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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제37회 서울무용제(6) ‘광장’

발행일 : 2016-11-21 23:53:23

현대무용단 자유 박근태 안무의 ‘광장’은 제37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 참가작이다. 안무자는 분주함 속 질서가 있는 광장에 주목하여,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 몸의 움직임을 드러내려 한다.

박근태 안무자는 광장이라는 공간에서, 사람에 관심을 갖는다. 사람의 움직임을 통해 광장의 일정한 흐름을 찾아내고, 공간 속 움직임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몸에 관심을 갖는다.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공간 속에서 안무자가 가진 최종적인 관심은 사람의 몸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공간, 사람, 움직임, 몸, 이 모든 것은 안무로 연결돼 하나가 된다는 점을 깨닫는 순간, 안무자의 의식이 흐름은 무척 일관성을 가지고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 12명의 춤추는 아카펠라, 6명의 코믹댄스를 겸비한 아카펠라 무용단

‘광장’은 12명의 무용수가 각각 12개의 마이크 앞에서 12개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시작한다. 음악 없이 안무가 시작되고, 무용수들이 입으로 화음을 낸다. 마이크가 있는 무대 앞부분에서만 안무하는 12명의 무용수는 춤추는 아카펠라가 된다.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음악 없이 화음을 맞추는 무용수들은 아카펠라를 연상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별도로 준비된 음악 없이 버스킹을 하는 거리의 아티스트를 연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음악 없는 안무는 무용수들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긴장시킨다.

무척 강렬한 음악이 관객을 무대에 집중시키기도 하지만, 음악이 제거된 적막이 관객을 더욱 긴장시키며 무대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동양 미학에서 말하는 여백의 미를 음악에 적용하여 해석해도 잘 들어맞는다.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음향은 무대에서 전체적으로 스피커를 나오는데, 그 소리들은 12개의 마이크 속으로 들어가 다시 증폭된다. 에코 효과 발생하는 것이다. 약간의 에코 효과는 공간감을 느끼도록 만들었는데, 안무자는 광장이라는 공간의 소리를 이렇게 관객들에게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

자주색 의상으로 갈아입은 남녀 각각 3명씩의 무용수는 마이크 6개를 들고 무대에 나온다. “아~”라는 화음을 맞추며 더욱 집중된 모습을 보이는데, 12명이 춤추는 아카펠라였다면, 그중 6명을 뽑아 유닛으로 만든 코믹댄스를 겸비한 아카펠라 무용단으로 생각됐다. 12명이 다시 무대에 오르고 마이크 치우자, 다시 완전체로 복귀한 느낌을 줬다.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기악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성악이 함께 한 음악에서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마치 애니메이션에서의 뮤지컬신의 느낌을 줬다. 애니메이션에서 노래와 춤이 같이 나오는 뮤지컬신은 그 시간과 공간을 별도로 뽑아낸 느낌을 주는데, ‘광장’도 그런 느낌을 전달하는 시간이 있었다.

◇ 전체적으로 통일된 콘셉트, 개인의 개성을 살린 안무

‘광장’에서 대형의 변화와 함께 펼쳐진 개인의 동작은, 기본적인 콘셉트가 부여된 상태에서 즉흥 느낌이 들 정도로 각 개인의 개성이 묻어났다. 의상은 각기 다른 모양의 흰색이었는데, 모두 흰색 의상이라는 기본적 콘셉트 하에 같은 모양의 옷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은 안무의 느낌과 일맥상통했다. 기하학적 모양의 무대 소품의 색감도 무용수들의 의상 색깔과 연결됐다.

여자 무용수가 독무를 출 때는, 무대 위의 다른 무용수들이 관객처럼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광장’에는 동시다발적인 안무도 있지만 한 명씩 하이라이트 시키는 안무가 돋보였다. 이 또한 관객을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었다.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광장’(현대무용단 자유)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은정 제공>

뛰고 돌다가 3명씩 4개 조로 나뉘었을 때도 3명씩 차례로 안무를 펼쳤다. 안무자가 광장의 전체적 느낌과 함께 광장 내부의 사람들과 그 사람들의 움직임과 몸으로 세분화해 관심을 가진 것처럼, 안무도 개인의 차원까지 들어가 살펴본다는 점이 주목된다.

슬로모션 장면도 있었고, 강한 타악이 반복되는 리듬에는 6:6의 배틀 댄스 대형을 이루다가 모두 다 한 방향으로 경쟁하는 느낌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안무자는 조합과 분리, 해체와 집중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커튼콜에서 박근태 안무자는 무용수들 이상으로 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기존 팬들도 있었겠지만, 개개인에 대한 깊은 관심을 무대에서 표현한 안무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안무자와 무용수들이 공간이 주는 밀도를 관객들에게 전달했다면, 관객들은 밀도 있는 박수와 환호를 안무자와 무용수들에게 메아리처럼 되돌려준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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