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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박근혜, 현대차그룹에 60억 출연 요청”

발행일 : 2017-03-28 18:05:28
檢 “박근혜, 현대차그룹에 60억 출연 요청”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79)과의 독대자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내야 할 돈의 금액을 특정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정황이 법정에서 제시됐다.

28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8일 열린 최순실 씨(61)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재판에서 검찰은 이런 내용이 담긴 안 전 수석의 수첩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4일 기업인들과 ‘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기업 간담회’를 가진 후 정 회장과 독대를 했다. 안 전 수석은 독대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업무수첩에 적었다.

이날 검찰이 법정에서 제시한 수첩에는 ‘현대차 1.비즈니스센터 2.청년고용 3.정상외교 4.문화 남북통일’이라는 문구와 함께 ‘체육 문화 30억 30억=60억’이라는 글자가 적혔다. 검찰은 수첩의 1~4번 항목의 경우 정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기업의 입장과 업적 등을 설명한 내용이라고 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 모 현대자동차 부회장(61)은 “당시 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 등 저희가 이바지한 걸 이야기했다”며 “해외순방을 통한 적극적인 경제외교, 건의사항 등으로 구성된 개별면담 자료도 지참해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 다음에 언급된 ‘체육 문화 30억 30억=60억’이란 문구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 측이 정 회장에게 미르(문화)·K스포츠(체육) 재단에 대한 출연금을 요구한 정황이라고 본다.

검찰에 따르면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면담을 마치고 나와 정 회장에게 각각 30억원씩 60억원 상당의 지원을 요청했고 정 회장이 동의해 메모했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김 부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대통령이 재단 관련 이야기를 했다는 진술도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대통령이 구체적인 금액은 말하지 않았지만 문화체육재단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김 부회장도 이날 법정에서 “출연을 당장 해달라는 이야기는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재단 관련 이야기도 있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재단이나 기금, 출연요청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면서도 “다만 문화재단과 스포츠 육성에 대해 민간기업이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털어놨다.

김 부회장은 재단설립 출연금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관심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출연을 결정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 점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어 “(재단은) 청와대의 관심 사항으로 전경련이 주도해 다른 기업들도 거의 다 참여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다른 대기업에도 박 전 대통령이 출연금을 요청한 정황도 제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대차 외에도 CJ·SK·삼성·한화·한진 등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과 개별면담을 가졌다.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는 SK그룹 총수와의 면담과 관련해 말씀자료를 작성했다. 이날 검찰이 공개한 해당 자료의 5항에는 ‘문화융성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분담 당부’라는 내용이 담겼다.

세부 내용으로는 ‘문화·체육분야 투자 확대,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분담하기 바람, 문화산업이 큰 경제적 효과, 상품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음, 문화계가 중심이 돼 출범 예정인 문화재단에 적극 참여 바람’이라고 적혔다. CJ 등 나머지 그룹의 말씀자료에도 5항에는 같은 내용이 기재됐다.

김 부회장은 “2016년 2월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에 박 전 대통령이 감사의 표시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미르·K스포츠재단은 출연 기업들이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자발적으로 설립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고 밝혔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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