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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박재현 감독 ‘첫만남’ 제70회 칸영화제 단편영화 비경쟁부문 ‘쇼트 필름 코너’ 선정작

발행일 : 2017-05-11 13:02:28

박재현 감독의 첫 단편 영화 ‘첫만남(First Encounter)’이 제70회 칸영화제 단편영화 비경쟁부문 ‘쇼트 필름 코너(Short Film Corner)’에 선정됐다. 프랑스 칸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힌다.

박재현 감독은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사회의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로, 인문사회학과 의학을 접목한 본인의 전공을 ‘첫만남’에서도 살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공감을 할 것인가? 감동을 받을 것인가? 이 영화를 통해 다문화 가정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체험을 드리고 싶었다고 감독은 밝힌 바 있다.

‘첫만남’ 스틸사진.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첫만남’ 스틸사진.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 타이틀이 시작되기 전 배우의 표정, 영화 속 정서에 깊게 들어갈 수 있는 통로

영화 ‘첫만남’은 주인공 할아버지 역의 최종률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서 시작한다. 연극 연출가이자 배우인 최종률은 눈빛에 슬픔과 아픔을 머금고 있으면서 입은 평범한 무표정이거나 약간 미소 짓는 듯했는데, 배우의 실제 삶을 그대로 표현한 표정이거나 ‘첫만남’ 속 등장인물을 몰입해 표현한 표정으로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인상적이다.

영화 제목 타이틀이 나오기 전 첫 장면을 제대로 포착한다면 관객들은 이 영화의 정서에 깊게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첫만남’의 카메라는 최종률을 직접 바라보기도 하고 거울을 통해 바라보기도 한다. 배우를 상대방 또는 제3자의 시야에서 바라보기도 하지만 배우와 같은 시야를 관객들이 유지하도록 만드는 시간도 있는 것이다.

‘첫만남’ 스틸사진.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첫만남’ 스틸사진.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첫만남’의 이런 카메라 워킹은 영화 속 정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영화는 다문화 가정의 이야기, 소외된 사람의 이야기를 한 쪽 시야로만 깊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담담하면서도 포용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 아이들의 대화를 통해 격발되는 갈등과 긴장

영화는 시작 후 대화보다는 행동으로 이뤄지는데, 이런 시작은 관객들을 차분하게 집중하게 만든다. 다문화 소년(손민우 분)과 친구들(김수겸, 차성제 분)이 아이들이 문방구에 들어오며 대화가 시작되는데, 적막을 깨는 이야기는 그냥 흘려들을 수도 있지만 무척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첫만남’ 스틸사진.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첫만남’ 스틸사진.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아이들은 미국, 중국, 네팔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가 쉽게 말하는 다른 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그들을 비하하는 의도가 전혀 없이 말했다고 하더라도 듣는 사람들에게는 테러에 가까운 공격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피해자였던 시대에는 더욱 민감된 이야기와 감정들은, 우리 사회가 그런 측면에서는 가해자 쪽에 상대적으로 가까워지면서 우리도 모르게 만들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

‘첫만남’ 포스터.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첫만남’ 포스터.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아역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인상적이고, 최종률이 아이들을 따라가며 걷는 모습도 눈에 띄는데 걸어가는 신발과 다리의 모습을 카메라는 따라간다. CF의 한 장면 같은 느낌도 주면서 영화 속 영상을 고급스럽게 만들고 있다.

◇ 한 세대를 뛰어넘은 감성, 이미지적으로 펼쳐져 더욱 강렬하게 전달되는 다문화 가정의 감성

‘첫만남’에는 다문화 산모(김혜나 분)와 간호사(박초연 분)가 등장하긴 하지만 할아버지와 한 세대를 건너 띈 아이들과 신생아(온사드 루에타랏 씨의 아기 분)의 감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첫만남’ 박재현 감독.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첫만남’ 박재현 감독. 사진=박재현 감독 제공>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새 생명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우리가 살아나갈 세상의 한 단면일 수 있다. ‘첫만남’은 다문화 가정에 대해 차이점에 주안을 두고 다른 점을 부각하기보다는 보편적인 감성이 어떻게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이미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자신이 첫 연출한 단편 영화로 칸영화제 단편영화 비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재현 감독이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계속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단편 영화를 추가로 만들어 옴니버스로 묶을 수도 있고, 자신의 의학적 지식을 이용해 심도 있는 의학 영화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첫만남’으로 관객들과 처음 만난 박재현 감독이 어떤 만남을 지속적으로 선물할지 기대가 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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