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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국악] 국악관현악에 연극적 요소가 강화된 음악극 ‘금시조’

발행일 : 2016-12-29 20:43:55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제331회 정기연주회 ‘금시조’가 12월 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됐다. 세종문화회관 주최로 열린 이번 공연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음악극이다.

2014년 초연, 2015년 재공연을 거쳐 올해 세 번째 공연으로, 드라마를 더 명확히 해서 쉽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음악이 더 잘 들릴 수 있도록 했다고 신동일 작곡가가 밝힌 바 있다.

◇ 국악관현악에 연극적 요소가 강화된 음악극

‘금시조’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정기연주회 작품이다. 장르를 국악이라고 받아들이려고 보면, 제목 앞의 설명은 ‘음악극’이다. 음악극이면 오페라나 뮤지컬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직접 공연을 관람하면 국악관현악에 연극적 요소가 강화된 음악극이라고 생각된다.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양의 전통적인 음악극인 오페라의 경우 여러 가지 변형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오페라는 노래인 아리아와 관현악의 기악 연주, 그리고 연기, 의상, 조명, 무대 장치를 모두 포함하는 종합예술이다.

오라토리오는 작은 규모의 오페라이다. 종교적 극음악으로, 성서에 입각한 종교적 내용을 지녔고, 별도의 동작이나 무대장치가 없다. 칸타타는 작은 규모의 오라토리오라고 할 수 있는데, 독창과 합창으로 이뤄진다.

오페라에서 오라토리오로 그리고 다시 칸타타로 오면서 무대에서의 연극적 요소를 점점 간소화한다. 오라토리오와 칸타타가 무대와 연극적 요소를 축소시켰다면, 또 다른 변형인 콘체르탄테는 전체적인 규모의 축소보다는 일부 요소를 생략해 축소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콘체르탄테는 무대 장치와 연극적 요소를 일정 부분 생략하고, 음악과 아리아에 집중하면서 오페라의 전막을 공연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콘체르탄테는 일종의 오페라 리딩공연이라고 볼 수도 있다.

‘금시조’는 서양의 음악극에 비유하자면 오라토리오에 가깝게 보인다. 오라토리오처럼 대규모의 합창은 아니지만, 성악앙상블 보체 디 아니마 17명의 합창단이 주연 성악가들과 함께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었다. 재공연과 재재공연을 통해 내용적, 장르적 자리를 잡아가는 ‘금시조’가 국악관현악을 활용한 음악극의 벤치마크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

◇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지다

‘금시조’는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진다. 한두 번의 질문을 그냥 넘긴 관객도 반복되는 질문에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다.

석담(장철 분)은 “예술에는 정신을 담아야 한다”고 말한다. 석담의 제자 고죽(안이호 분)은 “예술은 마음의 표현이 아니라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라고 한다. 스승과 제자의 말은 각각 다 맞게 들리면서도 같이 생각하면 선택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매화는 일생을 얼어지내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고 전하는 권송희(매향, 추수 역)는 아름다운 노랫소리 속에 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박종주(운곡, 김군 역), 이주형(스님, 숙부 역) 또한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지영주는 어린 고죽 역을 맡아 실력을 보여줬다.

‘금시조’에서 예술은 아름다움이자 길이라 할 수 있다. 오라토리오 장르가 종교적 메시지를 계속해 던진다면, ‘금시조’는 예술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 던진다. 음악극의 형식과 내용 전개에 있어서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은 관람하는 재미를 높인다.

◇ 국악관현악이 전자음악으로 발전할 가능성

‘금시조’는 자연음향의 국악관현악 공연이 아니다. 마이크를 사용했지만 성악과 함께 하니 어색함이 줄어들었다. ‘금시조’를 보면서, ‘금시조’ 혹은 더 큰 범위의 국악관현악이 전자음악으로 발전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예를 들어, 해금에 단순히 마이크를 근접해서 소리를 확성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해금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단순히 악기마다 마이크를 대서 확성하는 것이 아니라 악기도 전자악기로 개량해, 자연음향의 국악관현악 연주와는 또 다른 진한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금시조’를 보면 국악에 스토리를 얹는데 그치지 않고, 뮤지컬을 능가하는 본격적인 국악극으로 발전이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이 경우 본격적인 국악극으로 발전한 장르는, 창극과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는 있지만 다른 장르로 각각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자연음향의 라이브 연주가 주는 감동은 실제 공연장에서 직접 경험해 본 관객이 아니라면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시대적 트렌트는 점차 전자음악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술력의 발달로 전자음악은 기계음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금시조’ 공연사진.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국악관현악이 자연음향 공간에서의 연주를 모색하는 것은 라이브의 감동을 원하는 관객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악기마다 마이크를 대기 때문에 감동이 줄어든다는 것은 필자도 종종 느끼지만, 그러면서 쌓인 노하우를 본격적인 국악관현악 전자음악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모색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자연음향 공간에서의 국악관현악, 본격적인 전자음악으로서의 국악관현악, 두 경우 모두 매력적일 것이다.

‘금시조’는 무대 뒷면에 영상이 상영됐는데, 마지막에 눈송이가 떨어지는 영상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국악관현악과 국악관현악과 함께 하는 음악극의 발전이 우리들 마음에 더욱더 아름다운 눈송이를 흩날리기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세종문화회관 상주단체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활약을 기대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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