메탈 음악에 맞춰 안무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애잔한 음악이 현악기의 떨림과 울림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서미숙의 작품은 바로 보이는 대로 연상되지 않으면, 굳이 끼워 맞추어 해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보이는 그대로의 무대를 받아들이며 즐길 줄 아는 것도 관람하는 행복한 방법 중 하나이다.

클래식 발레가 주는 빠른 회전과 역동적인 공중 동작 대신, 느리게 리프팅해 서서히 움직이는 공중 동작을 펼치는 안무도 인상적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보다 고난도의 힘과 균형이 필요한데, 이런 안무에서도 기술적인 측면보다 이미지적인 측면이 더욱 부각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서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이원국발레단, 와이즈발레단의 협업

‘크레이지 햄릿’은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발레STP협동조합의 발레단들이 협업하여 만들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서발레단의 서미숙 단장이 안무를 맡고, 같은 발레단에서 오필리아 역의 이윤희 발레리나, 어머니 역의 도하영 발레리나, 여자 군무 임지원, 강은영, 김민경, 함서연 발레리나가 무용수로 참여했다.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크레이지 햄릿’ 스틸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햄릿 역의 정운식 발레리노는 서울발레시어터 소속이고, 어린 오필리아 역의 김유진 발레리나는 이원국발레단 소속이다. 이원국발레단의 단장인 이원국 발레리노는 클로디어스 역으로 직접 출연하였다. 발레단 단장이 다른 발레단의 작품에 직접 무용수로 참여하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남자 군무 Bilgude Ariunbold, Namsrai Mendbayr, 황인선, 황나남은 와이즈발레단의 발레리노이다.

예술계에서 다른 장르의 융복합이 펼쳐지고 있는 시대를 맞아, ‘크레이지 햄릿’이 공연된 ‘셰익스피어 인 발레’ 프로그램은 같은 장르의 다른 색깔을 가진 단체들이 또 다른 형태의 융복합을 만들어낸다는데 의의가 크다. 그들의 교류와 협력이 우리나라 발레 발전과 대중화에 어떤 의미를 남길지 기대가 크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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