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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클래식]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오스트리아의 음악적 감성을 한국에서

발행일 : 2017-05-29 14:02:09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이하 ‘빈 한국동문 음악회’)가 5월 28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공연됐다. 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주최로 올린 이번 공연은 한국과 오스트리아의 수교 125주년을 기리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은 1817년 설립된 빈 국립음대의 축적된 감성을 수준급 한국동문들이 우리나라에서 펼쳤다는 점이 주목됐다. 동문회장인 첼리스트 송희송 교수는 직접 공연에 참여해 선후배 아티스트들이 멋진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 대선배가 꾸민 무대, 베토벤 ‘An die ferne Geliebte Op.98’

‘빈 한국동문 음악회’의 첫 곡은 베토벤의 ‘An die ferne Geliebte Op.98’이었다. 동문 대선배이자 음악계의 대선배인 피아니스트 신수정과 바리톤 박흥우는 차분하면서도 힘 있는 연주와 노래로 빈 국립음대의 정서를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박흥우는 흰색 상의의 깨끗하고 밝은 의상을 입고 나왔고 신수정은 피아니스트라기보다는 오페라 속 등장인물 같은 복장을 입고 나왔는데, 의상의 간단한 변화만으로 새로운 무대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돋보였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 질주하는 중견 아티스트, 멘델스존 ‘Piano Trio No.1 d minor Op.49’

이어진 연주는 멘델스존의 ‘Piano Trio No.1 d minor Op.49’였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첼리스트 송희송,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꾸민 무대는 음악적 열정으로 질주하는 세 아티스트의 호흡이 인상적인 시간이었다.

평상시 편안하고 포근한 이미지의 송희송은 무대에 오르면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연주자로 유명한데, 제1악장의 시작을 첼로의 진한 음색으로 표출하면서 처음부터 관객들이 몰입하게 만들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첼로를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따라오며 세 악기가 모두 살아 숨 쉰다는 것이 강렬하게 전달됐는데, 차분하게 호흡을 맞춘 시간도 있지만 모두 질주하면서 음악적 감동의 시너지를 낸다는 점이 관객들을 더욱 감정이입하게 했다.

세 연주자는 기본적으로 관객석을 바라보는 위치에 자리 잡았는데, 첼로의 시야에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보이고, 바이올린도 첼로와 호흡을 맞추면서 피아노와 나란히 위치했고, 피아노는 독주자처럼 자신의 연주에 심취해 있으면서도 두 악기를 배려하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여줬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리허설사진.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리허설사진.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는 각각의 소리가 다른 악기 소리를 서로 붙잡고 질주하는 느낌을 줬는데, 피아니스트 김정원은 독주 부분에서 서정성을 표현하는 디테일을 미묘하게 살려 왜 여자 관객들에게 더욱 인기 있는 피아니스트인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을 아는 관객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나올 정도로 제1악장은 열정적으로 마무리됐다. 피아노 솔로로 시작한 제2악장, 빠르고 경쾌한 제3악장을 지나 제4악장의 강렬한 마무리는 끊임없는 관객들의 박수와 호응으로 이어졌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 빈동문챔버오케스트라가 펼친,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String Version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현악기 연주 버전은 바이올리니스트 정호진이 이끄는 빈동문챔버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챔버 수석인 콘트라베이시스트 곽효일도 함께 한 이번 연주에서, 20명의 연주자는 지휘자 없이 호흡을 맞췄다.

빈 국립음대를 수석 졸업한 첼리스트 허철은 연주 도중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연주자가 어떻게 감정이입해 표정연기까지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움을 선사했다. 허철은 음악 영화에서 주인공인 연주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공연에서 솔로 파트 연주 때 더욱 이런 몰입감을 보여줬던 허철은 이번 연주에서는 완급조절하는 성숙한 모습도 같이 보여줬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공연사진.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첼리스트 박고운은 크게 움직이지 않으며 연주하면서도 심취했을 때 고개에 전율을 일으키며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람의 목소리에 가장 가까운 음색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첼로와 내면과 전율을 공유하며 연주하는 것처럼 보였다. ‘죽음과 소녀’는 현악기로만 이뤄진 실내악 연주가 얼마나 감동의 울림을 주는지 느끼게 한 시간이었다.

◇ 손으로만 연주한, 요한 슈트라우스 ‘피치카토 폴카(Pizzicato Polka)’

‘빈 한국동문 음악회’의 앙코르곡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피치카토 폴카’였다. 피치카토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찰현악기에서 활을 사용하지 않고 현을 손가락으로 퉁겨서 연주하는 주법을 뜻한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개교 200주년 기념 한국동문 음악회’. 사진=빈 국립음대 한국동문회 제공>

‘피치카토 폴카’는 마치 가볍게 건반악기를 누를 때의 소리라는 느낌을 줬는데, 현을 해머로 쳐서 소리를 내는 피아노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쳄발로도 현을 퉁겨서 소리를 낸다는 것을 떠올리면, 앙코르곡의 연주가 주는 느낌과 재미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피치카토 폴카’를 연주할 때 빈동문챔버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연주 자체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는데, 바이올리니스트 김혜정은 특히 밝고 즐거운 표정으로 앙코르 연주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음을 연주할 때 모든 연주자들은 손가락을 하늘 위로 올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는데, 마치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연주 후 일어서는 퍼포먼스를 펼친 것처럼 인상적이었다. 시각적인 화려한 마무리는 ‘빈 한국동문 음악회’에 대한 여운을 더욱 오래 지속하게 만들었는데, 이번 공연이 역수출하는 공연 레퍼토리로 발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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