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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국악] 완성도 높은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

발행일 : 2017-01-15 12:33:39

국립창극단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가 1월 11일부터 22일까지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극본 장성희, 연출 임도환, 작곡 및 음악감독 이지수, 소리만들기(작창) 박인혜가 전 세계를 매혹시킨 걸작 동화 ‘미녀와 야수’를 창극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1962년 창단해 올해 56살이 된 국립창극단이 미래 관객 개발을 위해 제작했으며, 어린이 창극이라고 대충 만든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관람하면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다. 국립창극단의 스타 단원 김준수를 비롯해 우지용, 장서윤, 김유경, 남해웅, 최용석 등이 출연한다.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판소리와 뮤지컬 넘버가 만난 창극

어린이 창극 ‘미녀와 야수’는 판소리를 고전적으로만 해석하지는 않는다. 주인공인 김준수(야수 역)의 판소리는 전통 판소리에 가깝고, 남해웅(아버지 역)은 전통 소리를 따르면서도 관객들이 듣기 편하고 가사를 잘 알아듣도록 표현한다. 남해웅의 코믹한 연기와 맛깔나는 소리는, 보는 재미와 듣는 즐거움을 모두 선사했다.

‘미녀와 야수’는 추임새를 넣으며 함께 하기보다는 박수를 치며 즐길 수 있는 음악극으로 느껴지는데, 장서윤(아리 역)은 판소리가 아닌 뮤지컬의 음악인 뮤지컬 넘버를 독창으로 부르기도 하고, 장서윤과 김준수는 2중창 뮤지컬 넘버로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미녀와 야수’는 판소리와 뮤지컬 넘버가 함께 한 창극이다.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미녀와 야수’는 판소리의 전통적인 전달, 판소리의 해학적인 전달, 그리고 뮤지컬적인 요소를 노래에 반영해 친근함과 음악적 다양성을 줬다. 이번에 인턴 단원으로 참여한 장서윤은 소리 실력과 넘버 소화력, 안정된 연기력으로 김준수와 케미를 이뤄 기대되는 유망주로 손꼽히고 있다.

음악은 라이브 연주로 진행됐는데, 무대를 바라보며 왼쪽 관객석 위쪽에 연주자들이 자리 잡아 라이브의 현장감을 살리면서도 관객들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았다. 마이크를 사용했기 때문에 연주자 위치가 소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연주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국악관현악이 자연음향으로 연주하지 않고 각각의 악기에 마이크를 사용해 볼륨을 조절하는 것은 관현악이 주는 감동을 저하할 수 있지만, 창극 연주에서의 적절한 마이크 사용은 효율적이면서 필요한 경우도 많다. 공연의 형태와 특성, 장소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는 연출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녀와 야수’는 보여준다.

◇ 언어유희와 해학

‘미녀와 야수’는 언어유희와 해학을 담고 있다. 우지용(이야기꾼 역)은 공연 중 어린이 관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참여와 호응 유도하고, 벼룩시장에서는 모든 것을 다 파는데 벼룩은 팔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재미있는 언어유희를 펼친다.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김유경(공주 역)의 등장에 무대에 있는 사람들은 왜 공주인지 한 마디씩 거든다. ‘미녀와 야수’에서의 언어유희와 해학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줄 수도 있고,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썰렁함으로 다가갈 수도 있는데, 이런 언어유희는 대부분 음악과 함께 이뤄져 다음 장면으로 바로 연결되도록 연출해 관객들이 각자 성향에 따라 느끼게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최용석은 꼬리 없는 똥개 동경이 역을 맡아, 소리 중 새타령의 리듬을 차용하는데 개의 모습을 한 소리꾼의 새타령 리듬은 관객들을 크게 웃게 만들었다. 판소리 또는 전통 리듬 중 일반 관객들에게 익숙한 부분을 변형해 적용하는 것도 관객 공감과 참여라는 면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한 시간이었다.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설치 미술 같은 무대 디자인, 동화 같은 영상 디자인

‘미녀와 야수’의 무대 장치는 마치 설치 미술을 보는 것 같았다. 그 무대 장치 위에 상영된 영상은 동화 같은 느낌을 줬는데, 파스텔 톤의 색감을 전달하기도 하고, 유화같이 진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일부는 고정되고 일부는 움직이는 영상의 변화는 무대 장치의 위치 변화와 함께 이뤄지기도 했다.

‘미녀와 야수’에서의 다양한 오브제는 상반된 정서를 한 무대에서 표현하는데 효과적이었다. 사냥꾼이 죽인 사냥감의 사체로, 사냥을 성공적으로 끝냈다는 것을 과시하는 일종의 기념품인 헌팅 트로피, 태엽을 감으면 자동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인 오르골, 향기 없는 장미에 향기를 불어넣은 향수, 그리고 온갖 물건들을 팔고 사는 장소인 벼룩시장이 ‘미녀와 야수’에 등장한다.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미녀와 야수’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아동청소년극 특히 아동극의 경우, 움직임과 음악을 포함한 소리는 무척 중요하다. 우리나라 어른들은 스토리텔링을 집착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공연에서 대사가 무척 중요한데, 어린이들의 경우 대사가 많아지면 금세 지루해하는 경향이 있다.

대신 작은 움직임에도 무척 민감하게 작용하고, 음악이 들리는 시간에는 잡담 없이 몰입해 집중하는데, ‘미녀와 야수’는 이런 아이들 관객의 특성을 잘 반영해 만든 작품이다. 무엇보다도 어른들을 위한 창극 못지않게 디테일까지 챙겨 만들었다는 점이 돋보인다.

‘미녀와 야수’가, 판소리와 창극이 미래 관객, 아니 현재의 어린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줘 우리 전통의 소리를 어른들처럼 인내하며 듣지 않고, 정말 즐기며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의 피 속에는 이미 그런 정서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선입견 없이 다가간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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