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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세종문화회관 기획전시 ‘畵畵-미인도취’ 참가작가 신영훈

발행일 : 2016-11-30 11:57:44

세종문화회관 기획전시 <畵畵-미인도취>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전시의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전통 인물화 기법, 현대화한 다양한 작품까지 100여 점의 작품에서 각기 다른 종류의 미인의 아름다움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총 25명의 작가 중 신영훈 작가의 작품을 공유한다.

◇ Hard-boiled, 110×70cm, 광목에 수묵담채, 2016

‘Hard-boiled, 110×70cm, 광목에 수묵담채, 2016’(이하 ‘Hard-boiled1’)을 처음 접하면 여인의 얼굴, 그중에서도 눈빛이 가장 먼저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림의 왼쪽 윗부분에서부터 오른쪽 아랫부분의 대각선으로 이어지는 구도의 시발점이기도 하고, 얼굴 부분의 색이 상대적으로 진하기 때문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옆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개를 돌려 정면을 응시하는 여인의 눈을 보면 정면 가운데보다 약간 위쪽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속 여인과 눈을 맞추려면 전시된 그림 가운데 서는 것이 아니라, 받침을 두고 그 위에 올라가야 한다.

Hard-boiled, 110×70cm, 광목에 수묵담채, 2016.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Hard-boiled, 110×70cm, 광목에 수묵담채, 2016.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Hard-boiled1’에서 이런 구도는 그림 앞에 선 관객을 여인이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하지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상은 달리 있다는 오묘한 느낌을 준다. 마주한 것 같으면서도 그냥 스쳐간 것 같은 관람객의 느낌은, 그림 앞에서 더 머물게 만드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여인의 등에 있는 날개는 머리카락부터 이어지는데, 머리카락의 안쪽은 검은색으로 표현되고, 바깥쪽은 흰색 내지는 회색으로 표현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여인의 내면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진하고 강렬함이 있는 것으로 상상하게 되는데, 팔의 색보다 얼굴색이 진한 것도 동일한 느낌으로 전달된다.

‘Hard-boiled1’은 여인이 계속 정지된 포즈를 취한게 아니라, 움직이다가 잠시 멈췄거나 아니면 움직이려는 순간 다시 멈춘 것 같이 느껴진다. 멈춘 이유는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상상할 수 있다. 눈빛과 입의 모양에서 그런 상상을 뒷받침할 수 있다.

◇ Hard-boiled, 147x115cm, 광목에 수묵담채, 2016

‘Hard-boiled, 147x115cm, 광목에 수묵담채, 2016’(이하 ‘Hard-boiled2’)은 여인의 내면을 이미지적으로 포착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Hard-boiled1’과 연관해 바라보면, 등에 있던 날개는 분리돼 물고기가 됐고 여인은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Hard-boiled2’는 보이는 모습을 그대로 모두 표현한 것이 아니라. 여인이 느끼고 있는 내면의 두세 가지를 겹쳐 놓은 것 같다. 여인의 오른쪽 짙은 검정은 또 다른 세계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여인의 머리카락 안쪽의 검은 향기가 진하게 전염시킨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Hard-boiled, 147x115cm, 광목에 수묵담채, 2016.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Hard-boiled, 147x115cm, 광목에 수묵담채, 2016.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날개를 벗었거나 혹은 숨기고 있는 ‘Hard-boiled2’의 여인의 눈빛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 같은 ‘Hard-boiled1’과는 달리 무언가 궁금한 것이 있다고 표현하는 듯하다. ‘Hard-boiled1’에서 볼 수 없었던 여인의 왼손은 머리카락이 시야를 방해하는 것을 막는 것 같기도 하고, 눈앞에 보이는 물고기를 만져보려는 생각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Hard-boiled2’는 드라마나 영화의 포스터 같은 느낌도 준다. 여인의 얼굴은 정적인데 왼손과 머리카락은 동적인 느낌을 줘 동시에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 포스터적인 분위기를 만든다고 볼 수 있다. 그림 앞에 서 있는 관객을 바라보지 않고 아래쪽 물고기를 응시하는 모습 또한 그림 안에서 이뤄지는 관계성의 이야기를 표현한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Hard-boiled2’와 동명인 신영훈 작가의 또 다른 작품에서 여인의 주변에 새들이 있고, 여인의 머리 뒤에는 새의 날개로도 여인의 날개로도 보일 수 있는 날개가 있다. 신영훈 작가는 여인에게 날개를 부여해 미인으로 만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수묵의 동양화 기법으로 섬세한 표정과 내면을 표현한 그가 지속적으로 창출해낼 인물화와 그 속의 인물들이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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