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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뮤지컬] ‘공룡이 살아있다’ 과하게 무섭지 않고 재미있게, 악당도 동심을 해치지는 않는 수준으로

발행일 : 2017-05-19 11:23:49

뮤지컬 ‘공룡이 살아있다’ 성남공연이 5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됐다. (재)성남문화재단, 오름기획 주최, ㈜컬처홀릭 제작, ㈜드봄이 함께 한 이번 공연은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이브 오브제 뮤지컬이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더욱 현실적이고 재미있게 꾸민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한 ‘공룡이 살아있다’는 공룡이 과하게 무섭거나 도굴범이 동심을 해칠 정도로 악하게 표현되지 않았다는 점이 돋보인다.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아이들 관객이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했다는 점은 특히 본받을 만하다.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 아이들 관객을 포함한 온 가족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공연

‘공룡이 살아있다’는 어쩌면 남자 어른 혼자서 관람하는 관객은 필자가 유일할 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하게 될 정도로 아이들 관객을 포함한 가족단위 또는 단체 관람객이 많은 작품이었다.

어른과 아이가 같이 공연을 관람할 경우 공연이 좋았는지가 결정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최종적인 요소는 아이들 관객의 반응이다. 아이들 관객의 일반적인 특징은 관객석을 무척 역동적으로 만들며, 무대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반응이 일어날 정도로 훌륭한 태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물론 대사가 길어지는 부분에서는 대부분 지루함을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만, 노래를 포함해 음악이 나오거나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이 재미있는 장면에서는 어른들 못지않게 집중한다는 것을 실제 공연장에서 구체적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아이들 핑계로 어른들의 관람 태도가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 과하게 무섭지 않은 공룡 화석과 미라, 동심을 크게 해치지는 않는 악당 도굴꾼

‘공룡이 살아있다’는 아이들 관객이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설정과 디테일에 신경 쓴 작품이다. 뮤지컬답게 노래와 음악이 많이 나오고, 배우들의 움직임 또한 재미있다. 공룡 화석과 미라 등의 움직임도 무섭기보다는 재미있게 표현됐다.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전체 관람가의 애니메이션의 경우 악당이 등장하더라도 동심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악당의 수위가 조절돼 악당이 인간적인 고뇌를 가지고 있거나 허당기를 발휘하는 경우도 많은데, ‘공룡이 살아있다’에서의 악당 역할인 도굴꾼도 그런 설정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무대 공연은 나 혼자서 하는 예술이 아니라 상대가 있는 예술인데, ‘공룡이 살아있다’는 관객 타겟팅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도 스토리를 탄탄하게 가져가 어른들은 물론 똑똑하고 까칠한 아이들의 욕구까지도 충족하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 아이들 관객들 포함해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은 관객들을 집중하게 만든 오프닝

‘공룡이 살아있다’는 관객석의 불이 꺼지기 전 웅장한 사운드가 먼저 나오면서 아이들을 포함한 관객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줬다. 이런 방법은 안내 멘트를 통한 집중보다 더 효과적인 게, 아이들은 대사보다는 음악과 노래, 움직임에 더욱 집중하기 때문이다.

관객석과 무대가 차례로 어두워진 후 어둠 속에서 음악만 남았고, 공연 시작 시에 이어진 영상은 시선을 집중하기에 충분했다. 아이들 관객의 입장에서 영상을 보는 시간은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재미있는 시간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공룡이 살아있다’ 공연사진. 사진=드봄 제공>

◇ 교육적인 면의 긍정성은 가족단위의 관람을 더욱 용이하게 만든다

‘공룡이 살아있다’의 안무를 보면 어렵고 화려한 동작보다는 명쾌한 움직임 위주로 진행됐다. 잠시 배우면 같이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는 안무는 비트가 있는 타악적 리듬과 함께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공룡이 살아있다’는 교육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데, “바로 여기 박물관에서 내 꿈을 이룰 거야”라는 대사처럼 박물관이 꿈의 장소이며 가보고 싶은 판타지가 있는 곳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브제를 잘 살리고 퍼포먼스를 재미있게 구성하면서 교훈적인 면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은 ‘공룡이 살아있다’가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공연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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