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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제37회 서울무용제(3) ‘공존(共存)’

발행일 : 2016-11-18 14:50:37

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의 ‘공존(共存)’은 제37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 참가작이다. 기계보다 기계같이 살아가는 인간들과, 인간보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기계들이 뒤섞여 살고 있는 가까운 미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김은미 안무자는 인간관계 회복을 위해 투쟁하는 한 여인(서지희 분)과, 그녀가 같이 살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인간과의 소통에 무관심한 한 남자(진병철 분)의 이야기를 무대에 표현한다.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 강렬한 미장센, 빠르고 화려한 안무

새로운 공간인 듯 표현하는 조명, 강한 에코로 서스펜스를 전달하는 음악, 회전하는 무대가 만든 강렬한 미장센 속에서 ‘공존’은 시작한다. 흰색 의상의 무용수들은 파란 조명의 방향에 따라 의상의 모양이 달리 보인다.

여자 주역을 맡은 서지희는 안무의 완급조절에 있어서 탁월함을 발휘했다. 정적인 움직임과 빠르고 인상적인 회전의 교차는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표정의 변화도 주목됐는데, 감정의 완급조절도 잘 소화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남자가 사라지고 홀로 남겨졌을 때의 노려보는 듯한 눈빛에는 서러움이 깔려있었다.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거울 벽이 내려와 다른 무용수들과의 공간을 차단, 단절시켰을 때, 내려온 거울은 여인 자신을 보도록 만들었다. 거울의 한 쪽 측면이 올라가면서 남자가 등장했는데, 여인과 반대편에서 온 남자는 거울 속의 또 다른 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분명 다른 사람이지만 공유하고 있는 면이 있기 때문, 나와 다른 남은 공존하고 있는 나의 단면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 음악, 조명과 함께 움직이는 안무

여인과 남자가 열정적이면서도 격정적인 사랑을 표현할 때를 전후하여 기차소리 같은 기계음, 병원 기계 느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음악을 통한 암시가 아닐까 상상하게 된다.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공연 초반 점멸을 반복하는 조명은 마치 영화에서 클럽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는 듯했는데, 공연 뒷부분의 반복은 처음의 느낌을 소환시킨다. 상대적으로 약하게 비추는 측면 조명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오케스트라 피트의 상승하면 남성 무용수 6명이 만든, 조형물 같은 대형이 눈에 띈다. 치마를 입은 남자들을 보면서, 기계와 인간의 역할과 정체성이 섞이고 공존하는 것처럼, 남녀의 모습과 역할도 섞여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낭만적인 클래식 음악이 나올 때, 조명은 색감을 위주로 무대의 분위기를 만들었고, 사람의 얼굴이 조명으로 표현되며 군대를 상징하는 듯한 음악이 나올 때의 절도 있는 안무 동작은 보이그룹 느낌을 주기도 했다.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 기계화된 시대가 공존의 시대라는, 김은미 안무자의 정서를 따라가며

김은미 안무자는 “늘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던 저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묘한 불안감을, 거칠고 삭막한 시멘트 건물 안에서 묘한 안정감을 느꼈습니다.”라고, 프로그램북의 안무의도에서 밝힌 바 있다.

휴가, 주말에 산과 바다로 나가 대자연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 서울 사람들이, 돌아오는 길에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다음 날 출근할 것을 걱정하면서도 서울톨게이트를 지나는 순간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김은미는 이런 시대적 공존을 작품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공존(共存)’(BALLET NOVA & 김은미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김정환 제공>

‘공존’은 두려움과 불안감의 근원은 무엇일까, 안정감과 편안함의 원천은 어디일까에 대해 생각게 하는 작품이다. 기계화된 문명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대자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익숙해진 기계화에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김은미는 내면의 정서를 솔직히 표현한 안무자이다. 막연한 동경이 아닌, 실제의 삶과 내면을 안무로 녹여냈다. 우울하게만 몰아가지도 않으면서, 화려한 볼거리와 함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녀가 앞으로 무대에서 관객과 어떤 소통을 지속할지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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