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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마스터’ 강동원이 다른 옷을 입는다면?

발행일 : 2016-12-21 14:38:31

조의석 감독의 ‘마스터(Master)’는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 분), 희대의 사기범 진회장(이병헌), 그리고 진회장의 최측근 브레인 박장군(김우빈 분)의 서로 속고 속이는 추격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마스터’는 강동원, 이병헌, 김우빈 이외에도 엄지원(신젬마 역), 오달수(황명준 역), 진경(김엄마 역)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영화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강동원이 김재명 역을 어떻게 소화했는지, 이번 영화에서 김재명이 아닌 다른 역할을 했다면 어땠을까 살펴보기로 한다.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강동원의 김재명

강동원은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에서 백성의 적이지만 정말 멋있는 조윤 역을 맡았고,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는 철없는 젊은 부모 대수였다. ‘검은 사제들’에서는 퇴마의식을 하는 신학생 최부제, ‘검사외전’에서는 허세남발 꽃미남 사기꾼 치원으로 나왔다. ‘가려진 시간’에서는 색다른 시간을 사는 남자 성민이었다.

멋있는 악역, 철없는 젊은 부모, 꽃미남 사기꾼 등 사고를 만들며 다니는 역할을 하다가, 이번 ‘마스터’에서는 지능범죄수사팀장이 됐다. 그간의 이미지와 강동원의 매력이 합해져 김재명은 뇌만 섹시한 것이 아니라 행동과 외모도 무척 멋있는 사람이 됐다.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에서 하나씩 짚고 나가는 강동원의 어투는 김재명을 신뢰 있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게 만들었고, 강동원의 눈빛은 김재명이 잔인한 수사팀장이 아닌 지능팀장으로 여겨지게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 강동원이 진회장 역을 맡았으면?

이병헌이 맡은 진회장 역할을 강동원이 맡았어도 잘 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강동원은 ‘군도:민란의 시대’에서 남다른 악역과 ‘검사외전’에서 사랑스러운 사기꾼을 맡았었기에, 진회장이 됐다면 범죄자에 대한 환상을 심어줬을 위험성도 있다.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진경은 더욱 신엄마처럼 비중 있게 그려졌을 것이다. 진회장이 신엄마를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을 것이며, 신엄마가 진회장의 뜻을 거스를 때의 개연성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시나리오 조정에 따라 진경과 야릇한 분위기로 관객을 흔들어 놓았을 수도 있다. 연하의 잘생긴 사기꾼과 연상의 매력적인 조력자의 동행은 그들의 도피 행각을 더욱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재미를 줬을 것이다.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동원의 진회장이 된다면, 김재명의 캐릭터는 바뀔 것이다. 초고속 승진은커녕 고집을 부리다 매번 승진에서 누락된 닳고 닳았지만 실력은 출중한 중견 형사로 바뀐 김재명은, 승진을 못해 일선에서 더 활동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변장술에 능해야 할 것으로 사료되며, 관객들도 놀랄만한 특수분장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능범죄수사요원 신젬마 역의 엄지원과 직접적인 접촉이 있는 시퀀스가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 연륜이 있는 김재명과 김우빈의 박장군이 진회장 근거지로 투입될 때 엄지원이 같이 투입돼, 관객들로 하여금 강동원의 흔들림을 예상하게 만들고, 역으로 더 잔인한 강동원의 진회장을 보여줬을 수도 있다.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강동원이 박장군 역을 맡았으면?

어설프지만 수준급 사기꾼 박장군은 딱 김우빈 같다. 그만큼 김우빈은 박장군을 잘 소화했다. 강동원이 박장군 역을 맡았으면 어땠을까? 물론 잘 어울렸을 것이다. 대신 ‘검사외전’과 캐릭터가 겹친다는 이야기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막내의 나이 상승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캐스팅 연령대가 높아졌을 것이고 추측할 때, 가장 아찔한 것은 김우빈 없는 슬픈 ‘마스터’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빈을 못 만난다는 것도 슬프지만, 김우빈과 강동원의 조합이 멀어진다는 것은 더욱 슬픈 일이다.

강동원의 박장군은 진경과도 썸을 타는 것 같은 뉘앙스를 줄 수도 있다. 수사대로 끌려가 엄지원의 뜻대로 조사받기보다는 엄지원을 오묘하게 속인 강동원의 박장군을 미워해야 할지 강동원이니까 용서해줘야 할지 관객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을 수도 있다.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 스틸사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스터’는 남자 3명의 예리한 마음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진경과 엄지원의 섬세한 심리를 디테일 있게 표현했다면, 3명의 남자가 각자 계획한 계획들이 더 돋보였을 것이다. 전체적으로의 진행은, 사건에 머무르지 않고 치밀한 내면이 반영된 인간관계로 자리 잡았을 수도 있다. 사건이 아닌, 사건이 추진되도록 하는 심리에 더욱 초점이 맞춰졌을 수도 있다.

‘마스터’는 무서운 돌풍을 불고 올 것이다. 사건 위주의 탄탄한 스토리와 큰 스케일, 그리고 명품 주조연 배우들의 활약이 올겨울을 휩쓸고 지나갈 것이다. ‘마스터’가 얼마나 질주할지, 그간의 기록을 갈아치울 것인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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