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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제37회 서울무용제(5) ‘별의 여행자(부제-難民)’

발행일 : 2016-11-21 16:08:20

백현순무용단 백현순 안무의 ‘별의 여행자(부제-難民)’(이하 ‘별의 여행자’)는 제37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 참가작이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도 어쩌면 난민일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우리의 삶을 반추해 본 작품이다.

프롤로그, 서러운 혹은 고통스러운 절규, 간절한 사랑, 그리고 떠남, 삶 그리고 별의 여행, 에필로그의 전체 5장으로 나눠졌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같은 처지임을 인식하여 서로 보듬을 수 있는 휴머니즘을 가지기를 안무자는 작품에서 원하고 있다.

‘별의 여행자’(백현순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최성복 제공 <‘별의 여행자’(백현순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최성복 제공>

◇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서사적 구조의 영화적 이야기

‘별의 여행자’는 영상으로 시작한다. 눈이 내리는 지역을 걷고, 사막을 지나면서 사람들은 짐을 들고 어디론가 향한다. 무대의 움직임이 시작되면 멀리서 보면 큰 바위를 연상시킨 물체들이 눈에 띄는데, 영상 속에서 사람들이 머리에 이고 있던 짐과 같은 물체들이다.

각각의 무용수가 들고 있는 짐을 무대 바닥에 내려놓으면 새로운 공간과 영역이 생기는데, 각각의 섬이라고 여겨지기도 하고, 작품의 제목을 고려하면 각각의 별로 느껴지기도 한다.

‘별의 여행자’(백현순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최성복 제공 <‘별의 여행자’(백현순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최성복 제공>

에필로그부터 서서히 움직이던 안무는, 조명이 굵어지고 북소리가 강해지면서 안무도 선 굵은 안무로 변화한다. 빠른 회전과 함께 동작을 크게 사용하는 안무가 눈에 띄는데, 역동성 속에서 생명력이 느껴진다.

백현순 안무자가 표현코자 하는 여행은 유희의 개념의 여행이 아닌, 정착의 반대되는 의미로서의 여행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빠른 움직임은 생활과 생존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별의 여행자’(백현순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최성복 제공 <‘별의 여행자’(백현순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최성복 제공>

힘없이 쓰러지거나 무너지는 동작 표현도 인상적인데, 별똥별이 하늘에서 떨어지듯 별의 여행자들이 갑자기 자취를 감추는 느낌도 준다. 5개 각 장의 경계와 변화를 명확히 한 안무 콘셉트도 서사적인 이야기를 영화적인 스토리로 느끼게 한다.

천정에서 흰 천이 내려오면서 두 개의 천위에 영상이 펼쳐지는 시간이 있는데, 사진들을 차츰 오버랩시키며 만든 영상은 순간과 이어짐의 이미지를 전달한다.

◇ 가느다란 빛, 크지 않지만 명확한 존재의 표현

공연은 천정에서 비추는 가느다란 빛으로 마무리됐다. 이는 공연 시작과 대칭됐는데, 가느다란 빛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게 한다. 가느다랗다는 것은 미약하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빛으로 표현되면서 명확한 존재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측면 조명 또한 비슷한 빛을 만든다.

‘별의 여행자’(백현순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최성복 제공 <‘별의 여행자’(백현순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최성복 제공>

안무자가 작품에서 생각하는 여행자는 난민이다. 지구라는 별을 떠도는 여행자이면서, 더 큰 우주 속의 난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무대 위의 무용수들을 보면 즐거운 여행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불행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난민도 아니고, 그냥 삶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보인다. ‘별의 여행자’가 추상적인 개념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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