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토일드라마 ‘보이스’와 tvN의 ‘시그널’이 만나서 공통의 시즌2 드라마를 만든다면 어떨지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전 기사에서 살펴봤던 것과 같이 두 드라마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기에, 공통의 시즌2 제작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색다른 재미 또한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 두 드라마의 연결 접점, 오래된 미제 사건과 골든타임 내 해결해야 하는 긴급 사건
‘시그널’은 1980~90년에서 2010년대를 연결하는 오래된 미제 사건을 다루고 있고, ‘보이스’는 골든타임 내에 사건을 해결이 필요한 긴급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두 드라마의 배경은 각각 특정 도시로, 전국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시그널’은 드라마 속 과거에 있던 이재한(조진웅 분)과 현재에 있던 박해영(이제훈 분), 그리고 과거와 현재에 모두 등장하는 차수현(김혜수 분)이 모두 현재의 시간에 모였지만 같이 만나지는 않은 채,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보이스’와 ‘시그널’을 엮는다면 당연히 경찰과 사건일 것이다. ‘시그널’의 마무리와 ‘보이스’의 현재는 시간상으로 가깝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떨어진 두 시간을 연결하는 재미는 줄어들 수 있다.
미래에는 112 고객센터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골든타임팀의 현재성을 살려 ‘보이스’의 시간을 고정한다면, ‘시그널’의 이재한, 박해영, 차수현이 있는 시간은 10년 후 미래로 설정할 수 있다.
◇ 연결되는 범죄 사건은 어떻게 정해져야 하나? 서로의 연락 방법은?
장기 미제 전담팀이 10년 후에 가 있다면, 해당 사건은 10년 후에도 미제 사건이어야 하며 10년 후에 봤을 때 초기 대응을 잘 했으면 범죄를 막거나 범인을 잡을 수 있는, 현재에서 볼 때는 생생한 사건이 될 것이다.
골든타임 내에 초기 대응을 못하면 장기 미제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무척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고, 현재의 사건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청하기 때문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시즌2 초반에 박해영과 차수연은 같은 곳에 소속돼 있고, 이재한은 몇 회가 지나면서 합류해 그 사이에 개인의 스토리 속 다른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담을 수도 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도 사회적 비리, 사회악, 가진 자 의 횡포는 계속된다는 경종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시그널’에서 특정할 때만 과거와 현재를 연결했던 무전의 역할은, 112 신고센터로 대체할 수 있다. 10년 후에서 볼 때는 10년 전에 경찰들에게 업무용으로 나눠준 구형폰으로 박해영이 112 신고센터에 장기 미제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그 전화를 현재의 112 신고센터에서 박은수(손은서 분)이 받게 된다.
장기 미제 사건에 대한 제보라고 하는데 현재의 이야기 같다며 박은수는 센터장 강권주(이하나 분)에게 보고를 하고, 남들이 못 듣는 소리를 센터장이 듣는다고 하니까, 너(박은수)는 남들이 못 받는 미래로부터 온 전화를 받느냐고 주변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 두 드라마 사이에서의 인물의 연결은?
‘시그널’에서 현재의 프로파일러 박해영은 과거의 형사 이재한이 돌봤던 아이였다는 것이 밝혀지며 드라마 속 과거와 현재가 사건뿐만 아니라 인물로도 이어지는 것을 보여줬다.
‘보이스’에서 초등대처 미흡이라는 언론의 질타 속 강권주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왔는데, 그곳에서 만난 적이 있었던 사람이 ‘시그널’의 이재한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시그널’ 마지막에 이재한의 행방을 확실하게 알려주지 않고 열린 결말로 끝냈기 때문에, 사라진 것으로 보였던 이재한이 유학을 다녀와 지금 현재에는 없는 역할을 하는 특수 경찰이 될 수도 있다. 유학을 다녀온 이후 이재한은 박해영과 차수현을 멀리서 보고 있었지만, 그런 사실을 박해영과 차수현은 10년 동안 알지 못한 것이다.
무진혁의 아들이 10년 후 장기 미제 전담팀이 쫓고 있는 사건 중 하나의 피해자라고 추가로 설정할 수도 있다. ‘보이스’가 시즌2를 위해 암시와 복선을 깔지 않더라도, 열린 결말로만 마무리한다면 ‘시그널’과 만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
‘보이스’와 ‘시그널’이 만난 시즌2가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못한다면 웹툰으로 제작되는 것은 어떨까? 시즌2를 이전 시즌으로만 해야 한다는 틀을 벗어난다면, 시즌2의 장르도 변경할 수 있다는 유연성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