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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제37회 서울무용제(7) ‘인간의 시(詩)’

발행일 : 2016-11-25 19:35:51

조성민무용단 조성민 안무의 ‘인간의 시(詩)’는 제37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 참가작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행과 연1, 마음의 외형, 몸의 내재, 인간의 행과 연2, 인간의 시어의 5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5장으로 된 구성은 마치 5개의 연작시를 이어 하나의 시로 만든 느낌을 준다. 연작시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가지면서도 각각의 특징을 가진다. 전통 의상을 입은 로봇 인형극을 연상시키는 무대에서, 현대 무용으로 전환하는 안무 또한 그런 느낌을 뒷받침한다.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 시로 만든 안무, 산문으로 만든 무대 
조성민 안무자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해야 할 인간의 심장마저 차갑게 변해버린 메마른 시대에, 운율을 지닌 함축적 언어로 정서와 사상을 표현하여 무한한 동심과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시(詩)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인간 자체가 감동이 되길 바란다”고 안무의도를 밝힌 바 있다.
 
안무자는 인간이 매 순간 시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시는 함축적이다. 시는 상징적이면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을 시가 가진 향기로 채운다. 어쩌면 시는 우리의 전통사상에 담긴 여백의 미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그림 못지않게 적합한 장르일 수 있다.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을 좋아하고, 무척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무대 창작 작품들은 대부분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다.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무대보다는, 구체적인 이야기와 형상이 떠오르는 무대를 선호한다. 
무용이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 관람한 작품의 안무 속도가 느리거나 정적인 시간이 많은 작품일 가능성이 많다. 안무의 움직임이 빠른 경우 난해하다고 생각할 겨를 없이 즐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시와 산문의 개념을 우선적으로 전제하고 만드는 것은 아니겠지만, 최근의 무용 작품들은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기 때문에 산문적인 느낌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감정선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서 관객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다.
 
조성민 안무자는 ‘인간의 시’를 만들며 안무는 시적으로 표현했지만, 다른 무대 장치들은 산문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움직임은 추상적이고 정적인 시간도 있지만, 공간을 창출한 조명, 정적 움직임의 시간을 채운 음악 등 무대의 다른 요소들은 이어지는 감정선상에서 표현하고 있다. ‘인간의 시’가 연작시 같은 안무 작품이라는 느낌을 주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 시상의 변화, 안무 콘셉트의 변화
 
‘인간의 시’는 음악 없이 조명으로 시작한다. 처음에 음악이 서서히 그 뒤를 따라온다. 천정에서 비추는 가느다란 조명은 콜로세움의 기둥처럼 보이며 무대 안에서 공간을 창출한다. 조명 개수의 증가는, 조명의 확장을 통한 공간 확장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공연 초반 무용수들은 전통 드레스 같은 흰색의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데, 천정에서 비추는 조명이 의상에 반사되어 강렬한 느낌을 전달한다. 독특한 분장과 의상은 윙윙거리는 듯한 음악과 함께 인형 같기도 하고, 기계 같기도 한 느낌을 주는데,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마치 기계인형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무용수들의 의상은 무대 바닥까지 이어지는 길이에 나풀거리지 않고 고정되도록 제작됐는데, 사람이 걸어서 이동한 것이 아닌 수평이동하고 있다는 착시를 불러일으켰다. 바퀴 달린 로봇이 원격 조정으로 움직이는 것 같았는데, 의상으로 움직임의 콘셉트를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됐다.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인간의 시’(조성민무용단) 공연사진. 사진=한국무용협회, 이현준 제공>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키는 강한 타악 리듬은 압박해 조여오는 듯했는데, 서스펜스를 강화한 음악은 후크송처럼 반복됐다. 음악의 변화와 함께 시상이 변화된 듯 안무 콘셉트의 변화도 뒤따랐는데, 전통 의상의 로봇 인형극은 빠른 움직임의 현대 무용으로 변환됐다. 9명의 무용수는 각각의 동작을 취하기도 했는데, 안무 속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개별적 안무로 개성을 표출했다. 
‘인간의 시’는 시간 속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시의 모습에 주목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시를 쓴다면 어떤 시가 나올까? 그리고 그 시를 안무자의 안무의도와 오버랩해 보면 어떤 느낌을 줄까? ‘인간의 시’는 시가 주는 여운처럼, 이어지는 느낌의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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