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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드라마] ‘귓속말’(3) 방산비리, 소재만으로도 다큐멘터리로 느껴지는 세상에서

발행일 : 2017-04-04 17:59:43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제3회에서 영주(이보영 분)는 아버지의 친구인 성식이 방탄복 비리를 폭로하려 했던 보국 산업 회장 강유택(김홍파 분)의 아들이 정일(권율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귓속말’에서 소재로 등장하는 방산비리, 청부재판 등은 단순히 드라마적 소재로 보이기보다는, 지어낸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은 시나리오, 배우들의 연기력, 사회적 분위기까지 더해져 실화를 폭로하는 이야기로 보이기도 한다. 본지의 제1회 리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실화가 아니라는 드라마 초반의 안내 자막이 오히려 실화이기 때문에 쓰였을 것이라 생각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단순한 카타르시스를 넘어서, 정면에서 바라보는 느낌

정일의 방에 들어갔다 나온 후 영주는 동준(이상윤 분)에게 정일이 폰을 두 대 사용하고 있고 한 대는 대포폰이라고 하면서 “요즘 비선이 유행인가?”라고 말한다. 드라마나 영화, 무대 공연에서 한두 대사가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은 공감의 재미와 작은 카타르시스를 주는데, ‘귓속말’은 해소의 차원이 아닌 대상에 대한 직진과 직면으로 느껴진다.

‘귓속말’이 더욱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검찰과 경찰 위에 대형 로펌인 법률회사 태백과 방산비리 업체 보국 산업이 있는 것처럼 전개되는 설정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비리의 온상이라고 생각하는 대상보다 훨씬 더 큰 악의 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귓속말’을 보면서 연상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적과 동지는 변할 수 있는가?

‘귓속말’는 제3회까지의 진행만으로도 몇 번의 반전이 일어났다. 영주와 동준 사이의 주도권, 동준과 정일 사이의 주도권, 동준과 법률회사 태백의 대표인 일환(김갑수 분) 사이의 주도권 등 반전은 주로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일어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고, 오늘의 동지 또한 내일의 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은 ‘귓속말’이 거대 악에 대항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절대선과 절대악의 대결은 아닐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게 만든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절대선이 아닌, 정의를 추구하지만 상대와 언제든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귓속말’의 설정은 판타지적인 이야기가 아닌 진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 같은 느낌을 강화한다. ‘귓속말’의 이명우 연출은 김효언 연출과 함께 드라마 ‘펀치’의 연출이었고, 박경수 극본은 ‘귓속말’과 ‘펀치’ 모두의 작가이다.

흥미로운 점은 악에 대항하는 이야기를 다룬 펀치에서 최종적으로 선의 자리에 선 박정환(김래원 분) 또한 절대선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귓속말’의 제작진들이 어떤 정신세계를 가졌는지 알 수 있고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예측할 수도 있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에서 회차마다 일어나는 반전은, ‘펀치’를 관람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큰 기대를 갖게 하는데, 얼마나 개연성과 호기심을 전달할지 기대가 된다. ‘귓속말’이라는 제목이 가진 상징성에 대한 기대 또한 반전에 반전과 함께 크게 와 닿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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