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M9

문화예술
HOME > 문화예술 > ET-ENT드라마

[ET-ENT 드라마] ‘귓속말’(7) 이상윤의 솔직한 고백, 실제로 이런 고백을 할 용기가 있는 기득권층은 얼마나 있을까?

발행일 : 2017-04-23 19:26:21

이명우 연출, 박경수 극본의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제7회는 “내가 잘못 내린 판결, 다시 심판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상윤(이동준 역)의 고백과 결단이 인상적이었다.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잘못을 한 이후의 마음과 행동은 사람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이는 ‘귓속말’뿐만 아니라 실제 사회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데,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잡기보다는 자신을 보호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점은 현실과 드라마의 공통점이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이상윤의 솔직한 고백, 실제로 이런 고백을 할 수 있는 기득권층은 얼마나 있을까?

‘귓속말’ 제7회에서 이상윤은 판사로서는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고백하며 반성했다. 이상윤의 모습을 보며 실제 판사들은 잘못된 판결을 내린 후 양심의 가책을 느낄지 궁금해진다.

어쩌면 양심의 가책까지 가지도 않고 본인의 행위 자체부터 잘못이 없는 정당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힘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해도 된다고 믿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진짜 사회적 약자, 사회적 약자 중의 약자가 ‘귓속말’을 보면서 무엇을 느낄까?

‘귓속말’에서 이상윤은 서울지방법원 판사였고, 이보영(신영주 역)은 서울 종로경찰서 형사과 계장이었고, 강신일(신창호 역)은 기자이다. 판사와 형사, 기자는 일반적으로 볼 때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귓속말’에서 사회적 약자가 아닌 판사, 형사, 기자도 진짜 권력층 앞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제로 사회적 약자이거나 사회적 약자 중에서도 약자인 사람들은 ‘귓속말’을 보고 분노하기보다는 오히려 허탈해질 수도 있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의 후반부에는 당연히 큰 반전과 반격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판사 출신 이상윤, 형사 출신 이보영, 그리고 병석에 있지만 기자인 강신일이 역전의 시나리오를 펼쳐도 시청자들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귓속말’에서 이상윤, 이보영, 강신일은 세상에서 본인들이 가장 억울하다고 말할 수 있고, 그 말이 시청자들로부터 충분한 공감과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억울하다고 큰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억울한 사람들도 꽤 많다. 그들이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또 다른 귓속말에도 귀 기울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어마어마한 소재인 방산비리, 시청자들이 드라마적 소재로만 여기는 것 같은 이유는?

‘귓속말’은 제7회 방송을 통해 개인적 원한보다는 더 큰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전국환이 맡은 장현국 대법원장은 방산비리 사범에 대한 엄중 재판을 특별지시하며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할 것”을 명했다.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감정이입해 몰입하기를 좋아하는데, ‘귓속말’의 방산비리에 대해서는 웬일인지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드라마 속 단순 소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귓속말’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어마어마한 내용이긴 하지만, 실생활에서 바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디테일한 내용이 아직 ‘귓속말’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쩌면 드라마는 드라마로 볼 정도로 시청자들의 수준과 포용력이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크게 소리치는 것보다 귀에 대고 작게 이야기하는 귓속말이 더 깊고 길게 뇌리에 남을 수도 있는데, ‘귓속말’이 전달하는 메시지 또한 그렇게 증폭될 수도 있다. 후반부로 가면서 ‘귓속말’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최신포토뉴스

위방향 화살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