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등장한 코란도 C는 쌍용차 부활을 알린 상징적인 존재다. 장기간의 파업을 겪은 이후 내놓은 코란도 C는 프레임 타입 일색이었던 쌍용차 SUV 라인업에 처음 등장한 모노코크 타입 모델이기도 했다.
2013년 부분 변경을 거친 코란도 C는 올해 1월에 또 한 번의 변신을 거쳤다. 쌍용차에서는 2011년 4세대 모델 이후 5세대로 진화했다고 강조하지만 사실상 또 한 번의 부분 변경 모델로 볼 수 있다.
이번 시승은 24일 서울 역삼동을 출발해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장을 다녀오는 구간에서 이뤄졌다. 하루 동안 290㎞ 거리를 이동하는 강행군이다.
변화는 안팎으로 이뤄졌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를 바꿔 구형보다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눈썹을 치켜 올린 듯한 헤드램프는 밋밋했던 구형의 램프에 비해 훨씬 또렷해 보인다. 범퍼에는 방향지시등을 달고 바로 그 아래에 안개등을 넣었다. 전반적으로 심플했던 구형에 비해 디자인 요소는 많아졌지만 약간 복잡해진 느낌도 든다.
실내에서는 그립력이 좋아진 스티어링 휠과 달라진 내장재가 눈에 띈다. 티볼리의 것을 옮겨 온 것 같은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의 손이 주로 가는 위치에 굴곡을 줘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다. 또, 다소 올드한 느낌이었던 구형의 우드 그레인 대신 티탄 칼러를 써 한층 스포티해 보인다.
최고출력 178마력의 2.2 디젤 엔진은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룬다. 티볼리에 장착돼 호평을 받았던 아이신 변속기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응답성이다. 1400~2800rpm에서 발휘되는 최대토크를 무리 없이 구동력으로 이끌어주는 변속기 성능은 믿음직하다.
시승차 중 단 두 대만 해당되는 4륜구동 모델의 성능 또한 만족스러웠다. 4륜구동은 엔진의 출력과 토크가 부족할 경우 답답한 느낌을 주는데, 이 차는 다행히도 그렇지 않았다. 평소엔 앞바퀴굴림처럼 달리다가 접지력에 변화가 생길 때만 영리하게 구동력을 변화시키는 능력도 갖췄다.
급가속 때의 소음은 귀에 거슬린다. 2000rpm을 넘기면 흡기 인테이크를 거쳐 엔진으로 들어오는 소음이 급격히 커진다. 다만 정속주행 때의 소음은 괜찮은 편이다.
굽이치는 길을 빠르게 달릴 때는 뒷바퀴가 다소 튀는 경향을 보인다. 대신 평소에는 단단한 서스펜션이 안정된 차체 움직임을 보여준다.
코란도 C는 뒷좌석에 자랑거리가 많다. 투싼이나 스포티지처럼 가운데 바닥에 돌출 부위가 없어 뒷좌석 가운데에 앉더라도 불편하지 않다. 뒷좌석 등받이 조절(리클라이닝) 기능은 코란도 C가 동급 최초로 적용한 것으로, 투싼과 스포티지도 상품성 개선모델에 반영하고 있다. 쌍용차 맹진수 부장은 “르노삼성 QM6는 이 기능이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다”고 강조한다.
이번 시승에서 리터당 연비는 12.4㎞를 기록했다. 제원표에 나온 리터당 고속도로 연비 13.9㎞에는 못 미치지만, 3명이 타고 급가속 테스트를 한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뉴 코란도 C는 기존에 부족했던 점을 채우고 보완해 상품성이 크게 강화됐다. 톡 튀는 것보다는 모든 것이 적당한 느낌이다. 가격은 2243만~2877만원인데, 시승차는 최고급형(DX)에 레드 인조가죽 시트 패키지만 빠진 풀 옵션 모델로 가격이 3080만원이다. 가격 면에서는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도 경쟁상대로 볼 수 있다.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지만, 코란도 C만의 장점을 널리 알린다면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