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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언니가 죽었다’(감독 심민희)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6)

발행일 : 2017-02-02 10:00:19

심민희 감독의 ‘언니가 죽었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영화 초반 음악에 나오는 가사인 ‘케세라세라’는 ‘원하는 대로 이뤄지리라’는 뜻과는 달리 반어적인 뉘앙스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반어적인 뉘앙스라기보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친자매일지라도 모르는 면이 많을 수 있다

‘언니가 죽었다’에서 언니 우희(황승언 분)가 아쉬운 게 뭐가 있다고 자살했겠냐고 엄마(강말금 분)에게 말하는 동생 우주(전여빈 분)은 언니의 자살을 믿지 않는다. 언니의 폰 안에 남겨진 흔적을 찾아 나선 동생은, 언니에 대해 잘 모르던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니, 모르던 면이 훨씬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겉으로 보이에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서로 잘 모르는 면은 의외로 많을 수 있다. 가까운 사람끼리는 모든 이야기를 나눌 것 같지만, 가까운 사람에게는 이야기하지 않거나 오히려 숨기는 경우도 많다.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그렇기 때문에 같이 있을 때는 잘 모르다가 헤어지고 난 후, 상대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야 그 사람에게 그런 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언니가 죽었다’는 언니의 흔적을 찾아가며, 그동안 언니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데, 우리 주변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죽은 사람에 대해 마구 말하는 사람들

세상에는 남의 이야기라고 무책임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언니가 죽었다’에서도 죽은 우희에 대해 “동공이 침침한 게 눈빛이 이상했다”, “여우, 개여우였다”, “친한 게 아니라 잠깐 알바 같이 한 정도였다”라는 식으로 주변 사람들은 함부로 이야기한다.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실제 병원이나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들 중에는 위로를 가장해 그간 하고 싶었던 비난을 쏟아놓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적대적이었던 사람들이 아니라 친하다고 보였던 사람들이다. 적대적이었던 사람들은 문병을 오거나, 장례식장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언니가 죽었다’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언니가 죽었다’는 잘나가는 것으로 보였던 언니에게도 세상의 경쟁은 버거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변의 기대가 많았기에 언니는 더욱 힘들었을 수 있다. 열심히 살아가려고 할수록 힘들어짐을 느끼는 세상의 많은 영혼들이 이 영화를 통해 힘내기를 바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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