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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귓속말’(2) 외적 캐릭터 구축 후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가다

발행일 : 2017-04-03 13:27:54

이명우 연출, 박경수 극본의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제2회는 이보영(신영주 역)과 이상윤(이동준 역)의 내면이 강하게 표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제1회에서는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외적 캐릭터가 직업과 상황에 맞춰 구축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제2회에서는 구축된 외적 캐릭터의 내면을 촘촘하게 채웠다는 면이 주목된다.

마치 강력한 하드웨어 구축 후 성능 좋은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것 같은 ‘귓속말’의 캐릭터 구축은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이, 자신의 모습이 아닌 극 중 인물로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만약, 제1회부터 내면 심리에만 더욱 초점을 맞췄더라면 극 중 인물인 신영주와 이동준보다는 배우인 이보영과 이상윤이 더 먼저 보였을 수도 있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외적 캐릭터 구축 후 내면 연기에 심취하다, 이상윤

신념의 판사 이동준이 법률회사 태백으로 들어가면서 법비가 되는 세상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이상윤의 연기를 압도적이었다. 이보영과의 심리 싸움을 통해 내면을 더욱 강력하게 드러냈는데, 제1회 방송에서 서울지방법원 이동준 판사 캐릭터를 구축할 때는 내면을 자제했는데, 제2회부터 본격적으로 내면 심리를 펼쳤고 앞으로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귓속말’은 회차에 따라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차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인물에 대해 외면 캐릭터와 내면 캐릭터를 순차적으로 설정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회차별로 인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상황과 뉘앙스에 초점을 맞췄는데, ‘귓속말’의 이러한 설정은 극 전체가 회차별로 강렬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이보영의 표정연기, 이번에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제1회 마지막 부분부터 목적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이보영 또한 제2회에서 표정연기와 내면연기를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이보영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무미건조하지는 않고 울림을 줬다.

이보영의 눈가가 촉촉해질 때도 분노로만 가득 찬 것도 아니고 표독하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 눈에 띈다. 깐죽거리는 박세영(최수연 역) 앞에서 입술을 파르르 떠는 모습, 억울한 눈망울을 보면 엄청나게 감정이입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보영의 감정이입에 따라 시청자들은 더욱 감정이입하게 된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이보영은 눈가를 파르르 떨 때도 있고 입가를 파르르 떨 때도 있는데, 정말 분노와 억울함이 다 표출돼 강하게 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참고 있는데 다 감추지는 못했다는 표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 김갑수와 김홍파, 극중 라이벌이자 동업자, 연기 라이벌이면서 보여주는 놀라운 케미

‘귓속말’은 중심을 잡고 있는 중견 연기자들의 연기도 돋보이는데 법률회사 태백 대표 최일환 역의 김갑수와, 강정일(권율 분)의 아버지로 방산업체 보국 산업을 운영하는 강유택 역의 김홍파는 극중에서 라이벌이자 동업자로 등장한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김갑수와 김홍파는 연기 또한 라이벌 같이 서로 균형을 맞추면서도 서로 케미를 이룬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백상구 역 김뢰하, 이동준의 아버지이자 종합병원 원장 이호범 역 김창완 등 중견연기자들의 몰입된 연기 또한 ‘귓속말’을 보는 재미를 높인다.

권율이 맡은 법률회사 태백의 선임 변호사 강정일 캐릭터와 박세영이 맡은 글로벌 팀장 최수연 캐릭터는 아직까지의 설정일 수도 있지만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집중도가 낮은 것으로 느껴진다. 두 캐릭터가 드라마 후반으로 갈수록 어떤 무게감을 가지게 될지 궁금해진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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