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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미씽나인’(15) 끝까지 반복되니 휴머니즘으로 느껴진다

발행일 : 2017-03-09 14:03:24

MBC 수목미니시리즈 ‘미씽나인’ 제15회는 김법래(장도팔 역)가 단독범행을 했고 최태준(최태호 역)은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행동했다는 이유로 최태호가 풀려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름 큰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원스러운 전개를 원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또다시 반복되는 답답한 진행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마지막 회의 결말에 따라 제15회 방송을 소급해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꾸준히 부활하는 최태호, 끝까지 열연을 펼치는 최태준

‘미씽나인’에서 최태호는 웬만해서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제15회 방송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죽음의 시간에서도 불사조처럼 살아 돌아온 최태호는 법으로도 쉽게 구속할 수 없는 존재였다.

계속 살아나는 최태호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최태준의 연기의 디테일이 달라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전 방송에서 최태준은 등장만으로도 공포스러운 연기를 펼쳤다면, 제15회 방송에서는 차분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공포를 간직한 인물을 표현했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악역은 매력적이려면 악역 캐릭터가 입체적이어야 한다. 잔인무도하지만 인간적인 고뇌를 하고, 준엄하지만 때로는 허당기를 발휘할 때 악역이 가진 공포감이 더 높아진다. 동일한 공포보다는 강약조절, 완급조절이 이뤄진 공포가 더 공포스러운 것이다.

‘미씽나인’에서 최태준은 가끔 반성하는 듯한 모습, 갈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워낙 강력한 질주에 가려 시청자들에게 크게 기억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웬만한 슈퍼 히어로 이상의 생존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인간적인 매력을 최태호 캐릭터에서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최태호 캐릭터가 빛나는 이유는 캐릭터 자체의 매력보다는 최태준의 연기력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전부 무서운 것 같아도 최태준은 상황에 따라 그 무서움의 강도를 변화했다. 최태준은 디테일의 변화를 통해 김법래보다 훨씬 순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더 철저하게 잔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중국 병원에서의 어설픈 조폭 등이 만든 드라마의 뉘앙스는, 만약 최태준의 명품 악역 연기가 없었더라면 ‘미씽나인’을 시트콤처럼 느끼게 만들었을 수 있다. 최태호 캐릭터가 살아날 때 개연성이 더 확보됐으면, 최태준의 연기는 더욱 돋보였을 수 있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시청자들이 ‘미씽나인’을 버리지 못했던 이유

종방을 앞둔 ‘미씽나인’에 대해 열혈 시청자들이 지속적으로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최태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전체적으로 고른 연기력을 보여줬다.

백진희(라봉희 역), 이선빈(하지아 역) 등 여배우들이 멋진 연기를 통해 사랑스러운 여자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점 또한 놓칠 수 없다. 정경호(서준호 역)을 끝까지 지키는 백진희와, 오정세(정기준 역)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을 불어넣는 이선빈의 모습을 보며 내 주변에도 그들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시청자들도 많을 것이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은 개연성, 과정에 연연하지 않으면 큰 그림은 재미있는 점이 많은 작품이다. 개연성이 떨어지게 다시 살아나는 모습은 자주 반복되니 휴머니즘으로 느껴질 수 있다.

당초에 무인도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죽고 생존한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라고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살아서 돌아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린 면이 있지만, 생명 경시를 하는 작품이 워낙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미씽나인’의 이런 특징을 장점으로 꼽을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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