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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미씽나인’(16) 최태호가 용서받는 게 반전인가? 끔찍한 도덕적 해이다

발행일 : 2017-03-10 14:21:15

MBC 수목미니시리즈 ‘미씽나인’이 제16회 마지막 방송으로 마무리됐다. 선거 유세를 위해 식당을 방문한 조희경(송옥숙 분)에게 “오죽할 게 없으면 정치를 해?”라고 식당 주인이 말하는 내용을 포함해 마지막회 초반에는 그래도 멋지게 마무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암시와 복선이 될 것이라는 많은 재료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윤소희(류원 분) 폰에 있는 내용에만 집중했던 ‘미씽나인’은 최태호(최태준 분)가 자연스럽게 용서받은 듯한 모습으로 끝났다. 최태호가 용서받는 것이 ‘미씽나인’의 진정한 반전이었을까? 명백하게 끔찍한 도덕적 해이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한, ‘미씽나인’의 개연성 없음

윤태영(양동근 분)은 끝까지 검사로서의 활약보다는 미행 전문 요원으로서 활약했다. “한 명 있어요, 우리 도와줄 사람”이라는 라봉희(백진희 분)의 대사가 혹시나 극적인 반전의 신호탄일까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서준오(정경호 분)의 말에 모든 것을 바꾼 장도팔(김법래 분)의 모습으로 역시나 비슷하게 개연성 없는 상황이 진행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만약 ‘미씽나인’이 라봉희의 꿈이라고 끝난다면 엄청 허탈할 것이라고 기대한 시청자들을 더 허탈하게 만들며 마무리해, 오히려 라봉희의 꿈이었다면 차라리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점이 신선한 반전이라면 반전이라고 볼 수도 있다.

◇ 시청자들이 느껴 온 답답함, 배우들은 어떻게 극복했을까?

‘미씽나인’의 마지막 페인트 시퀀스에서 최태호는 다른 사람들과 매우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작가와 제작진은 왜 최태호를 그곳에 넣은 것일까? 페인트 시퀀스가 제16회의 마지막이 아니라 총 16회 방송의 커튼콜이라고 너그럽게 가정한다면, 이열(박찬열 분)과 윤소희의 모습도 볼 수 있어야 했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페인트 시퀀스는 드라마 결말만 이상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최태호 캐릭터도 망가뜨린 것이다. 최태준의 열연에 끝까지 찬사를 보내야 하는데, 시청자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이 이렇게 느끼는데, ‘미씽나인’의 배우들은 촬영을 할 때, 그리고 방송을 보면서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하다. 개연성 떨어지는 드라마에서 열연을 펼칠 때 배우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래도 맡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대본 그대로 감정이입해 연기했을지, 심적 괴리감을 더욱 강하게 느끼면서도 배우 정신을 발휘했을까?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 최태호가 용서받는 게 반전인가? 최태준의 명품 악연 연기의 카타르시스가 현저하게 저하된 것이 안타깝다

최태호가 용서받는 것이 화합과 포용일까? 5명가량을 죽인 살인마와 함께 원색의 페인트를 칠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다른 모든 캐릭터와 시청자들에 대한 테러라고 생각된다.

‘미씽나인’의 모든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지만, 최태준의 악역 연기는 정말 놀라웠다. 김법래 또한 최태준보다는 분량이 적었지만 인상 깊은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 그런데, 마지막에 최태호 캐릭터, 장도팔 캐릭터는 모두 실종됐다. 무인도에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잃어버리지 않은 ‘미씽나인’은, 마지막에 드라마 제목이 가진 또 다른 함축적 의미를 강렬하게 여운으로 남겼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미씽나인’ 스틸사진. 사진=MBC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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