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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편안하고 따뜻한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발행일 : 2017-01-02 21:27:21

주지홍 감독의 ‘사랑하기 때문에’는 사랑을 고백하러 가던 날, 사고를 당해 사랑에 서툰 사람들의 몸 안으로 들어가는 이형(차태현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휴먼 로맨스 코미디 영화이다.

VIP 시사회 무대인사에서 배우들은 공통적으로 “편안하고 따뜻한 영화”라는 표현을 했다. 영화를 보며 따뜻해질 수 있는 것은 누군가를 위하는 진실한 마음을 소중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 다른 사람 몸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의 주인공 이형은 여고생 말희(김윤혜 분), 모태솔로 식탐 선생 여돈(배성우 분), 이혼 위기의 형사 찬일(성동일 분), 치매 할머니 갑순(선우용여 분), 친구 찬영(임주환 분) 등 10대 여성, 30대 남성, 50대 남성, 70대 여성의 몸속으로 들어간다. 자신도 왜 그런지 모른 채 다른 사람의 역할을 하게 되는 이형은 각각 20년가량 터울이 있는 남녀의 몸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삶을 잠시씩 살게 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상황과 환경을 고루 겪게 된다고 볼 수도 있지만, 10대, 30대, 50대, 70대의 4명이 모두 같은 사람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다. 또한, 원래의 이형까지 포함해 5명이 모두 한 사람의 인생이라고까지 생각할 수 있다. 얼핏 보면 각각 특정한 경우의 이야기 같지만, 보편적인 모습을 간직한 우리의, 우리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갔을 때 이형은, 원래 그 사람이었으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그 사람을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이야기는 이론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쉽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입장일 수 있기에 실천이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이형이 했던 것처럼 가정하면 실제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기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의 입장은 마음과 생각뿐만 아니라, 몸도 같이 움직였을 때 실제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 사랑하는 사람들의 그리움과 감성

이 작품은 유재하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애절한 사랑이 아련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이 노래는, 영화에서 반복되면서 더욱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감성은 영화 전체를 감싸고 있는데, 너무 처지지 않도록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코미디가 함께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에서 1인 다역을 소화한 차태현뿐만 아니라, 그 상대 배역을 소화한 배우의 감성도 주목된다. 예를 들어 원래의 갑순은 선우용여였고, 그 안에 들어간 사람은 차태현인데, 갑순의 남편인 할아버지 역의 박근형은 선우용여와 차태현을 번갈아 갑순으로 보며 연기를 펼친다.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내용상으로 볼 때는 다른 사람의 몸 안으로 들어간 차태현이 감정과 감성의 혼돈을 겪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차태현을 포함한 두 사람을 한 사람으로 보며 연기해야 하는 오나라(찬일 아내 역), 장도윤(요셉 역), 김사희(다인 역)의 마음 또한 특별했을 수 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한 사람으로 생각하며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감성은 단지 외모만이 아닌 내면의 강한 울림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는 것 같다.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사랑하기 때문에’ 스틸사진. 사진=NEW 제공>

영화에서 차태현이 사랑하는 사람은 서현진(현경 역)인데, 마치 김유정(스컬리 역)과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흥미롭다. 김유정에게 완전한 제3자의 감성을 갖게 하지 않고, 친구 같은 케미를 느끼도록 설정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유재하는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서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준다고 ‘사랑하기 때문에’는 여러 차례 말한다. 유재하가 이 영화를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혼자만의 오해가 아닌, 해맑은 미소를 바보처럼 짓고 있지 않을까?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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