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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발행일 : 2017-03-01 21:03:25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이하 ‘OES의 죽음과 소녀’)가 2월 2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됐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이하 OES)의 제6회 연주회로 이뤄진 이번 공연은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하는 비올리스트 이승원이 협연했다.

올해는 슈베르트 탄생 220주년을 맞는 해로, 이번 공연에서 OES는 OES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현악 앙상블의 진수를 보여줬다. 소규모 관현악단인 챔버 오케스트라가 전하는 슈베르트의 절절한 절규를 ‘OES의 죽음과 소녀’는 들려줬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 바흐, ‘비올라 협주곡(Beyer Viola Concerto in c, W.C77)’

‘OES의 죽음과 소녀’의 첫 연주곡은 바흐의 ‘비올라 협주곡’이었다. OES의 지휘자이자 음악감독인 이규서와 각별한 우정을 자랑하는 것으로 음악계에 알려져 있는 비올리스트 이승원이 협연했다.

이승원은 꼿꼿이 서 있는 자세로 비올라와 프레임을 유지한 안정된 모습으로 연주했다. 관객석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45도 가량 오른쪽을 바라보면서, 지휘자와 관객석을 같이 볼 수 있는 시야를 유지했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이승원은 여유 있는 자세로 표정 변화도 거의 없이 연주를 진행했다. 협연자이기 때문에 심취한 동작으로 연주를 해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할 수도 있었겠지만,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아닌 챔버 오케스트라에서 다른 연주자들과 소리의 화음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OES의 비올라 연주자의 위치는 이승원과 가장 멀리 배치돼 각자의 소리를 모두 살아있을 수 있도록 존중됐다는 디테일도 눈에 띈다. 이승원의 독주 파트에서 지휘자 이규서는 정지 자세로 협연자의 연주에 집중했고, 이승원은 비올라 연주를 튀지 않으면서도 인상적으로 했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OES는 지휘자 이규서와 단원들과의 음악적 교감과 이해가 뛰어난 오케스트라로 알려져 있는데, 이승원과 이규서도 서로 맞추고 배려하려고 눈에 띄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케미를 보여줬는데, 두 젊은 아티스트가 지속적으로 만들 음악적 교감과 성과가 기대된다.

비올라는 바이올린보다는 낮은 음역을 담당하며, 내면으로 깊게 들어가는 첼로보다는 높은 음역을 담당한다. 어떻게 표현하는가, 어떻게 연주하는가에 따라 비올라는 두 악기 사이에서 묻힐 수도 있고 돋보일 수도 있는 악기이다.

이승원은 ‘비올라 협주곡’을 진지하고 몰입된 표정으로 연주했는데, 질주하는 부분에서도 묵직함을 놓치지 않고 이어져 비올라 소리에 감정이입된 관객들이 감정선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도록 소화했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 슈베르트 현악 사중주 ‘죽음과 소녀(Quartet №14 in d for Strings, D 810 "Der Tod und das Mädchen")’(오케스트라 버전)

슈베르트 현악 사중주 ‘죽음과 소녀(Quartet №14 in d for Strings, D 810 "Der Tod und das Mädchen")’(오케스트라 버전)(이하 ‘죽음과 소녀’)는 OES가 어떤 현악 앙상블인지 보여준 시간이었다.

1st Violin 수석인 장은정의 솔로 파트 연주를 바이올리니스트 마계원이 이어받으며 화음을 넣는 조화는 인상적이었는데, 장은정의 독주 공연은 어떨까 기대하게 만들었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지는 1st Violin의 두 번째 줄에서 연주했는데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느낌을 줬다. 가녀린 체구에서 전달하는 음악적 포스가 주목됐는데, 필자가 관람한 좌석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연주했기 때문에 생생한 느낌이 더욱 잘 전달됐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더블베이시스트 남한나는 자신이 연주하지 않는 시간에도 리듬을 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더블베이스를 연주해야 하는 타이밍을 멈춰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연주를 계속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 감정선의 유지라는 면에서도 중요하게 생각됐고, 연주자의 즐기는 표정이 관객석으로도 직간접적으로 전달된다는 면에서도 의미 있게 생각된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2nd Violin은 1st Violin과 반대편에 위치했는데, 2nd Violin는 연주 공간의 균형과 연주 소리의 균형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2nd Violin 수석인 천현지와 바이올리니스트 서유나는 안정적인 연주를 들려줬고, 두 번째 줄에서 연주한 바이올리니스트 박민주의 표정에는 열정이 묻어났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첼로 수석 임재린은 연주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첼리스트 김효정은 연주하면서 지휘자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는데, 지휘자 앞 정면에 위치했기 때문에 첼로를 바라봐도 시야에 지휘자가 보일 수 있는데도 지휘자와 적극적인 호흡을 하려고 하는 모범적인 자세를 보여줬다. 김효정은 협연을 할 때도 지휘자, 오케스트라와 소통하는 연주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바이올린 수석 정승아는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연주에 임했다. 비올리스트 최민경은 정승아와 함께 평정심을 유지하는 연주를 들려줬다. 첫 연주곡인 ‘비올라 협주곡’의 협연자가 비올리스트였는데 위축되지도 않고 경쟁의식을 느끼지도 않는 연주를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 매 지휘마다 눈부신 발전과 도약을 보여준 지휘자 이규서

이규서는 지휘 단상에 올라가지 않고 지휘를 했다. 연주자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겸손함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지휘자와 연주자의 직접적인 소통으로 연주를 살아있게 만든다는 점이 더욱 의의가 있다.

강약조절, 완급조절에 있어서 베테랑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 같은 이규서는, 이번 공연에서 완급조절을 할 때도 이전 공연의 지휘보다 힘이 훨씬 적게 들어갔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가 짐작되는 시간이었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협연자를 제외하고 이번 공연의 지휘자만 남자였는데, 남자 지휘자와 여자 연주자들은 감성을 맞추려는 노력을 서로 했을 것이다. 가장 훌륭한 노력은 아마도 연습이었을 것인데, OES는 제6회 연주회가 아닌 제60회 연주회처럼 느껴진, 호흡과 교감을 전달하는 연주를 들려줬다.

이규서는 왼손을 떨며 몸 안쪽으로 서서히 가져오는 지휘를 하기도 했는데, 진한 울림을 내면으로 수렴하라는 의미로 보였다. 실제로 연주도 그렇게 흘러갔다. 음 하나하나에 지휘를 하기도 하고, 분위기와 뉘앙스로 지휘하는 시간도 있었다. 서서히 차분하게 변화하기도 했고, 훅 들어오고 훅 나가기도 했다. 현악으로 구성된 챔버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대규모 오케스트라 이상의 역동감을 줬다.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오케스트라 앙상블 서울 OES의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리허설사진. 사진=Shin-Joong Kim 제공>

OES 단원의 독주 파트의 연주에서는 협연자의 독주 파트 연주처럼, 이규서는 큰 동작의 지휘 없이 독주 파트 연주자의 페이스를 지켜주기도 했다. 이규서는 OES의 독주 파트 연주자들이 대규모 오케스트라에서 협연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오버랩해 봤을 수도 있다.

‘죽음과 소녀’의 마지막은 열정과 분노의 지휘로 마무리됐다. 분노할 정도의 열정처럼 보이기도 했고, 열정적 분노로 보이기도 했는데, 절제할 수 있다면 아티스트의 분노는 위대한 예술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착하고 조용해 뵈는 이규서가 보여준 열정 이상의 분노는 지휘자로서 음악가로서 이규서의 발전과 도약이 지금까지의 성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할 수 있다는 암시를 던져줬다는 점이 돋보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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