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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갤러리] ‘입 안의 소리 展’ 심으뜸 작가 ‘momentary attractions’

발행일 : 2017-01-06 16:21:42

제7회 2016 백석대학교 조형회화과 졸업전시회 ‘입 안의 소리 展’이 작년 11월 12일부터 21일까지 백석갤러리에서, 12월 28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가나아트스페이스에서 열렸다. 본지는 이번 졸업전시회에 참여한 작가 중 심으뜸 작가와 강맑음 작가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살핀다.

◇ momentary attractions 4, oil on canvas, 162.2×130.3, 2016

momentary attractions 시리즈는 어딘가를 바라보는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심으뜸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얼굴이 아닌 뒷모습을 보여주는데 쓸쓸하거나 처량하지 않고, 생동감이 느껴진다는 것이 흥미롭다. 얼굴 표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표정이 몸으로 드러난다는 점은, 작가가 얼마나 공을 들여 디테일에 집중했는지를 알려주는 단면이다.

‘momentary attractions 4, oil on canvas, 162.2×130.3, 2016’(이하 ‘momentary attractions 4’)을 만난 첫 느낌은 밤인데 밝다는 것이다. 또한 정적인 자세인데 생동감이 전달된다는 것이다.

‘momentary attractions 4’ 위쪽 실외는 어두운 밤인데, 그림 아래쪽 실내는 밝은 시간이다. 실외는 민낯이 아닌 실외를 통해 바라보는 실외인데, 칠흑같이 어둡지는 않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어둠의 시간에서 작가는 밝음을 찾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momentary attractions 4’는 안정된 정적 모습 속에서 동적인 생동감이 느껴진다. 뒷모습을 보여주는 여인은 의자에 앉아 있지만, 직접 보이지 않는 손은 노트북을 움직일 것으로 상상하게 만들고, 오른발과 왼발은 의자에 걸쳐 놓기만 해 고정된 이미지에 집착하려 하지는 않는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 높이의 의자에서 발을 통해 무게를 분산하지 않는 여인은, 언제든 바로 움직일 수도 있다고 보인다. 여인의 상의와 하의는 사진을 찍은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돼 있는데, 동작도 살아있고 색도 살아있다. 유리창으로도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어떤 표정일지 더욱 궁금해지며, 뒷모습이 주는 판타지도 그림 속에 포함돼 있다.

momentary attractions 4, oil on canvas, 162.2×130.3, 2016. 사진=심으뜸 제공 <momentary attractions 4, oil on canvas, 162.2×130.3, 2016. 사진=심으뜸 제공>

발이 땅에 직접 닿지 않는 높이의 의자 3개는 그림 속에서 비대칭적으로 배치돼 있는데, 좌우의 의자는 일부의 모습만 드러낸다. 정지해있는 의자가 아닌, 지금 막 무대로 등퇴장하고 있는 의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momentary attractions 4’의 그림자를 살펴보면 빛이 한 곳에서 비추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부 건물에서의 자체 조명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의 조명에 의한 그림자는 무척 사실적으로 느껴지는데, 그림자와 물체를 맞춰보면, 내부 조명은 한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그림 속에 표현되지 않은 물체가 그림자로만 표현되고 있는 것도 보인다.

여인의 눈은 노트북을 바라보고 있고, 스마트폰은 약간 떨어져 충전 중이다. 노트북을 사용하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노트북에만 집중하는 그림 속 여인의 모습은 주목된다.

여인이 하나에 집중한다면 노트북 너머 창문 밖의 야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창밖은 어둡지만 실내는 밝고,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은 그림 속 여인이 하나에 집중하는 정서와 연결해 생각할 수도 있다.

‘momentary attractions 4’의 오른쪽 가운데로 가까이 가서 측면의 시야로 그림 왼쪽 방향을 바라보면 안정적으로 느껴지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훨씬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

여인이 등을 약간 왼쪽 방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까이에서 보이는 옷의 생동감 있는 정서가 입체적인 느낌으로 이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느낌은 그림에서 여인을 가리고 다른 곳들만 볼 때 더욱 명백하게 확인될 수 있다.

◇ momentary attractions 1, oil on canvas, 162.2×130.3, 2016

‘momentary attractions 1, oil on canvas, 162.2×130.3, 2016’(이하 ‘momentary attractions 1’)을 통해 야외에서 뒷모습으로 보이는 두 여인과 만날 수 있다. 두 여인 모두 상의는 디테일하게 표현돼 있고, 하체는 근육이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심으뜸 작가가 옷의 피트와 근육 모두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얼마나 집중했는지 느껴진다.

‘momentary attractions 1’은 뚫려 있는 공간인데, 난간을 사이에 두고 세상이 나뉜다. ‘momentary attractions 4’에서 실내와 창문을 통해 보이는 실내로 양분한 구도와 비슷한 면이 있다.

momentary attractions 1, oil on canvas, 162.2×130.3, 2016. 사진=심으뜸 제공 <momentary attractions 1, oil on canvas, 162.2×130.3, 2016. 사진=심으뜸 제공>

‘momentary attractions 1’이 영화의 스틸사진이라면, 그린스크린에서 두 여인을 찍은 후 수채화 같은 그림을 배경으로 사용해 크로마키로 합성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유화의 선명성을 통해 근경의 여인과 난간을 도드라지게 만들고, 원경의 나무에는 수채화 같은 서정성을 부여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림에서 원경과 근경을 분리해 바라보면 CG 같은 입체성도 보인다. 왼쪽 여인은 두 발을 땅에 모두 대고 있으나 좌우 완전 대칭이 아닌 비스듬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오른쪽 여인은 한 발을 난간 턱에 올려 동작의 변화를 준다.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 여인이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었으면, 디테일이 주는 동적인 느낌이 지금처럼 살아있지 못 했을 수도 있다.

‘momentary attractions 1’과 ‘momentary attractions 4’를 보면서 심으뜸 작가가 남자의 뒷모습을 그렸거나, 아니면 여인의 앞모습을 그렸다면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그가 끌린 순간을 담을 앞으로의 작품들에 관람객들이 어디까지 끌리게 될지 기대가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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