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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무용] 조세 몽탈보와 국립무용단의 유쾌한 공존 ‘시간의 나이’

발행일 : 2017-05-07 19:56:17

프랑스 국민 안무가 조세 몽탈보와 한국 무용의 미래 국립무용단이 만나 만든 ‘시간의 나이’가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테로 사리엔 ‘회오리’에 이은 국립무용단 해외 안무가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시간의 나이’는 지난해 3월 국립극장에서 초연 후 같은 해 6월 샤요국립극장 무대에 올라 ‘포커스 코레’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전통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협업의 미학을 보여준 이번 작품은 국립무용단이 만들어갈 색깔 중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 소리가 있는 춤! 춤인가? 악기를 연주하는 퍼포먼스인가?

한국 무용은 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도 하지만 동적인 역동성, 악기 연주와 함께 하는 복합적 매력을 선보이기도 한다. ‘시간의 나이’는 소리가 있는 춤으로, 춤 자체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 관람할 수도 있고, 악기를 연주하는 퍼포먼스처럼 즐겁게 볼 수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전통 의상이 아닌 각각 다른 색깔의 원피스를 입고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랐다는 점인데, 복장의 변화만으로도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복장이나 안무 등 기존의 경계를 뛰어넘는 시도는 국립무용단이 어떤 시야를 가지고 있는지 알게 한다.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지금 날 거라고요”라고 반복해 외치는 남자 무용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는데, 무용수가 움직이면서 대사를 하는 것은 추임새와는 다르게 무척 긴장될 수도 있는 일이다. 공연 후반부에는 하늘을 나는 모습을 부채로 표현하기도 했는데, 부채 역시 소리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 무용수들이 펼치는 연기, 그 뛰어난 몸의 움직임

‘시간의 나이’를 보면 움직임의 연기라는 생각이 든다. 무용수들은 유연한 춤과 함께 배우 같은 연기를 펼쳤는데, 배우들이 춤을 출 때와의 차이점은 디테일과 감각에 있어서 무용수들은 따라올 수 없는 감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여자 무용수의 정적인 춤과 즉흥 댄스를 연상하게 하는 남자 무용수의 춤이 조화를 이루기도 했는데, ‘시간의 나이’는 무용과 무용의 만남처럼 느껴지는 시간도 있고, 무용과 연기, 연기와 연기의 만남처럼 느껴지는 시간도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 소단락의 제목이 정해진 공연, 전통과 현대의 공존

‘시간의 나이’는 총 3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 ‘기억’은 새로운 기억의 장착을 위해 과거의 기억을 해체했다. 영상 속 무용수들은 전통복식을 입고 있지만, 무대 위 무용수들은 일상복의 느낌을 주는 현대 의상을 입고 영상 속 춤을 반복 또는 재해석했다.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제2장 ‘세계여행에서의 추억’은 다큐멘터리 영상과 함께 펼쳐졌는데, 관객의 성향과 마음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 장인 제3장 ‘포옹’은 서양 무용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볼레로’를 한국 무용수들이 타악 연주와 함께 재해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태생의 몽탈보가 라벨의 음악으로, 한국 무용수와 함께 해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데, 공연 마지막은 무용수들이 서로 안아주며 마무리했다. 감정이입된 관객들은 자신을 안아주는 것 같은 포근함과 흥분을 같이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시간의 나이’ 공연사진. 사진=국립극장 제공>

‘시간의 나이’는 안무가의 정서를 디테일까지 따라가며 감상할 수도 있지만, 사전 지식이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다. 지식과 메시지를 얻겠다는 마음보다는 있는 그대로 느끼겠다고 생각할 때 ‘시간의 나이’의 디테일이 더욱 잘 보일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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