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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1) 공감으로 시작,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 구축

발행일 : 2017-03-05 17:28:07

CP 배경수, 제작 정훈탁, 황기용, 연출 이재상, PD 조웅, 극본 이정선의 KBS 2TV 주말연속극 ‘아버지가 이상해’의 첫방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갔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만들며 시작한 ‘아버지가 이상해’는 마치 몇 주간 시청해 온 드라마처럼 편안하게 시청자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매력을 발휘했다.

등장인물의 캐릭터도 극단적인 독창성보다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어서, 시청자들은 내가 그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며 감정이입할 수 있다. 높은 시청률로 시작한 ‘아버지가 이상해’는 총 50회라는 롱런의 기간 동안 40% 이상의 시청률을 낼 것이라고 예상되는데, 게시판을 들끓는 캐스팅에 대한 논란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는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가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주말연속극이기 때문에, 극도로 반대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일부 목소리라고 여기며 그냥 지나갈지에 대한 제작진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드라마는 극도의 호불호가 노이즈 마케팅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21%가 넘는 놀라운 시청률로 시작한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노이즈 마케팅이 발생한다는 것은 마케팅이 아닌 노이즈로만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으로 공감을 만들며 시작

‘아버지가 이상해’의 시작은 흥미롭다. 16부작 미니시리즈의 경우 특별한 상황을 통해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는 시작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50부작의 ‘아버지가 이상해’는 지극히 평범한 상황을 선택했다.

예상치 못한 단수로 물이 안 나오는 상황은 누구나 한 번씩은 겪어봤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시청자들은 생각하면서 ‘아버지가 이상해’를 시청하는 것은 이 드라마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끼도록 만들어준다는 면에서 주목된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는 안타까움을 시청자들과 공유한다. 단체 주문이 왔는데 김밥도 못 만들게 된 상황이 안타깝고, 취준생 정소민(변미영 역)과 공시생 민진웅(변준영 역)의 취업문제는 남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전달된다.

민진웅의 연기는 정말 자연스러움이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아버지가 이상해’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정소민이 면접사진을 보정하고 올이 나간 스타킹을 감추기 위해 검은색 펜으로 살을 메우는 모습에 자신의 경험을 떠올린 시청자도 꽤 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드라마 속 발연기의 아이콘 안중희 역의 이준에게, 연기자로 전업하고 나서 인지도와 화제성이 떨어진다고 한 류수영(차정환 분)의 말은, 이준의 실제 이야기라고 연상하게 만드는 교묘한 편집의 재미를 줬다. 드라마 속 ‘오늘의 연애’ 프로그램 구오빠특집의 악마의 편집을 교묘하게 반복해 실제 상황처럼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 설정

‘아버지가 이상해’는 극단적으로 특화된 캐릭터 설정 안 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의 특징을 조금 강조하거나 생략해서 설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드라마의 시나리오와 캐릭터 선정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여겨진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4남매의 부모로 나오는 김영철(변한수 역)과 김해숙(나영실 역)은 주인공이면서도 첫방에 강한 캐릭터를 만들지 않은 점 또한 눈에 띈다. 두 사람의 캐릭터가 첫방부터 강렬했다면 4남매의 캐릭터가 돋보이지 않았거나, 혹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정신없게 보였을 수도 있다.

개의 부스럼은 보이고 마누라 얼굴의 근심은 보이지 않는 강석우(차규택 역)에 대해 불만을 갖는 송옥숙(오복녀 역)은 건물주로서의 악역을 펼치기 전 내면을 표현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긴 호흡의 드라마에서 캐릭터 구축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아버지가 이상해’는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은 등장인물 중 한 명은 본인과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제1회 방송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한 작은 에피소드들이 들어있는데, 에필로그 영상은 재미와 함께 본방의 캐릭터를 확인해 주는 역할을 했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 50회 드라마, 시청률 40%를 넘을 수 있을까?

‘아버지가 이상해’는 시청률 22.9%(닐슨코리아 제공), 21.1%(TNMS 제공)로 시작했다. 시청률이 알려주듯 시청자들은 대부분 호평을 내놓는데, 명백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다.

‘아버지가 이상해’에 대한 호불호의 반응 중 불호의 의견을 내는 시청자들은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과 설정, 드라마가 가진 정신세계와 가치관, 특정 캐릭터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유일하게 특정 배우에 대한 극혐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진실 여부와 반응에 대한 타당성 여부를 떠나서 ‘아버지가 이상해’가 6개월 동안 롱런하며 시청률 40% 이상을 만들려면, 제작진과 해당 배우가 반대 의견을 강하게 보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필요가 있다.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와 40% 이상의 시청률을 보인 드라마는 관객들과 시청자들이 호불호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대체적으로 일치된 의견 속에 작품을 응원하고 지지해왔다는 점을 ‘아버지가 이상해’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 이유리가 이쁘게 보이는 이유

이유리가 이쁘게 보이는 것인지 이유리가 맡은 변혜영 캐릭터가 이쁘게 보이는 것인지, ‘아버지가 이상해’ 첫방에 대한 이유리의 호감도는 무척 높다. 드라마 속에서 명확한 표현을 하고, 속으로 삭히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시원함을 이유리는 보여준다.

몸을 사리지 않는 이유리의 연기는, 변혜영 캐릭터가 이기적으로 보이기보다는 개인적인 취향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들고 있다. 개천에서 용 된 여자라는 뜻의 계룡녀가 자신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는 이유리의 솔직하고 당당함은 시청자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앞으로 펼쳐질 이유리와 류수영과의 찰진 에피소드가 기대된다.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아버지가 이상해’ 스틸사진. 사진=KBS2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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