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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주크박스 뮤지컬의 신선한 활용 ‘그날들’

발행일 : 2017-02-26 20:39:01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장유정 작/연출의 ‘그날들’이 2월 7일부터 3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앙코르 공연 중이다.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 전 그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그날들’은 김광석이 부른 노래들로 만들어진 주크박스(Jukebox) 뮤지컬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은 기존 곡의 분위기와 뉘앙스를 그대로 살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날들’은 기존 느낌을 살린 곡도 있지만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도록 편곡해 사용하기도 하고, 같은 곡을 다른 상황에 반복해 사용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전달했다.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원곡의 뉘앙스와는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주크박스 뮤지컬

주크박스는 음악상자를 뜻한다. 왕년의 인기를 누린 대중음악을 뮤지컬의 노래인 뮤지컬 넘버로 재활용해 만든 뮤지컬을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하며, ‘그날들’은 김광석이 부른 노래 ‘그날들’을 비롯한 곡들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기존의 곡을 활용해 뮤지컬을 만들 때는 노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원곡의 전곡을 그대로 살려 사용하기도 하고, 일부를 그대로 차용해 사용하기도 한다. 한 가수, 한 작곡가의 노래가 아닌 다른 가수, 다른 작곡가들의 곡을 섞어 넘버를 꾸미기도 하는데, 편곡이 들어가더라도 기존의 정서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날들’은 같은 노래인데 무척 새롭게 편곡한 곡이 많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김광석의 노래는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가슴을 절절하게 후벼 파는 경우가 많은데, ‘그날들’은 이런 김광석의 노래를 군가와 같이 절도 있는 음악으로 변형했고 그 변형이 무척 잘 어울린다는 점이 주목된다.

편곡해 노래를 부르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고, 리메이크가 아닌 원곡을 기반으로 한 창작곡 같은 느낌을 주는 새로운 곡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보면 ‘그날들’이 시대적 트렌드를 무척 잘 따라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주크박스 뮤지컬을 제작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나 시도해본 사람들은 원곡은 좋은데 그 감성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뮤지컬의 스토리를 억지로 끼워 맞춰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날들’은 기존 원곡의 분위기와 뉘앙스를 살릴 수도 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무척 모범적인 사례이다. 주크박스 뮤지컬을 시도하다가 난관에 부딪힌 적이 있는 사람들, 뮤지컬과 또는 창작과에서 뮤지컬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날들’의 넘버 활용법을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화려한 액션, 빠른 움직임과 스토리의 전개, 원곡과 다르게 창작된 스토리텔링

‘그날들’은 빠른 움직임과 화려한 액션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와이어 액션과 공중회전 동작, 절도 있는 군무, 무대 전환도 빠르게 이뤄져 ‘그날들’은 언제 시간이 흘렀을지 모를 정도로 몰입감을 준다.

20년 전인 1992년의 청와대 경호원인 정학(유준상, 이건명, 민영기, 오만석 분)과 무영(오종혁, 양요섭, 손승원 분), 2012년의 경호원인 대식(최지호, 김산호 분)과 상구(박정표, 정순원 분)과 앙상블은 노래와 춤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액션도 소화한다.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김광석 노래 원곡의 서정성은 ‘그날들’의 후반부에 가서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텔링이 됐다는 점도 눈에 띄는데, 대통령 전담 요리사인 운영관(서현철, 이정열 분), 청와대 도서관 사서(이봉련, 이진희 분), 수지(이다연 분) 등 경호원 역을 맡지 않은 배우들은 군가 또는 행진곡처럼 변형되지 않은 원곡의 뉘앙스에 가깝게 넘버를 소화한다.

◇ 영화와 같은 교차 연출, 같은 뮤지컬 넘버 다른 상황

‘그날들’은 20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된다. 2012년에 발견된 1992년의 흔적, 그리고 두 시간에 모두 존재하는 정학은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되는데, 두 개의 사건, 두 개의 이야기는 마치 영화처럼 무대에서 교차 연출된다.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각각 진행되던 이야기는 20년 전 1992년의 그녀(김지현, 신고은 분)와 경호원 무영, 2012년의 대통령 딸 하나(문희라, 이지민 분)와 하나의 수행 경호원 대식의 모습이 교차적으로 보이며 연결된다.

같은 뮤지컬 넘버가 1992년과 2012년에 각각 적용돼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는 점도 흥미롭다. 뮤지컬 넘버의 반복이 주는 재미를 변형해 활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날들’ 공연사진.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회전 무대 또한 입체감을 줬는데, 등장인물이 서있고 무대가 회전할 때는 마치 영화에서 카메라가 회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고, 회전 무대의 회전 속도와 같이 반대 방향으로 걸을 때는 같은 곳에 있는데 배경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날들’는 스토리도 재미있고, 주크박스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사례로 공부할 수도 있으며, 김광석의 노래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작품이다. ‘그날들’은 커튼콜 데이를 운영해 커튼콜 시간을 콘서트 현장처럼 만들기도 하는데, 뮤지컬 넘버를 관객들과 같이 부르는 싱얼롱 공연이 펼쳐진다면 관객들의 호응은 어떨까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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