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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발레] 태권도 인형의 태권도 안무, 이원국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발행일 : 2016-12-22 09:58:20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성동문화재단과 함께하는 이원국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12월 20일과 21일, 성수아트홀에서 공연됐다. 이 공연은 성동문화재단 ‘성동의 선물’ 시리즈의 성수아트홀 첫 번째 기획공연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연은 러시아 고전 발레를 완성시킨 프랑스 출신 발레 무용수이자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을 토대로 이원국 단장이 새롭게 안무를 구성했는데, 태권도 인형이 등장해 친근한 재미를 더한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 어린이 발레와 성인 발레의 조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의 환상소설 작가인 E.T.A.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쥐의 왕’을 각색해 만든 작품이다. 주인공 클라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호두까기 인형을 받는데, 한밤중에 사악한 쥐들과 호두까기 인형 군대 사이에 전투가 발생한다.

이번 공연은 어른이 아이 역을 맡지 않고 아이가 아이 역 소화했다는 면이 주목된다. 어린이 발레, 성인 발레, 같이 하는 발레를 모두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이원국 단장과 어린 무용수들의 케미도 돋보였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어린 발레리나들의 앙증맞은 동작에 귀엽다는 소리가 관객석 여기저기에서 나왔다. 그렇지만, 어린 무용수들의 귀여운 동작보다 성인 무용수들의 크고 멋진 동작에서 큰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관객들은 발레 외적인 것보다 발레 자체의 매력에 더 많은 호응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제2부 시작시 무용수들은 1층 뒷문으로 입장하면서 관객들과 인사도 하고 손을 마주치기도 했는데, 무용수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지나갈 때 특히 어린 관객들의 환호가 컸다. 관객, 특히 어린 관객과의 공감과 호흡은 공연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이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 이원국발레단의 공간활용법

성수아트홀은 대극장이긴 하지만, 대형 발레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무척 큰 홀은 아니다. 발레는 팔, 다리를 길게 사용하고 동작이 크기 때문에 원활한 공연을 위해서는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단 2명만 등장하는 2인무의 경우에도 넓은 공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발레 공연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일반적임이다. 이번 ‘호두까기 인형’에는 60명 이상의 무용수가 참여했는데, 30명 이상이 동시에 무대에서 안무에 참여한 시간도 있었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이원국발레단은 공간활용법이 뛰어난 발레단이다. 같은 안무를 변형해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모두 공연이 가능한 단체이다. 물론 대극장에서의 공연이 훨씬 더 쉽지만, 공연장 크기에 따라 유동적으로 안무의 변형을 해 맞춤형 공연을 선봬는 것은 이원국발레단을 따라갈 단체가 없을 것이다.

소극장 상설공연 ‘이원국의 월요발레 이야기’와 대극장 공연을 오가며 쌓아온 실력으로 같은 레퍼토리로 극장 크기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기에, 이원국발레단이 이번 겨울에 ‘호두까기 인형’으로 국립김해박물관 강당, 포스코센터 서관, 성수아트홀, 부산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이 가능한 것이다.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호두까기인형’ 공연사진. 사진=이원국발레단 제공>

‘호두까기 인형’은 이원국 단장은 현역 무용수로 왕성한 참여를 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20일 공연은 드롯셀마이어 역으로 김유진(클라라 역), 간소치(왕자 역)와 호흡을 맞추고, 21일 공연은 배역을 바꿔 왕자 역으로 최예원(클라라 역), 백무라토브살라마트(드롯셀마이어 역)과 호흡을 맞췄다.

이원국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볼 때 한국인 관객으로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 안무는 태권도 인형의 태권도 동작이다. ‘호두까기 인형’은 정말 많은 버전의 안무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는 즐거움은, 예상치 못했는데 받은 연말 선물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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