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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귓속말’(1) 실제 사건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발행일 : 2017-04-02 20:17:24

이명우 연출, 박경수 극본의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첫방이 시작됐다.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로 ,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법비를 응징하는 이야기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실제 사건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

‘귓속말’ 첫방은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창작된 것으로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자막으로 시작했다. 이 자막은 오히려 실제 사건일 것이라는 강한 추측을 하게 만든다.

“어떡하죠? 이 세상에 힘, 권력, 다 나쁜 놈들이 가지고 있던데”라고 이동준(이상윤 역)에게 신영주(이보영 분)는 말한다. ‘귓속말’은 마치 뉴스의 관련 영상을 보는 것 같은 현실감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은 법을 이용해서 사욕을 채우는 도적을 법비라고 표현한다. 진실이 아닌 거짓과 조작에 맞서는 것이 권력 앞에서 아무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드라마적 설정이 아닌 현실의 이야기처럼 느낄 수밖에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것은 ‘귓속말’에서의 이야기뿐만이 아닐 수 있다. 어마어마한 권력 앞에서만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이익과 연관된다면 대부분의 모든 사람들이 작은 조직에서도 양심을 버리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법률회사 태백의 방산비리, 취재원에 대해 억울하게 누명 씌우기, 판사 재임용 탈락 등은 일반인들이 볼 때 멀리 있는 권력형 비리라 생각하며 부글부글 끓는 분노를 드라마를 보면서 표출하는 시청자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국가 전체가 아닌 하나의 대기업에서도 비슷한 상황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중소기업, 자영업 혹은 하나의 부서나 팀 단위의 조직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분노하지만, 우리 또한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귓속말’을 시청할 때 잊으면 안 될 것이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법률회사 태백의 대표 최일환(김갑수 분), 글로벌 팀장 최수연(박세영 분), 한강병원 원장 이호범(김창완 분)을 보며 분노하는 시청자들도 많을 것인데, 규모와 정도만 다를 뿐 우리 주변에는 많은 최일환, 많은 최수연, 많은 이호범이 존재한다. 나는 아니라고 확신할 수도 있지만, 남들이 볼 때는 내가 최일환이고, 내가 최수연이고, 내가 이호범일 수도 있다.

◇ 외적 캐릭터에 대한 확실한 구축, 내면 심리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귓속말’ 제1회에서는 등장인물에 대한 외적 캐릭터를 확실히 구축해 나간다는 점이 주목됐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지위와 역할에 따라 캐릭터라이징 됐는데, 등장인물 내면의 미세한 심리가 더해질 경우 스토리텔링이 개연성 있게 원활히 펼쳐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이 돋보였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첫방부터 이상윤과 이보영은 서로의 관계에 대해 작은 반전을 거듭하며 여러 개의 연결고리를 밀접하게 이어놓았는데, 이런 설정은 추후 곳곳에서 복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보영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표정은 직진하는 이상윤의 강직함과 묘하게 어울리는데, 서로 다른 매력이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입체적인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면 표현에 뛰어난 배우들에게 첫방부터 강한 외적 캐릭터를 구출해줬기 때문에, 앞으로 스토리텔링 못지않게 연기 자체를 보는 즐거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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