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자동차
HOME > 자동차 > 기획/종합

[체험기] 공유경제의 첨병, 그린카 카셰어링을 체험하다

발행일 : 2016-11-08 13:53:49
[체험기] 공유경제의 첨병, 그린카 카셰어링을 체험하다

직장인들의 하루는 출근 전쟁부터 시작된다. 자가용을 모는 이들은 교통체증으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이들은 미어터지는 차 안에서 옆사람과의 씨름으로 아침부터 지친다.

평소 차를 갖고 다니는 기자는 월요일에만 지하철을 이용한다. 평소보다 교통체증이 심한 월요일에는 계획한 시간에 정확히 도착하는 지하철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의를 마치고 다시 이동해야 할 때는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역까지 걸어가는 시간에다 환승까지 할 경우 지하철 타는 게 시간이 더 걸린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문득 카셰어링이 생각났다. 매번 기사만 썼었지 실제로 이용한 적이 없었는데 마침 차도 없어 잘 됐다 싶었다.

[체험기] 공유경제의 첨병, 그린카 카셰어링을 체험하다

이용하기 전에는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데, 이때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 등록을 해야 한다. 만 21세 이상이고 운전면허 취득 후 1년이 지났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같은 SNS를 할 경우에는 회원가입 절차가 더 간소해진다.

회원가입 후에는 원하는 차고지와 차종, 시간대를 입력한다. 그린카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회사가 있는 가산디지털단지역 근처에 차고지가 있다. 차종은 경차나 준중형차가 대부분이고, 수입차나 중형차도 간혹 있다.

하지만 원하던 쉐보레 더 넥스트 스파크는 예약이 되어 있어서 근처 다른 그린존에서 더 넥스트 스파크를 예약했다. 구글 지도를 켰지만 찾아가기가 쉽지는 않았다.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에 위치가 좀 더 자세히 설명돼 있으면 좋을 듯하다.

찾아간 그린존은 기계식 주차장을 사용하는 곳이었다. 경비실 직원에게 얘기를 하고 차를 호출해달라고 했더니 나이 지긋하신 경비원은 묻지도 않았는데 친절히 설명해준다.

[체험기] 공유경제의 첨병, 그린카 카셰어링을 체험하다

“이따 차를 반납할 때는 ‘호출’ 버튼을 누른 다음에 차를 넣어. 근데 차를 정확히 주차해도 주차가 안 됐다고 경보음이 울리는 경우가 있어. 그 때는 저 주차기의 가운데를 살짝 발로 차. 그럼 기계가 인식을 해. 간혹 주차가 안 된다며 새벽 3시에 자는 사람을 깨우는 경우가 있어. 한 번 해보면 쉬울 거야.”

차는 금방 나왔다. 흰색 차의 외관을 꼼꼼하게 살펴보니 군데군데 긁힌 모습이 보인다. 이런 건 사진 찍어서 전송해야 한다고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가 알려줬기 때문에 서둘러 찍었다.

차 문은 그린카 애플리케이션으로 열고 닫는다. 출발하면 차안의 블랙박스가 작동을 시작하고, 내비게이션은 시간을 체크한다. 사전에 예약한 운행시간은 3시간. 그 안에 빨리 볼 일을 보고 차를 되돌려줘야 한다. 물론 원할 경우 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체험기] 공유경제의 첨병, 그린카 카셰어링을 체험하다

더 넥스트 스파크는 처음 출시됐을 때 시승회 이후로 타본 적이 없어서 고른 차다. 시승차 같은 새차 냄새는 없지만 내차에서 나는 좋은 향기도 없다. 차안에 방향제를 하나 구비하면 더 좋을 듯하다.

시승할 때도 느꼈지만 국산 경차는 참 많이 발전했다. 달리기만 보면 웬만한 소형차 부럽지 않다. 차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카셰어링이 아니라 시승차를 모는 느낌이 들어 혼자 피식 웃었다.

시내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데 아무래도 반납시간이 빠듯해 보인다. 처음이라 애플리케이션으로 시간 연장하는 걸 몰라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일사천리로 해결됐다. 다만 연장 후 반납시간이 30분 정도 빨라질 거 같다고 하니 별다른 혜택이 없단다. 그린카의 조기 반납 혜택은 1시간 이상일 경우 포인트로 적립된다. 경쟁사인 쏘카의 경우는 반납시간을 10분 단위로 체크해 혜택을 준다고 한다.

반납은 원래의 그린존으로 할 수도 있지만, 다른 그린존으로 하는 ‘편도 반납’과 ‘프리존 편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대신 편도 반납은 비용이 더 비싸고, 주차 가능한 지역이면 아무 곳이나 할 수 있는 프리존 편도는 더욱 비싸다.

차를 빌렸던 곳은 기계식 주차장이라 주차 후 오래 지체할 수가 없다. 원래 스마트폰으로 반납절차를 진행해야 하는데, 계속 경보음이 울리니 짐을 챙겨서 허겁지겁 나왔다.

스마트폰 앱을 켜고 있을 경우 차에 다가가면 문이 열리고 멀어지면 자동으로 닫힌다는데, 매번 100% 작동하는 건 아닌 거 같다. 반납을 진행하려고 하니 문이 안 닫혔단다. 차에서 멀어져도 스마트폰으로 문을 닫을 수 있는 게 다행이다.

하지만 이번엔 주차확인이 안 된다며 계속 카카오톡이 날아왔다. 뭔가 오류가 있는 듯했다. 다시 고객센터에 전화를 거니 시스템 오류라며 해결해줬다. 이렇게 해서 짧은 카셰어링 체험시간이 지나갔다.

[체험기] 공유경제의 첨병, 그린카 카셰어링을 체험하다

곧이어 반갑지 않은 결제 안내 문자가 왔다. 3시간40분을 빌린 대가는 대여요금 1만5520원, 보험료 2560원, 주행요금 3520원(㎞당 110원) 등 총 2만1600원이다.

그린카는 현재 국내 66개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차고지 수는 2450개에 이른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차고지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보유 차량은 5300대이고, 미니 쿠퍼 같은 수입차도 있다.

카셰어링은 국내에 도입된 지 5년 정도 됐지만 아직은 모르는 이들도 많아서 업체 측에서 홍보에 적극적이다. 그래서 지금 이용하면 주어지는 혜택이 많다. 예를 들어 심야나 한낮에는 이용객이 적기 때문에 할인혜택이 많고, 웨딩카로 이용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또, 다른 고객이 이용한 차를 원래의 대여장소로 반납할 경우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제주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기차도 있다. 업무에 필요한 경우에도 쓸 만하지만 신차를 잠시 경험해보고 싶을 때도 괜찮은 경험일 듯하다.

다만 흡연자는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차안에서 흡연할 경우 30만원의 패널티가 부과되면서 회원자격이 영구 박탈된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