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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인터뷰] 음악적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피아니스트 윤유진

발행일 : 2017-03-04 14:31:26

피아니스트 윤유진, 피아노 리사이틀 “손끝으로 그리는 순례”가 3월 10일(금) 금호아트홀에서 1년 만에 독주회로 열린다.

부산예고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 김대진 교수를 사사한 후 도미하여 줄리아드 음대와 메네스 음대에서 Martin Canin 교수와 Arkady Aronov 교수를 사사하며 학업을 마친 윤유진은, 월간음악 콩쿠르 1위, 부산교육위원회 콩쿠르 1위를 비롯하여 삼익 콩쿠르 등 다수의 주요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내다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당시 제5회 한국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메네스 음대 졸업 당시에는 최고 피아니스트상(Marian Marcus Wahl Memorial Award)을 수상했고, 귀국독주회를 통해 평단으로부터 “강렬한 터치와 깔끔하고도 화려한 음색을 갖춘 연주자”라는 호평을 받은 그녀는, KBS “문화속으로”, "명작스캔들" 등 다수의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했고, 김대진의 청소년음악회 협연, KBS 교향악단 협연, 부산시향 협연, 금호아트홀 독주회, 예술의전당 독주회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피아니스트 윤유진. 사진=Dongwook Shin 제공 <피아니스트 윤유진. 사진=Dongwook Shin 제공>

다음은 윤유진과의 일문일답

- 1년 만에 독주회를 갖는 소감은?
작년 3월 독주회 이후 정확히 1년만의 독주회입니다. 매번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연주를 준비하는 것이 도전이긴 하지만, 저의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과 음악을 통해 대화하며 소통할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번 독주회 프로그램을 소개하자면?
지난 번 독주회는 한 명의 작곡가(쇼팽)를 집중 조명하는 일종의 기획 연주로 구성했으나, 이번 독주회는 제가 좋아하는 세 명의 작곡가의 작품으로 구성했습니다.

전반부에는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작품번호 41과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을 연주하는데,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은 그의 피아노 작품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곡으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달빛’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후반부에는 리스트의 순례의 해 중 “두 번째 해, 이탈리아”를 연주합니다. 순례의 해는 작품 전체를 완성하는데 40년이나 걸릴 만큼 리스트가 작곡한 피아노 솔로 곡 중 가장 규모가 큰 작품으로서, 여행의 인상을 기록한 음악적 여행기로 불립니다.

피아니스트 윤유진. 사진=지클레프 제공 <피아니스트 윤유진. 사진=지클레프 제공>

- 순례의 해 중 “두 번째 해, 이탈리아”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하자면?
이 작품은 연주시간만 50분이 넘는 대곡입니다. 이번 리사이틀의 하이라이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체 7곡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곡에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각 부제가 그 곡의 느낌을 매우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첫 번째 곡인 “혼례(Sposalizio)”는 밀라노의 브레라 미술관에 소장된 라파엘로의 ‘성모 마리라의 결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순결함을 느낄 수 있고, 두 번째 곡인 “생각하는 사람(Il Penseroso)”은 피렌체의 메디치 무덤에 세워져 있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작품이며, 네 번째부터 여섯 번째 곡인 “소네토” 시리즈는 파스텔 톤의 서정성이 느껴지는 곡입니다.

이번 연주를 통해 리스트가 보고 느낀 이탈리아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하고 싶습니다. 전곡을 다 감상하고 나면 ‘순례의 해’라는 제목처럼 마치 이탈리아를 여행(순례)하고 온 듯한 기분을 느끼시게 하고 싶네요.

- 순례의 해 중 “두 번째 해, 이탈리아”를 레퍼토리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순례의 해는 리스트의 피아노 솔로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큰 대곡입니다. 따라서 순례의 해에 수록된 곡들을 단편적으로 연주하는 경우는 많아도 전곡을 연주한 연주자가 드문 만큼 연주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라, 오래 전부터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 자신만의 음악 철학이 있다면?
청중이 연주를 들을 때 작품의 음악적 메시지가 명확히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음악적 메시지에는 직관적인 것과 논리적인 것이 병존하지만, 청중이 들었을 때 그 의미가 확실히 전달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감정과 이성이 조화를 이뤄야만 설득력 있는 음악이 완성되고 그러한 음악의 메시지가 보다 분명히 청중에게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곡 해석법은 제가 학업을 통해, 그리고 2004년 귀국 후 10여 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방면으로 부단히 연구한 끝에 도달한 저의 확고한 철학입니다. 매번 연주를 할 때마다 이러한 음악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유진 피아노 독주회’ 포스터. 사진=지클레프 제공 <‘윤유진 피아노 독주회’ 포스터. 사진=지클레프 제공>

- 세계적인 여류 피아니스트 Alicia de Larrocha(알리시아 데 라로차)로부터 “탁월한 음악적 능력과 감성을 지닌 아티스트”라는 극찬을 받아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
매년 여름 뉴욕에서는 세계 피아니스트들의 축제라 불리는 International Keyboard Institute & Festival(“IKIF”)이 열립니다. 미국 유학 시절 IKIF에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Alicia de Larrocha, Vladimir Feltsman(블라디미르 펠츠만), Jerome Rose(제롬 로즈), Jeffrey Swann(제프리 스완) 등 세계적인 대가들로부터 마스터클래스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Alicia de Larrocha가 제 연주를 높이 평가한 것 같습니다.

- 실내악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실내악은 앙상블의 예술입니다.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악기로 수많은 조합이 가능한 매력적인 음악장르이며, 각기 다른 악기의 연주자들끼리 친밀한 분위기에서 교감을 나누며 섬세하게 협력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한예종 동문들로 구성된 The Great Ensemble of KNUA의 창단 멤버로 활동하며 실내악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한 말씀
리스트의 음악적 깊이를 최대한 표현해내는 것이 이번 리사이틀의 가장 큰 목표이자 제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대곡을 연주하는 만큼 육체적, 정신적으로 만만치 않은 도전이지만 호소력 있는 연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윤유진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매번 거의 만석을 이룰 정도로 일정한 팬 층이 형성되어 있다. 자신의 연주를 듣고 클래식 공연의 재미에 빠져 매번 공연마다 찾아오는 관객들을 만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그녀는 “클래식 공연은 ‘듣는 것’이 아니라 ‘보고 듣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뮤지컬을 음반으로 듣는 것과 공연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것을 과연 비교할 수 있을까요? 피아노 리사이틀도 똑 같습니다. 클래식 공연이 낯설게 느껴지신다면 제 공연이 아니더라도 실력 있는 연주자의 연주를 꼭 한번쯤은 찾아서 관람하시면 클래식 공연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라고 말하는 피아니스트 윤유진. 매번의 공연마다 명확한 곡 해석력과 뛰어난 음악성을 갖추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그녀가 과연 이번 리사이틀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할지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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