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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무용(4) ‘공상 물리적 춤’

발행일 : 2016-12-05 17:42:51

역동적인 현재의 시간을 경험하는 ‘공상 물리적 춤’이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 공연 무용분야 공연작으로 무대에 올랐다. ‘나의 삶과 춤, 그리고 극장’을 모토로 한 현대무용단체인 오!마이라이프 무브먼트 씨어터의 밝넝쿨 안무가의 신작으로 3일과 4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됐다.

◇ 밝은 무대, 관객석까지 왜곡 없이 전달되는 몸의 움직임

밝넝쿨은 공상(Fantasy)은 감각적 영역의 뿌리이며 상상력의 원천이고, 물리적(Physical)이라는 것은 신체 메커니즘과 공간에서의 상호 작용이며, 춤(Dance)운 물리적 힘과 공상(판타지)의 공존이라고 말한다.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공상 물리적 춤’은 제목만 보면 초능력의 존재를 상상할 수 있지만, 기존 상상의 영역에 관객을 가두지 않는다고 밝넝쿨은 밝힌다. 무대와 관객석은 모두 밝다. 무용수들의 동작을 어둠 속에 가두지 않고 노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관객은 안무의 의도를 어둠 속에서 파악하기보다는 안무가 주는 영감을 환한 공간에서 받아들이게 된다.

밝은 무대는 야외 공연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어둠 속에서의 무용 공연에 익숙한 관객은 오히려 어색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모습의 로봇과 주황색 구, 초록색 트랙터 등 무대에 있는 소품들은 신비감을 주기보다는 무척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판타지와 물리적 힘의 원리가 서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고차원적인 해석할 수도 있고, 상상력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시작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단편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공상 물리적 춤’은 미리 녹음된 음악을 무대 밖에서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무대 안에서 직접 디제잉을 통해 전달한다. 김은경, 김승록, 주하영, 주희, 박명훈, 밝넝쿨 등 6명의 무용수는 빠르고 낯선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별도의 음향효과가 없을 때 입으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음향효과를 만드는 폴리 아티스트의 역할을 무용수가 직접 소화하는 것인데, 몸의 소리를 증폭시키면서 동작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격투기를 할 때 기합을 넣는 것처럼, ‘공상 물리적 춤’의 무용수들이 안무를 할 때 만드는 소리는 동작에 힘과 상상력을 부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놀이적 느낌의 역동성 강한 안무

‘공상 물리적 춤’은 아무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관람해도 무척 재미있는 놀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즉흥의 개념이 들어간 것 같으면서도 오브제의 활용은 짜임새가 있고, 빠른 앞걸음과 뒷걸음으로 움직이다가 멈추는 동작을 통해 완급을 조절한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체력 훈련, 순발력 훈련하는 운동선수들의 모습 연상한다. 소리를 수반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은 퍼포먼스 공연을 떠오르게 만든다. 한마디로 ‘공상 물리적 춤’은 지루할 틈이 없는 공연이다.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이 작품은 관객에 따라 다른 웃음 포인트로 전달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공연을 직접 관람하면 관객들이 전체적으로 웃는 시간도 있고, 번갈아가며 몇몇 관객들이 웃는 시간도 있다. 순간의 동작을 놓치면 웃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안무의 디테일에 들어간 재미는 순식간에 지나간다.

시트콤을 빠르게 돌린 영상을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보여주는 느낌도 주는데, 일상의 코믹한 움직임도 춤으로 승화한 유머가 주목된다. 페트병으로 만든 사람을 업고 나오기도 하고, 천천히 침을 뱉는 등 약간의 혐오감으로 관객을 경악하게 만들기도 한다. 연극적 재미는 긴 우산을 사람처럼 인공호흡하면서 고조되고, 사람의 척추를 기타처럼 연주하는 장면에서는 해학의 경지에 이른다.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공상 물리적 춤’ 공연사진.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강한 비트로 음악이 바뀌면, 사이키 조명이 펼쳐졌고, 관객은 안내에 따라 마스크를 썼다. 무용수들이 바닥을 뜯어내면 초록색의 또 다른 바닥이 나왔는데, 인공적인 바닥에서 자연의 바닥으로 변화는 공간이 변화가 얼마나 분위기와 상상력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지 실감 나게 만들었다.

공연에 오브제로 나온 모든 소품들을 무대 위에 배치돼 박물관 분위기를 낼 때, 야생성을 상징하는 복장으로 의상을 교체한 무용수들은 새로운 몸의 움직임을 만들었다.

‘공상 물리적 춤’은 안무의 본질이자 매체이자 개체인 몸에 집중하고 있는 작품이다. 어린관객들에게 보여주면 내용의 철학적 이해 여부와는 상관없이 무척 즐거워할 작품이다. 아이들은 움직임과 소리에 민감한데, ‘공상 물리적 춤’은 재미있는 동작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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