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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온앤오프 무용단 신작 쇼케이스 ‘The BREATH : 숨’

발행일 : 2017-03-30 22:44:45

온앤오프 무용단의 신작 쇼케이스 공연 ‘The BREATH : 숨’(이하 ‘숨’)이 3월 30일 메리골드 호텔에서 공연됐다. 온앤오프 무용단의 한창호 대표가 연출하고 김은정(도유)이 안무한 작품으로, 쇼케이스 공연 후 관객의 눈빛과 피드백으로 더욱 발전되고 완성된 작품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김은정은 밝혔다.

‘숨’은 인간에 대한 궁금함과 물음으로 시작된 작품으로,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은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이라는 철학적 배경이 깔려있다.

◇ 어깨의 움직임으로 시작, 균형과 불균형이 존재, 대칭과 비대칭이 공존하는 춤

‘숨’은 세 가지 춤으로 만들어졌다. 김은정은 각 파트 전에 안무 취지에 대해 설명해줬는데, 세 가지 춤은 연결돼 있으면서도 각각 독창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안무는 유연함과 꿈틀거림 사이의 움직임으로 보인다. 2명의 무용수로 시작해 한 명씩 추가돼 함께 하면서 5명의 무용수가 무대를 꾸몄는데, 등장하는 무용수는 어깨의 움직임으로부터 안무를 시작했다.

숨을 쉰다는 것은 연속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에코가 강한 음악은 동굴 속을 연상하게 만들었는데 네발동물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5명의 무용수는 각각 별도로 안무를 펼치기도 하고 5명이 동일한 안무의 합을 보여주기도 하고, ‘2+2+1’의 대형을 만드는 안무도 있었는데, 균형과 불균형이 함께 존재했으며, 대칭과 비대칭이 공존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The BREATH : 숨’. 사진=온앤오프 무용단 제공 <‘The BREATH : 숨’. 사진=온앤오프 무용단 제공>

◇ 걷는 패션쇼에서 시작해, 뛰고 움직이는 격정적인 안무로 전개되다

두 번째 안무의 시작은 무용수들의 패션쇼였다. 중간 해설을 맡은 김은정은 직접 런어웨이 워킹을 시작했고 5명의 무용수들은 한 명씩 무대 뒤에서 앞으로 걸어 나오는 워킹을 반복했다.

흥미로운 점은 워킹이 반복되면서 점점 안무가 격렬해진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춤이 다운바운스의 춤이었다면, 두 번째 춤은 신나는 업바운스의 춤이었다. 첫 번째 춤이 흑백이었다면, 두 번째 춤은 칼라라고 볼 수 있는데, 무용수들의 의상도 같은 콘셉트로 진행됐다.

걸어가면서 하는 안무는 패션쇼 같은 움직임에서 시작해 본격적 무용공연으로 이어지면서 숨을 점점 가파르게 쉰다는 점이 주목됐다. 가볍고 산뜻하게 뛰는 업바운스의 춤은 무대 전체를 효과적으로 사용한 연출과 안무의 힘으로 조명의 화려함 없이도 화려하고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다.

◇ 커튼을 열면서 창출한 새로운 공간, 스트리트 댄스와 실내 공연의 교차

세 번째 춤에서는 무대 뒤편의 커튼이 서서히 열리며 양화로의 도로가 눈앞에 펼쳐져 마치 스트리트 댄스로 장르가 바뀐 것처럼 느껴졌다. 음악 또한 맑은 소리와 도시 소음 같은 소리가 공존했는데, 바닥과 벽, 유리창에 부딪히고 구르는 안무가 인상적이었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벽에서 나오고 싶은 것인지, 벽으로 들어가고 싶은 것인지, 벽에 붙어있으려는 것인지, 관객들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었다. 이날 관객들 중에는 동작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숨’은 의미를 부여해가며 볼 수도 있고, 연속된 감정선상에서 즐겁게 감상할 수도 있는 작품이다.

김은영, 박진영, 박윤화, 손지민, 전보람 등 5명의 무용수는 음악이 멈추고 안무도 멈춘 시간에 거친 숨을 쉬었는데, 거친 숨소리는 그 자체로 공연 제목을 연상하게 만드는 음향효과와 같은 역할을 했다. 서정적 음악과 함께 무대 뒤편 커튼이 닫히며 다시 실내 공간의 안무가 펼쳐졌는데, 거칠게 숨을 쉬며 거리에서 춤을 추다가 벽을 통과해 실내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졌다.

온앤오프 무용단의 ‘숨’은 쇼케이스 공연에서의 반응을 통해 본 공연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공연이 끝난 후 마이크를 잡고 의견을 말한 관객들은 동작과 구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무용공연에서 움직임 자체를 보며 느끼는 기쁨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의미도 중요하지만, 의미만 찾는다면 무용은, 특히 현대무용은 한없이 어렵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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